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 4일 차, 2024년 5월 11일, 토요일 숙박 : 돈황 敦煌太阳大酒店 0937-8829998, 이동 거리 : 260km 돈황시는 고도 1,100m로, 남(南)으로 기련산(5,808m)과 북(北)으로는 마종산(马鬃山 2,583m)이 바람을 막아주는 분지로 화서회랑(河西回廊)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오아시스 도시가 모래사막 한가운데 있다. 아침 공기가 상쾌하다. 9시 무렵부터 건조하고 더워진다. 기온 17°~31°로 초여름 날씨이다. 반소매 옷을 입었더니 팔이 빨갛게 익었다. 거리에 가로수로 사막에서 잘 자라는 호양나무 (몽골 고비사막에서 많이 자라는 바양나무, 마을 이름도 바양올기다.)가 주종이다. 분홍색 아카시아꽃이 피었는데 회나무의 변종이라고 한다. 연일 장거리 여행을 한 탓으로 오늘은 아침 9시에 출발하기로 하여 느긋하다. 호텔 밖에 나오니 거리 물청소 차량이 다니며 청소하여 도로에 물이 흥건하다. 사막 도시에 물청소를 하다니 2023년 산서성 답사에서도 물청소하는 것을 보았는데, 중국의 선진국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체험한다. ○ 돈황시박물관 : 이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과 막고굴 관련 자료가 많이 전시돼 있다. 화보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농사짓는 솜씨가 달라지고 농사마저 사라질 지경이 되니까 농사에 딸린 말도 더불어 달라지거나 사라지고 있다. 경운기, 이앙기, 트랙터, 콤바인이 나오니까 극젱이(훌칭이), 쟁기, 써리, 고무래(곰배), 홀케, 도리깨가 모두 꼬리를 감추고, 따라서 따비와 보습도 사라진 지 오래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사람 목숨의 바탕인 농사가 사라질 수 없는 노릇이라면, ‘이랑’과 ‘고랑’은 끝까지 살아남을 낱말이다. 하지만 이들마저 뜻을 가리지 못하게 되었고, 국어사전까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밭농사는 반드시 고랑과 이랑을 만들어야 한다. 밭의 흙을 갈아엎어 흙덩이를 잘게 부수고 고른 다음에 괭이로 흙을 파 올려 높아진 데와 낮아진 데가 나란하게 만든다. 흙을 파 올려 높아진 데는 비가 와도 물에 잠기지 않고, 낮아진 데는 비가 오면 물에 잠기게 마련이다. 이렇게 위로 높아진 데를 ‘이랑’이라 하고, 여기에 종자를 넣거나 모종을 옮겨서 남새(채소)나 곡식을 가꾼다. 한편 아래로 낮아진 데를 ‘고랑’이라 하는데, 고랑은 낮아서 이랑의 곡식을 돌보는 사람의 발에 밟히기나 하는 신세다. 그러나 세상 이치는 “이랑이 고랑 되고, 고랑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여덟 번째 만남 김 교수는 그때까지 계속 새벽기도회에 빠지지 않고 나가고 있었다. 아들을 위해서라는데 어떻게 거부한다는 말인가? 입시가 끝날 때까지는 참고 다닐 수밖에. 전에는 입시가 전기와 후기로 2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제도가 바뀌어 가나다라 군으로 4번의 기회가 있게 되었다. 수험생의 처지에서는 기회가 많아져서 좋아졌다고 볼 수 있겠다. 아들의 수능 점수로는 아무래도 서울에 있는 대학은 어렵다는데, 아들은 원서를 한번 넣어 보잔다. 김 교수는 조건을 붙였다. 가군과 나군은 아들이 원하는 대학에 원서를 넣되 다군은 김 교수가 근무하는 수도권의 S대로 원서를 넣자. 수도권의 S대에 합격하면 교직원 자녀로서 등록금이 면제되니까 조건이 좋았다. 이제는 합격자 발표만을 기다리고 있는 어느 날, 이번에는 김 교수가 미스 최에게 전화했다. 만난 지 1주일도 안 되었는데 웬일일까 미스 최는 의아해한다. “웬일이에요 오빠?” “갑자기 네가 만나고 싶어서 전화했다” “오빠, 나 《아리랑》 아직 다 못 읽었어요.” “《아리랑》이 그렇게 중요하냐? 오늘은 너에게 할 말이 있으니 꼭 만나자.” “알았어요, 오빠. 그런데 오빠 바람났나 봐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답사 날짜: 2024년 7월 1일(월) 답사 참가자: 김수용, 김혜정, 송향섭, 윤석윤, 이상훈, 최동철, 황병무 (7명) 답사기 쓴 날짜: 2024년 7월 7일 효석문학100리길 제5-2구간은 평창 바위공원에서 평창 전통장에 이르는 거리 약 4.5km 구간이다. 평창군 발행 소책자에서 제5-2구간은 다음과 같이 소개되어 있다. 