[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대구 시내를 지나가다가 도로 안내팻말을 보았습니다. 흔히 다른 도시에서는 “사거리”라고 쓰는 것을 이곳에서는 “만촌네거리”, “황금네거리”, “동성학교 네거리” 등으로 썼습니다. 별 것 아닐지 몰라도 한자말 “사(四)”를 우리말 “네”로 쓴다는 것은 대구시청의 우리말 사랑에 다름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지요. 그에 더하여 연못을 “지(池)”라는 한자말로 쓰지 않고, “수성못”이라 쓴 것도 칭찬합니다. 우리말 사랑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대구시를 칭찬합니다. 그런데 기업이 만든 대구시내의 한 아파트 이름은 온통 영어투성이입니다. “LOTTE”, “HWASUNG”, “Castle Gold Park”라는 영어로 도배된 것을 보고 기가 막혔습니다. 영어를 모르는 죽은 시어머니가 찾아오지 못하도록 아파트 이름을 영어로 썼다는 게 사실인가요? 국어기본법에는 공문서를 쓸 때 한글로 쓰고 굳이 영어와 한자를 쓰려면 괄호 안에 쓰라고 했는데 공문서도 아니고 사기업이니까 상관없다는 것인가요? 연변 조선족 동포들은 간판을 쓸 때 한글을 먼저 쓰고 한자를 그 아래에 쓰는데 그들 동포들보다 못한 우리 기업입니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인천상륙작전이 아니라 “인천소통작전”이라 했다. 어제 12월 3일 낮 1시 인천수봉문화회관에서 사랑의국악챔버(대표 이진경)는 꿈다락토요문화학교 ‘하늘 천 땅 지 국악으로 만나는 우리 동네 서당놀이’(이하 서당놀이)팀과 함께 “인천 소통작전” 공연을 했다. 이번 ‘인천소통작전’ 공연은 인천문화재단의 문화예술교육 지원 사업으로 꿈다락토요문화학교 인천 중구 지역의 서당놀이팀의 초등학생들이 직접 주제를 정하여 기획, 안무, 제작하는 공연이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인천 중구의 자유공원에 서있는 맥아더 장군 동상에 평소 호기심을 가지고 있던 서당놀이팀은 인천상륙작전에 관하여 조사를 하고, 6.25 전쟁에 참전했던 대한민국 상이군경회 영등포지회 보훈복지문화대학분들을 초청하여 공연으로 소통을 하는 마당을 연 것이다. 막이 열리자 먼저 이진경ㆍ최선훈이 거문고 이중주 “어울벗”으로 공연장을 평정한다. 윤송언이 작곡한 창작곡으로 모두가 어울린 벗이 된다는 뜻이 있을까? 심오하고 그리고 신비스러운 연주이다. 이어서 꿈다락토요문화학교 아이들이 신나게 탈춤을 춘다. 그러다 포연 속에서 모두 쓰러진다. 이윽고 김은혜 안무감독이 나와 희망의 살풀이를 춘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고양 흥국사 영산회상도는 불화하단 양쪽에 기록된 화기를 통해 1792년(乾隆57년 壬子) 수화승(首畵僧) 상훈(尙訓)을 비롯해 삼유(三裕),최순(最淳),덕초(德楚),품윤(稟允) 등이 참여하여 약사전 후불탱으로 조성한 것이다. 가로가 긴 화면에는 석가모니삼존을 중심으로 좌ㆍ우에 여러보살과 제자, 그리고 양쪽 하단에 사천왕 등을 간략하게 표현하였다. 채색은 두광 등에서 진한 녹색을 사용하였지만, 의습과 바탕에 채도가 높은 붉은색과 주황색을 사용하여 전체적으로는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 수화승(首畵僧) 상훈 등이 그린 고양 흥국사 '영산회상도' 고양 흥국사 영산회상도의 수화원인 상훈은 17세기 후반부터 화적이 확인되는 인물이다. 그는 1777년 수밀과 함께 서울 봉은사 시왕도(동국대박물관 소장)를 그렸으며, 1786년에는 문효세자 묘소(文孝世子 墓所 造成所)에 화승으로 참여하였다. 이후 1788년에는 수화승 연홍과 충청남도 공주 마곡사에서 대적광전의 석가모니후불도와 삼장도를 그리고, 1798년 장조 현릉원 조성소(莊祖 顯陵園 造成所)에 화원으로 참여하기도 하였다. 현재 이 작품은 화면이 약화되어 바탕천과 채색의 박락이 심하고, 군데군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세계인권선언'이 훼손된 가상의 세상. 영화 메이즈러너에서 미로를 빠져나가기 위해 사투를 벌였던 주인공들처럼, 세계인권선언문을 온전하게 되찾기 위한 본격 미로탈출 게임의 주인공이 되어보자. 오는 5일(월) 서울시청 시민청에 약 246㎡ 넓이에 2미터 높이의 벽들로 둘러싸인 대형 미로가 생긴다.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하나, 인권과 관련된 퀴즈와 미션을 모두 완료해야 한다. 