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재홍) 한국실 지원 사업 대상기관인 미국 피바디에섹스박물관(Peabody Essex Museum, 관장 Linda Roscoe hartigan) 한국실이 지난 17일 새롭게 단장하여 ‘유길준 한국실(Yu Kil-chun Gallery of Korean Art and Culture)’이라는 이름으로 재개관하였다. 이번 한국실은 피바디에섹스박물관 자체 예산을 활용하여 232㎡ 규모로 개편되었다. 유길준, 한국 소장품 수집의 시작 역사 도시 세일럼(Salem)에 있는 피바디에섹스박물관은 현존하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박물관이자 한국 미술품을 체계적으로 수집한 첫 미국 박물관이다. 특히 19세기 조선의 개항 이후 한국과 미국을 왕래한 인적 교류를 기반으로 한국의 문화유산을 수집했다는 점에서 다른 국외 박물관과는 차별화된 한국 소장품 수집의 역사를 보여준다. 미국 사절단인 보빙사의 일원이자 한국 최초의 유학생으로 《서유견문》을 저술한 유길준(俞吉濬. 1856-1914)의 이름이 새 한국실 이름이 된 것은 유길준과 당시 피바디과학관(현 피바디박물관 전신) 에드워드 모스(Edward Sylvester Morse, 재임 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는 5월 2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는 고음악 전문 실내악단인 ‘이디오마 델라 무지카’의 공동대표이자 바로크 첼리스트 조현근의 독주회가 열린다. 바로크 첼로란 무엇일까? 바로크 첼로는 요즘의 첼로에 견주면 몸체가 작다. 그 당시에는 첼로가 주로 저음을 연주했기에 크기가 작았는데 현대에 오면서 음역대가 넓어지며 좀 더 큰 첼로로 발전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몸체가 작으니까 몸체 아래에 있는 엔드 핀, 곧 바닥에 고정하는 다리가 없고 다리 사이에 걸쳐 놓고 연주한다. 그리고 현대 현악기에서 사용하는 강철선 대신 양의 내장으로 만들었다는 거트(gut) 현을 사용한다. 이번 독주회에서는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부터 6번까지 전곡을 연주한다. 각 곡마다 특유의 춤곡 양식과 선율적 감성이 고스란히 드러날 예정이다. 특히 바로크 악기와 시대적 연주기법을 통해 본래의 음향과 구조를 되살리는 시도는 고음악 애호가뿐만 아니라 첼로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할 것이다. 또한 조금 거친 질감을 가진 거트(gut) 현의 바로크 첼로가 가지는 음색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공연은 리드예술기획이 주최하며, 이디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오는 5월 23일부터 5월 25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는 국립현대무용단의 <우리는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공연이 열린다. 우리는 끊임없이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움직임'은 우리가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가장 근본적인 언어이자 존재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는 단순한 '한순간'을 넘어, 축적된 몸의 기억을 통해 무대 위 새로운 세계를 빚어낸다. 사라지는 흔적들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고, 그 흐름은 계속 쌓여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의 언어가 된다. 김보람, 예효승, 이대호, 이재영, 장혜림, 정철인, 최사월. <우리는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는 독자적인 무대를 펼쳐 온 일곱 안무가들 각각의 창작 세계로부터 비롯된다. 이들의 신체 언어, 무대 공간을 탐험하는 방식, 그리고 창작의 흐름은 언제나 그들만의 독특한 색을 띠고 있다. "주목받는, 경계에 있는, 알려진, 잊히는, 멈춰 있는"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모인 창작자들이 한 무대에 오르며, 예효승과 박진영이 창작 파트너로서 이들의 비전과 무대를 조형하며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엮어낸다. 제작진은 콘셉트 및 연출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472년, 888권. 《조선왕조실록》과 관련된 숫자다. ‘실록’은 말 그대로 실제 있었던 일을 사실 그대로 기록한 책이라는 뜻이다. 조선의 첫 임금인 태조가 즉위한 1392년부터 스물다섯 번째 임금인 철종이 승하한 1863년까지 472년 동안의 일이 기록된 888권의 역사책, 그것이 《조선왕조실록》이다. 조선왕조처럼 이렇게 방대한 기록을 남긴 왕조도 드물 것이다. 