수석바위 테마공원인 평창바위공원을 둘러보고 장암산이 병풍처럼 펼쳐진 평창강을 따라 걸으며 강변의 정취를 즐기고 숲길을 따라 삼림욕을 즐기면서 평창 전통장과 공연장에 이르는 길이다. 평창바위공원에서 아침 9시 10분에 7명이 출발하였다.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전날까지 평창에도 비가 쏟아져서 걱정했었다. 다행히 장마전선이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평창 지역에 비는 오지 않았다. 구름이 조금 끼면서 날씨가 흐렸다. 여름이 시작되었지만, 기온은 23도 정도로 그리 높지 않고 걷기에 좋은 날씨였다. 전날 쏟아진 비로 평창강물이 불어나 물소리가 요란했다. 강폭이 많이 넓어져서 풍성한 평창강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효석 이야기를 마저 하자. 효석은 나이 33살이던 1940년에 부인 이경원과 사별하였다. 그
[우리문화신문=김순흥 한국사회조사연구소 소장] 세계가 이른바 ‘한류문화’에 빠져들고 있다. 한국 이름이 거론되지 않는 곳이 드물 정도로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한류문화가 널리 퍼지고 있다. 드라마, 영화, 음악, 춤, 스포츠, 음식, 반도체, 조선, 온돌 ...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한국 문화가 두드러지고 있고, 거의 모든 나라에서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줄을 선다고 한다. 선진국 대열에 선 한국에 가서 뭔가를 얻고자 하는 후진국뿐만 아니라, 우리보다 앞서나가던 선진국들에서조차 한국문화에 빠져 한국말을 배우려고 한다. 언제부터 ‘한류문화’인가?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이 "한국 대중예술이 갑자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묻는 영국의 가디언지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언제나 늘 좋은 영화와 좋은 드라마가 있었다. 단지 세계가 지금 우리에게 갑자기 주목할 뿐이다.”고 답을 했다. 옳은 말이다. K-Pop, 기생충, BTS, K-drama 같은 연예 분야뿐만 아니라, 고려시대에 이미 로켓형 화포를 만들었고, 세계 처음으로 금속활자를 만들어 썼다. 세계 처음으로 한글(훈민정음)이라는 문자를 만들어냈는데 디지털시대에 들어서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가을이 되면 뫼와 들에 푸나무(풀과 나무)들이 겨울맞이에 바쁘다. 봄부터 키워 온 씨와 열매를 떨어뜨려 내보내고, 뿌리와 몸통에다 힘을 갈무리하느라 안간힘을 다한다. 그런 틈바구니에서 봄여름 내내 쉬지 않고 일한 잎은 몫을 다했다고 기꺼이 시들어 떨어지고, 덕분에 사람들은 푸짐한 먹거리를 얻고 아름다운 단풍 구경에 마냥 즐겁다. 그리고 겨울이 오면 풀은 땅속에서 뿌리만으로, 나무는 땅 위에서 꾀벗은 몸통으로 추위와 싸우며 봄이 오기를 기다린다. 봄이 오면 푸나무는 또다시 ‘움’을 틔우고 ‘싹’을 내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게 마련이다. · 움 : 풀이나 나무에 새로 돋아 나오는 싹. · 싹 : 씨, 줄기, 뿌리 따위에서 처음 돋아나는 어린잎이나 줄기. ... 《표준국어대사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움’과 ‘싹’을 거의 같은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움’과 ‘싹’은 말이 다르듯이 서로 다른 뜻을 지니고 있다. 다만 그들 둘이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아주 비슷해서 마음을 꼼꼼히 지니고 바라보지 않으면 가려내기 어려울 뿐이다. 푸나무의 목숨이 처음 나타날 적에는 씨앗에서 거나 뿌리에서 거나 줄기에서 거나 ‘눈’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한 주일쯤 지난 뒤 미스 최가 전화를 걸어왔다. 여느 때처럼 금요일에 만나기로 약속했다. 김 교수는 은근히 금요일이 기다려지면서 한편으로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언제까지 미스 최를 만나야 하나? 이번에 만나면 무슨 결단을 내려야 할까 보다. 금요일은 마침 대학 입시의 면접일이었다. 