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75 들이울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들이울다'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몹시 심하게 울다'라고 풀이를 하고 "아이는 장난감 비행기를 사 달라고 떼를 쓰며 들이울었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사람이) 몹시 심하게 울다'로 풀이를 하고 "아이가 들이우니 아이 아빠가 어쩔 줄 몰라 하며 아이를 달랜다."를 보기로 들어 놓았습니다. 두 풀이에 나오는 '심하다'는 말이 '정도에 지나치다'는 뜻이니까 '몹시 지나치게 울다'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쓰는 '되다'를 써서 '몹시 되게 울다'라고 풀이를 해도 되지 싶어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보았습니다. 들이울다: 몹시 지나치게(되게) 울다. 이 말을 쓴 보기를 보면 아이가 그냥 우는 게 아니라 보는 사람이 놀라울 만큼 세게 우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말을 보니 아주 어릴 때 울었다 하면 들이울뿐만 아니라 잘 달래지도 않아서 둘레 어른들께서 데리고 집으로 가라고 할 만큼 한 울음 했던 사람이 생각이 납니다. '울지 말고 말로 하렴'이라는 책을 많이 읽어 주어서 그런지 말을 배우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찾기 놀이]1-14 지난 이레(주)에 여름 말미가 끝나고 새로운 배때(학기)가 비롯되었습니다. 튼튼하게 말미를 잘 보내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 와서 자리에 앉아 있는 배움이들에게 반갑고 고맙다는 말을 했습니다. 앞으로 남은 동안에도 기쁜 마음으로 잘 보내자는 입다짐과 함께 말입니다. 그리고 토박이말바라기에도 반가운 일이 세 가지 있었습니다. 하나는 진주와이엠시에이와 토박이말바라기가 함께 진주시에 토박이말 한뜰(공원)을 만들었으면 하는 뜻을 말씀드렸는데 좋은 말갚음이 왔습니다. 진주시, 진주교육지원청, 진주와이엠시에이, 토박이말바라기가 함께 운힘다짐(업무 협약)을 하고 평거동 녹지공원을 토박이말 한뜰(공원)으로 꾸미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진주와이엠시에이에서 꾸리는 경남녹색구매지원센터와 함께 한글날을 맞아 한글학회 진주지회와 함께 토박이말로 된 일터와 팔몬(상품)을 뽑아 보람을 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하고 있는 아름다운 가게 이름 뽑기도 경상대학교 국어문화원, 한글학회 진주지회와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낫날(목요일) 뜻 깊고 값진 만남이 있었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이정관 부사장님과 최형관 부장님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74 들무새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들무새'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뒷바라지에 쓰는 물건'이라는 뜻과 '어떤 일에 쓰는 재료'라는 두 가지 뜻이 있다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어떤 일이나 사람을 뒷바라지하는 데 쓰이는 물건'이 바탕뜻(기본의미)이고 '무엇을 만드는 데 쓰이는 재료'라는 뜻도 있다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곳 다 보기월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또 다른 뜻을 가지고 있다고 따로 올림말로 올려 놓았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남의 막일을 힘껏 도움'이라고 풀이를 해 놓고 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몸을 사리지 않고 남의 궂은일이나 막일을 힘껏 도와줌. 또는 그런 사람'이라고 풀이를 하고 "함안댁은 그 마을에서 온갖 일의 들무새였다."는 보기월을 보여 주었습니다. 두 가지의 풀이를 가만히 보니까 '어떤 일이나 사람을 뒷바라지 하는 데 쓰는 몬(물건)'이 바탕뜻(기본의미)이고 '어떤 일이나 무엇을 만드는 데 쓰는 감(재료)'라는 뜻으로 그 뜻이 넓어져서 '몸을 사리지 않고 남의 궂은일이나 막일을 힘껏 도와 줌. 또는 그런 사람'이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직무대리 신은향, 이하 국어원)은 ‘쿨링 포그’를 대신할 쉬운 우리말로 ‘안개형 냉각, 안개형 냉각수’를 꼽았다. ‘쿨링 포그’는 주변 온도를 낮추기 위해 안개 형태로 분사되는 물이나 그런 장치를 이르는 말이다. 또한 바깥에서 활동하기보다는 집에서 놀이를 즐기며 휴식을 취하는 사람을 뜻하는 ‘홈루덴스(home ludens)’는 ‘집놀이족’을 제시했다. 