서울시는 12월10일 '세계인권선언일'을 맞아 5일(월)부터 2주간 서울시청과 시민청에서 콘퍼런스, 영화제, 미로탈출게임, 강연 등 인권을 주제로 한 다양한 시민 참여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세계인권선언은 1948년 12월 10일 제3회 국제연합(UN) 총회에서 채택됐다. 1950년 결의를 통해 매년 해당 날짜를 국제적으로 '인권의 날(Human Rights Day)'로서 기념하고 있으며, 서울시도 '13년부터 매년 시민과 함께하는 인권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2016 서울인권콘퍼런스'를 5일~6일 양일간 서울시청에서 연다. 해외연사 14명, 국내연사 20여 명 등 국내‧외 지방정부, 시민단체, 국제기구 관계자 등 200여 명이 한
[우리문화신문= 이나미 기자] 간이역을 찾아가는 여행은 느림을 즐기는 여정이다. 호남선 연산역은 대전과 논산 사이에 있는 간이역이다. 상·하행을 더해 기차가 하루에 10회 정차한다. 그나마 타는 사람은 거의 없다. 덕분에 연산역의 시간은 자연의 속도에 맞춰 느긋하게 흐른다. 이곳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급수탑이 있다. 화강석을 원기둥처럼 쌓아 올리고 철제 물탱크를 얹었는데,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 48호로 지정되었다. 연산역에서는 다양한 철도 문화 체험도 가능해 주중에는 유치원 아이들이, 주말에는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이 찾는다. 쓸쓸한 간이역이 활기 넘치는 시간이다. 연산역에서 가까운 논산 돈암서원, 질 좋은 농축산물을 거래하는 화지중앙시장, 은진미륵의 미소가 좋은 관촉사, 과학적이고 기능적인 한옥을 볼 수 있는 논산명재고택, 젓갈과 근대건축이 어우러진 강경근대문화코스까지 논산의 속살을 찬찬히 들여다보려면 하루 나들이로 벅차다. 문의 : 논산시청 관광체육과 041)746-5741~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하야 하야 하야 하야하여라 박근혜는 당장 하야하여라“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에서 떼창으로 불려지는 하야가다. 200만 명이 부르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선포하는 온 국민의 외침이다. 준엄한 명령이다. 이 엄청난 사람들이 모였음에도 한 건의 불상사도 없다. 이런 성숙한 국민 수준을 얕잡아 보는 정치권은 무엇이냐? 어느 정치인은 촛불은 꺼질 수도 있다고 했지만 그 촛불은 보란 듯이 더욱 많이 더욱 찬란하게 타오른다. 아니 촛불이 아니라 횃불이 되어 타오르고 있다. 남녀노소가 없다. 머리가 허연 어르신은 물론아빠의 목마를 탄 어린이까지 촛불집회장은 분노의 표출이자 잔치마당이었다. 정말 이 엄중한 꾸짖음을 보고 이제 어떤 정치권이 국민을 무시하고 꼼수를 부릴 것인가? 요 몇 년 사이 가장 큰 고통을 겼었던 아니 지금도 그 고통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세월호 희생학생의 어머니가 무대에 오른다. 그리고 오열하면서 조목조목 호소한다. 대통령의 7시간 어디서 뭘 했기에 우리 아이들이 선실에서 울부짖다가 죽어가도록 했는지 묻는다. 이를 듣고 있던 많은 이들이 훌쩍인다. 내 눈에도 눈물이 고인다. 매주 교대로 출연하는 유명 가수들. 이제 한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나라가 바람 앞에 등불처럼 위태로울 때, 한민족은 그 바람 앞을 피해서바람불지 않는 굴속으로 도망치는 대신 작은 등불을 모아서 밝히고 태풍과도 같았던 역사의 현장에서 분연히 일어섰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서기1200년 당시 이미 그 누구도 대항해볼 엄두를 내지 않았던세계제국이 된 몽골의 기마병 앞에서 3차례끈질긴 저항으로수 십 년 동안 버티었고, 임진왜란 때에는 도망쳐버린 임금과 관군을 대신하여 스님들과 뜻있는 선비들 그리고백성이 들고 일어나 싸움으로 평생을 살아오던 일본의 사무리이 정예군에 감히 맞서서 저항하였다. 그런 끈질기고 기백에 찬 백성들이 없었더라면, 아무리 이순신 장군이 천하명장이라 하더라도 어찌 12척의 전함만으로 명량해전에서 일본 수군에 승리할 수가 있었겠는가? 그리고 또조선 말, 세계정세에 눈 어두운 조선의 임금 이하 관료들이 나라의개혁은 커녕 자신들의 특권과도 같았던권력으로 백성들의 고혈을 빨고 있을 때, 그런 나라를 살리고자 나섰던 사람은 다름아닌 한낱 민초와도 같았던 몰락양반최제우였다. 