후대 사람들이 역사책을 거울삼아 올바른 선택을 하기를 바라는 뜻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일거수일투족이 역사에 남는 지도자가 자연스레 스스로 삼가는 태도를 보이게 하기 위함이었다. 역사학자인 강명관이 쓴 이 책, 《왕의 기록, 나라의 일기 조선왕조실록》은 실록의 이모저모를 재미있게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잘 알려진 사실과 많은 이들이 몰랐을 사실들이 적절히 섞여 있어 실록의 다양한 면을 새롭게 알아갈 수 있다. 실록을 ‘일기’라 하는 까닭은 날짜별로 사건이 일어난 순서에 따라 적혀 있기 때문이다. 첫머리에는 임금과 신하들의 인물 정보를 기록하고, 날짜 표시는 연도, 계절, 달, 날의 차례로 썼으며, 날짜가 넘어가거나 기사의 내용이 바뀌는 경우 ‘ㅇ’을 넣어 구분했다. 실록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시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중구 퇴계로34길 28)에서 오는 5월31일(토) 한국의 5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단오를 기려 ‘2025 남산골 세시절기 <단오>’ 행사와 2025 남산골 전통혼례 시연 <여름빛 한옥에서 보내온 청첩장>을 진행한다. 국가무형문화유산인 ‘단오’는 창포물로 머리를 감고, 수리취떡을 만들고 부채를 나누며 무더위를 대비하던 풍속의 명절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이러한 풍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세시 체험 프로그램이 전통가옥 마당과 전통공예관에서 유·무료로 진행된다. 전통가옥 마당의 유료 세시체험으로는 단오에 즐기던 창포물로 머리 감기와 창포 뿌리로 비녀를 만들던 풍습을 ‘샴푸바 만들기’와 ‘자개 비녀 만들기’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체험이 진행된다. 또 장수를 기원하는 오방색 팔찌인 ‘장명루 팔찌 만들기’와 제철 재료로 만드는 세시음식 만들기 체험 ‘수리취삼색절편 만들기’와 ‘오미자삼색수단 만들기’가 진행된다. 유료체험은 남산골한옥마을 누리집에서 사전 예약할 수 있으며 잔여석에 한 해 현장 예약을 진행한다. 전통공예관에서는 무료 세시체험으로 임금이 신하들에게 하사하던 ‘단오선 만들기’, ‘쑥 방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1986년에 개봉된 영화 ‘미션’에는 초반부에 가브리엘 신부(제러미 아이언스 분)이 원주민들을 앞에 두고 오보에를 부는 아름다운 장면이 나온다. 영화에서는 가브리엘의 독주로만 등장하지만, 우리가 익히 아는 음악은 엔니오 모리코네가 오케스트라 반주를 더한 것으로 사운드트랙 앨범에 수록된 버전이다. 더 유명해진 것은 영국 태생의 팝페라 가수 사라 브라이트만이 가사를 붙인 ‘넬라 판타지아’ 덕분이다. 서양 클래식 악기 가운데 클라리넷, 플루트처럼 목관악기로 분류하는 오보에는 검은색 나무관으로 되어 있는데 2장의 리드(떨림판)를 입에 물고 숨을 불어넣어 리드를 진동시켜 연주하는 악기다. 길이는 약 70cm 정도며, 모양은 위에서 아래로 갈수록 굵어지는 원뿔형으로 오보에가 내는 소리는 날카롭지만, 깊이가 있고 슬픈 느낌을 준다. 동양적인 애수를 띤 음색으로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인 비발디, 바하, 헨델이 협주곡과 실내악곡으로 많이 작곡했다. 어떤 이는 오보에 연주를 처음 들었을 때 그 목가적인 소리에 밤하늘의 수많은 별이 반짝이는 듯했다고 말했다. 나무 피리가 내는 청아하고 예쁜 소리에 넋을 잃었다는 얘기다. 오는 5월 24일 밤 8시 서울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강원대학교, 서울대학교와 함께 알칼로이드가 많이 함유된 우리 농산물로 고추 열매와 율무 씨앗을 꼽고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알칼로이드(alkaloid)는 식물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질소 함유 유기 화합물이다. 적은 양으로도 강력한 약리 효능을 보이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과잉 섭취할 때, 위장 장애, 구토 유발, 심장 박동 증가 등의 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고추 열매= 캡사이시노이드(capsaicinoid) 계열은 고추의 대표적인 알칼로이드 성분이다. 주요성분으로 캡사이신(capsaicin), 디하이드로캡사이신(dihydrocapsaicin), 노르디하이드로캡사이신(nordihydrocapsaicin), 호모디하이드로캡사이신(homodihydrocapsaicin)이 확인됐다. 