문체부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하나로 국어원과 함께 외국어 새말 바꿈말 제공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8월 19일(목)에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다각으로 검토해 ‘쿨링 포그’의 대체어로 ‘안개형 냉각, 안개형 냉각수’를 꼽았다. * 새말모임: 어려운 외래말이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다듬은 말을 제공하기 위해 국어 유관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 문체부와 국어원은 ‘쿨링 포그’처럼 어려운 말 때문에 국민이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안개형 냉각, 안개형 냉각수’와 같이 쉬운 말로 발 빠르게 다듬고 있다. 꼽힌 말 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33-누군가를 아끼는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누군가를 아끼는 마음을 품고 있다면 뜻한 바를 이룰 것이다."야. 이 말씀은 미국에서 가락글지은이(시인)자 광대(영화배우)이면서 한배곳 갈침이(대학 교수)이기도 했던 '마야 안젤루' 님이 남기신 거라고 해. 사람이 사랑에 쉽게 빠지기도 하고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다가 또 싫어졌다는 말을 하는 것을 더러 보거나 들었을 거야.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부터 우러나오는 아끼는 마음을 오랫동안 품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려 주는 말씀이지 싶구나. 누군가를 아끼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무슨 맞값(대가) 없이도 그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해 줄 수 있다는 거지. 그런 마음이 없을 때는 내가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해 주었는가에 비추어 나한테 돌아오는 그 무엇을 바라게 되고 그것이 없을 때는 많이 서운해 하곤 하지. 다른 사람을 마주하는 내 마음이 어떤지는 내가 하는 짓(행동)에 그대로 드러나게 되어 있어.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일도 마찬가지일 거야.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 무엇보다 그것(사람 또는 일)을 아끼는 마음을 품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요즘 배움책에서 살려 쓸 토박이말]2-너나들이 1학년 국어 교과서 첫째 마당에 꽃등으로 나오는 말이 ‘나, 너, 우리’라는 말입니다. 우리가 나날살이에서 자주 쓰는 말이기도 하고 가장 바탕이 되는 말이라서 낱말을 참 잘 골랐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말만 가르치고 배우고 끝내면 좀 아쉽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 ‘너’를 보니 함께 가르치고 배우면 더 좋을 토박이말이 바로 떠올랐습니다. 그건 바로 ‘너나들이’라는 말입니다. 아이들이 배우는 ‘나’와 ‘너’가 들어가 있기도 하지만 새로운 배곳(학교)에 들어와 처음 만난 사람들이 낯설어 서먹서먹하기 마련인데 얼른 가까워져서 사이좋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까지 담은 이야기를 들려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서로 너니 나니 하고 부르며 허물없이 말을 건넴 또는 그런 사이’를 뜻하는 말입니다. 1학년 아이들에게 ‘나’, ‘너’, ‘우리’를 가르쳐 준 다음 ‘너나들이’라는 말을 알려주면서 서로 너나들이 하는 사이가 되면 좋겠다는 말을 들려주는 선생님을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그 다음 쪽에 ‘친구’라는 말이 나옵니다. 많은 분들이 자주 듣고 써서 익은 이 ‘친구’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거위배 힘쓰다 뒤보다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63쪽부터 64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63쪽 둘째 줄부터 셋째 줄까지 걸쳐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동무들이 자기를 좋아하게 할 수 있을까? 라는 월(문장)이 나옵니다. 여기서 ‘자기’라는 말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많이 쓰는 ‘친구’가 아니라 ‘동무’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이것을 보더라도 옛날에는 ‘친구’가 아니라 ‘동무’라는 말을 두루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동무’라는 말을 되살려 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넷째 줄에 ‘우리의 할 일’이 나옵니다. 