그는 본래 우리 민족에게 깊이 간직되어 있었던 고조선 이래 민본사상인한사상과 동양의 여러 종교 철학에 서양에서 유입된 서학을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기자] 이들이 대화를 주고받고 있을 때 장병 하나가 소리쳤다. “섬입니다. 멀리 섬이 보이고 있습니다.” 원사웅과 송정립의 눈이 동시에 마주쳤다. “섬이라면?” 이몽귀의 표정이 굳어지고 있었다. “쓰시마......대마도요. 내 짐작으로 조선의 원귀들을 싣고 가는 하야부네는 거기 도착해 있을 것이요.” 일당백 원사웅은 거침이 없었다. “그럼 쳐들어갑시다!” “대마도에 일본 적들이 얼마나 주둔하고 있는지 모르지 않소?” 일당백 원사웅은 실소를 흘렸다. “얼마가 되더라도 상관없소. 귀혼선은 반드시 임무를 수행하고 우리 조선의 원귀들과 같이 돌아갈 것입니다. 공격합시다.” “이리 무모하게 말입니까?” 원사웅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저들은 방비가 되어 있지 않으니 바로 기습을 하여서 오오사카로 향하는 하야부네를 탈취해야 합니다.” 송정립이 동조했다. “일당백의 판단도 나쁘지 않습니다. 우리 귀혼선에는 탄약과 화포가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까. 해 볼만 합니다.” 이들은 의기투합(意氣投合) 하여 대마도로 빠르게 전진했다. “귀혼선 전속 항진!!” 격군들의 배 젓는 속도에 따라서 대마도가 눈앞으로 점점 더 다가왔다. “전투 대형으로!!” 비록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푸르던 산야의 초목들 중 사계절 늘푸른 상록수를 제외한 초목들은 이제몸통과 가지가 그대로 다드러난 초겨울이 되었다. "삶이란 한조각 구름이 일어나는 것이요, 죽음이란 또한 한조각 구름이 흩어지는 것"이라는 선사들의 선시가 귓가에 맴돌지만, 중생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한조각 구름이 뭉쳐서 떠돌다 한줄기 빗방울이 되어 초목에 싱그러운 삶의 영양소가 되어도 주고, 그리고 남은 물들은 흘러내려 작은 갯가를 이루고 흐르다 절벽을 만나면 계곡에 폭포를 이루고, 끊임없이 흘러서강물이 되었다가 넓은 대양으로 흘러들어간다. 그렇게 흘러가다 증발하여 다시 수증기가 되고 구름이 되기에 지상의 생명체는 돌고 돌수 있는 것이다. 그런 자연의 원리를 체득한 서양의 고대 철학자 탈레스는 "물은 만물의 근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이 있기에 모든 생명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조각 구름이 설악산에 부딛쳐 빗줄기가 되어서 설악산의 단단한 바윗돌들을 깎아내어 설악산이 이루어 졌다. 그리고 깎여 내린 바윗돌들은 물줄기에 씻기고 서로 부딛치면서 깨지면서작은 돌맹이를 이루는데 수많은 세월이 흘렀을 것이다. 그렇게 생겨난 몽돌들의 계곡인 백담계곡의 돌들로 사람들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함께 가는 인생길에서 우린 즐거웠지요 꿈 많던 젊은 시절은 아름다웠고요 당신이 가고 난 뒤 인생도 따라 가겠지요 우리가 부르던 옛 노래처럼 내가 나이 들어 꿈조차 꿀 수 없을 때 당신 모습 떠올리겠어요 내가 나이 들어 꿈조차 꿀 수 없을 때에도 그 모습 내 맘속에 살아 있으리니 그러니 내 사랑, 키스해 줘요 그리고 우리 작별하기로 해요 내가 나이 들어 꿈조차 꿀 수 없을 때에도 그 입맞춤 내 맘속에 남아 있으리니 “아우님 이리와 인사드리시게. 내가 형님으로 모시는 분이야.” 계절은 아직 여름 끝에서 어물쩍 거리는데 마음만 저만치 앞질러 가버린 탓에 종일 우수에 젖던 그날, 소중한 인연 하나가 내게 다가왔다. “멋쟁이 형님이셔 아우 생각이 나서 모시고 왔지.” 오랜만에 만나는 동균 형이었다. 그동안 KBO 일이 바빠 못 와 미안하다며 솥뚜껑만한 손바닥으로 내 등을 두드린 뒤 한 노신사를 소개했다. 몸매는 가냘프나 악수를 청하는 노신사의 눈빛에서 우리의 인연이 오래 갈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나는 60년대 학번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들만 골라 들려줬고 우리는 다른 손님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큰 소리로 따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