매운맛을 나타내는 이들 성분은 지방산 산화를 촉진해 체지방을 분해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 질환에서 신경 보호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고추 열매에는 생체중량 100g 기준 청양고추 28.7mg, 꽈리고추 2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유창혁 9단이 이창호 9단을 꺾고 제12기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우승을 차지했다. 1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K바둑스튜디오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유창혁 9단은 이창호 9단에게 26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대회 통산 두 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바둑은 우상귀 패싸움을 시작으로 치열한 접전으로 전개됐다. 중반 공방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초읽기에 몰린 이창호 9단에게서 실수가 나왔고 유창혁 9단이 이를 응징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이후 유창혁 9단은 끝까지 우세한 흐름을 지켜내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두 사람의 공식전 150번째 대국이었던 이날 대결에서 유창혁 9단은 승리와 함께 지난 4월 블리츠자산운용 시니어 세계 바둑 오픈 결승에서의 패배를 설욕했다. 유창혁 9단은 본선 16강에서 권효진 8단을 시작으로 최명훈 9단, 서봉수 9단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올라 이창호 9단을 물리치며 최종 우승을 확정했다. 대국 직후 유창혁 9단은 “중반 복잡한 장면이 정리된 뒤에는 이겼다고 생각했다. 이창호 9단과의 대국은 공부도 되고 더 재밌는 것 같다. 지난 결승에서 져서 준우승에 머물렀는데, 이번엔 이겨서 기쁘고 앞으로도 자주 만났으면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오늘날 인간의 사망 원인이 되는 질병 대부분이 야생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치매, 심장병, 고혈압, 제2형 당뇨병, 비만, 자가면역질환, 골다공증은 다른 동물 종에게는 발병하지 않는다. 발병한다고 해도 극도로 드물다. 이 질병들을 통틀어 ‘문명 질병’이라고 부른다.” -36쪽- 거대한 몸집의 코끼리는 왜 암에 걸리지 않을까? 기린이 높은 혈압에도 심혈관 질환을 겪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적인 암 연구자인 저자는 우리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동물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생존 지혜를 총 12개의 장으로 정리하여 설명한다. 각 장에서는 동물들이 가진 자연적인 생명력과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통해 우리가 실천해야 할 건강한 습관들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저자는 몇 가지 작은 생활 습관 변화만으로도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음을 강조한다. 각 장의 마무리에는 저자가 전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를 간결하게 정리해 놓아, 독자들이 중요한 내용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게 돕는다. 이 책을 통해 동물들과 어울려 사는 방법을 이해하며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생명체에 대한 존중심을 느끼길 바라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첫사랑 - 고영민 바람이 몹시 불던 어느 봄날 저녁이었다 그녀의 집 대문 앞에 빈 스티로폼 박스가 바람에 이리저리 뒹굴고 있었다 밤새 저리 뒹굴 것 같아 커다란 돌멩이 하나 주워와 그 안에 넣어주었다. 며칠 뒤면 24절기 ‘소만(小滿)’이 온다. 소만 때가 되면 모든 들과 뫼가 푸른데 오히려 대나무는 푸른빛을 잃고 누렇게 변한다. 이는 새롭게 태어나는 죽순에 영양분을 모두 주었기 때문이다. 마치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어린 자식을 정성 들여 키우는 어미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그래서 봄철의 누런 대나무를 가리켜 “죽추(竹秋)” 곧 ‘대나무 가을’이라고 한다. 또 이때 만물은 가득 차지만 사람들은 먹을 것이 없어 구황식품을 구해야 할 때다. 그래서 소만은 우리에게 세상 이치를 잘 가르쳐 준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따뜻함이 있으면 차가움도 있으며, 가득 차 있으면 빈 곳도 있다고 말이다. 입하와 소만 무렵 세시풍속으로 ‘봉숭아 물들이기’가 있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4월 조에 보면 “계집애들과 어린애들이 봉숭아를 따다가 백반에 섞어 짓 찧어서 손톱에 물을 들인다.”라는 기록이 있다. 봉숭아 꽃이 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