이것도 앞서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 ‘과제’라는 말을 갈음해서 ‘할 일’이라고 쓰면 훨씬 알기 쉽고 좋다는 생각을 거듭 해 봅니다. 그리고 다섯째 줄에 ‘밥을 잘 씹어 먹자’는 말이 나오는데 이것은 요즘에도 튼튼하게 지내려면 반드시 해야 할 일 가운데 하나인데 다들 얼마나 지키는지 돌아보아야 할 일이기도 하지 싶습니다. 여덟째 줄과 아홉째 줄에 되풀이해서 나오는 ‘까닭’이라는 말도 요즘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73 들마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들마'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가게 문을 닫을 무렵'이라고 풀이를 하고 "들마에 손님들이 몰려왔다."를 보기월로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가게 문을 닫을 즈음'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는데 보기는 없었습니다. 우리토박이말사전에는 '가게나 상점의 문을 닫을 무렵'이라고 풀이를 하고 "이따가 들마에 다시 들르겠다."를 보기로 보였습니다. 이렇게 말집(사전)에 올라 있는 말이고 쓴 보기를 보면 얼마든지 쓸 수 있는 말인데 쓰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다른 곳에서는 만나기가 어려운 말이 되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에 가게를 하시는 분들 그곳에 가시는 분들이 누구나 날마다 쓸 수 있는 말이기 때문에 알고 있으면 많이 쓸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들마'에서 '들'이 무엇인지 똑똑히 알 수 없지만 흔히 "가게 문 닫고 들어가려던 참이다,"라는 말을 하는데 이 때 쓴 '들어가다'나, 여러분도 다 잘 아시는 '나다', '들다' 할 때 '들다'의 '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보니 '들마'가 '가게 문을 닫을 무렵'이라는 뜻이라면 이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노래에서 길을 찾다]17-얼룩 고무신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얼룩 고무신'입니다. 이 노래는 4311(1978)해 나왔는데 오세복 님이 노랫말을 짓고 가락을 붙여서 '둘다섯'이 불렀습니다. 노래 이름(제목)에 나오는 고무신을 본 적도 없는 사람이 많은 오늘과 견주어 보면 꽤나 오래된 노래입니다. 일부러 고무신을 사서 신는 분 말고는 신는 사람들이 더 없는 요즘이니 말입니다. 제가 찾아보니 '둘다섯'이라는 이름도 노래를 함께 부른 이두진 님과 오세복 님의 이름에서 '이'와 '오'를 토박이말로 바꿔 지었다고 하니 더욱 남다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노랫말을 살펴보면 돌이에게 줄 고무신을 사서 고갯길, 돌다리, 비탈길을 지나 소나기를 맞으며 먼 길을 바삐 돌아오는 어버이를 그리고 있는 듯합니다. 오세복 님이 어렸을 때를 되돌아보며 만든 노랫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게다가 '행여' 말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서 더 반갑고 좋았습니다. 노랫말이 거의 다 네 글자로 되어 있어서 절로 가락이 느껴지는 것도 여느 노래와 좀 달랐습니다. '검정 고무신'도 아니고 '흰 고무신'도 아닌 '얼룩 고무신'은 돌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 버림치 여름이 가고 가을로 접어들 무렵 산들산들 부는 바람을 ‘건들바람’이라고 한답니다. 이 건들바람이 부는 무렵에 든 장마라서 가을장마를 ‘건들장마’라고 한다는 것을 앞서 이 자리에서 알려드린 적이 있는데 생각이 나시는 분이 계실 거라 믿습니다. 날씨를 알려 주는 분들이 ‘가을장마’가 이어지고 있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것을 듣는 요즘입니다. 그 분들의 입에서 ‘건들장마’라는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곤 합니다. 그야말로 비가 여러 날 동안 오고 있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비가 내리는 가운데 비옷을 입으신 두 어르신께서 비에 젖은 종이를 실은 수레를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고 가시는 것을 봤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이른바 ‘폐지’를 줍는 어르신을 보며 마음이 짠했습니다. 그리고 버려진 종이 또는 남이 버린 종이를 ‘폐지’라는 말 말고는 쓸 말이 없는 우리 말글살이까지 생각하니 마음이 더 안 좋았습니다. 흔히 ‘폐지’라고 하는 것을 사는 곳에 가면 ‘파지 수집’이라는 말을 써 붙여 놓은 걸 본 적이 있는데 다들 이렇게 많이 쓰는 ‘파지’, ‘폐지’를 갈음할 토박이말은 없나?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