김 교수가 속한 면접 팀은 음악 대학 지원자를 면접하게 되었다. 면접은 간단한 질문을 두세 가지 던지고 응시자의 답변 태도와 행동을 살펴보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점수 차가 크게 나지 않게 채점하지만 1, 2점의 점수는 가감할 수 있다. 질문은 아무 것이나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김 교수는 그날 음악대학 입시생이라는 점을 살펴 평소에 궁금하던 질문을 던졌다. “국악과 서양음악과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응시자는 여학생이 대부분이었는데, 학생들의 답변은 대개 비슷하였다. 이들의 답변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이 얻어진다. 서양음악은 7음계인데, 국악은 5음계이다. 서양음악은 화성을 중요시하여 벽돌 같은 몇 개의 음이 합쳐져야 아름다운데, 국악은 음 하나하나가 수석(壽石)처럼 중요하게 여겨진다. 서양음악은 쉼표의 길이가 정해져 있는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조금 더 오르자, 삼거리가 나오는데 평창바위공원으로 향하는 길은 오른쪽으로 이어진다. 왼편 길로 가면 임진노성전적비가 있다고 표시되어 있다. 나는 혼자서 왼편으로 10여 미터 내려가 보았다. 커다란 임진노성전적비와 노성산성지 비석이 보인다. 노성산성지의 기록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곳은 조선조(朝鮮朝) 중기 흉폭한 왜적(倭賊)의 침입이 있었을 때 이 고장을 지키려는 조상들이 피 흘려 싸운 곳이다. 이곳에 처음 성을 쌓은 것은 조선 중기라 하나 성을 쌓은 모양으로 보아 그보다 더 오래인 고려시대 이전에 이 고장을 지키려는 선민들이 쌓은 산성이라고 보는 편이 옳은 것 같다. 특히 이곳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평창군수 권두문(權斗文) 공이 이 산성을 수축하고 전란에 대비한 바 있으며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많은 관민이 함께 피란했던 응암굴이 있다. 산성의 규모는 둘레 400여 미터의 작은 산성이나 천험(天險)을 이용하여 수축한 산성이다. 이 고장을 지켜온 호국의 유적지를 길이 보존하고자 표석을 세워 옛일을 후세에 전한다. - 1984. 10. 7 평창군수 노성산성지 비석은 이곳이 “왜적의 침입이 있었을 때 이 고장을 지키려는
[우리문화신문=안승열 명리학도] ■ 火 2음 7양 : 쓴맛과 매운맛이 2:7이 되면 화가 된다 2음의 쓴맛이 7양을 다독여야 진정한 화기가 만들어진다. 화기가 약한 사람은 매운 맛인 생강 무 대파 양파 초석잠(식물의 뿌리로 누에고치처럼 생겼음) 고추장 후추 겨자를 먹어야 한다. 그 성분 중에 매운맛이 주종인 파 마늘 삼채 쑥 냉이 달래 당근 등도 화기가 충만한 식품이다. 매운맛은 장에서 수분을 그대로 배출되게 한다. 매운맛은 어떤 성분도 몸 안으로 들이기보다 내보내려 한다. 매운 맛은 목기 화기에 모두 있으니 양기의 본질이다. 매운 고추를 먹으면 설사가 나고, 땀이 나고 심장 박동이 높아지며 날숨이 드세어진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이를 확 날려버리고 싶을 땐 매운 떡볶이를 먹는다. 양기로 음기의 잡생각을 발산시키는 것이다. 그러다 너무 과열이 되어서 진정이 필요하면 씁쓸한 씀바귀를 먹는다. 쓴맛은 생각만 해도 양기를 내린다. 입안에 돌던 양기로 가득한 침이 꿀꺽 넘어가 버리고 만다. 쓴맛이 화기를 썩 꺼지게 하는 것이다. 봄철에 이런 저런 일로 신경을 많이 쓰다보면 화기가 쌓여서 몸이 덩달아 과열된다. 이렇게 되면 소화액이 마르고 단내가 나며 식욕이 부진해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울도 담도 없는 집에 시집 삼 년을 살고 나니……” 이렇게 비롯하는 <진주 난봉가>는 지난 시절 우리 아낙네들의 서럽고도 애달픈 삶을 그림처럼 이야기하는 노래다. ‘울’이나 ‘담’이나 모두 삶의 터전을 지켜 주고 막아 주는 노릇을 한다. 이것들이 있어야 비로소 사람은 그 안에서 마음 놓고 쉬고 놀고 일하며 살아갈 수가 있다. 울도 담도 없다는 것은 그만큼 믿고 기대고 숨을 데가 없이 내동댕이쳐진 신세라는 뜻이다. ‘울’은 집이나 논밭을 지키느라고 둘러막아 놓은 가리개의 하나로, ‘바자’로 만드는 것과 ‘타리’로 만드는 것의 두 가지가 있었다. ‘바자’는 대, 갈대, 수수깡, 싸리 따위를 길이가 가지런하도록 가다듬어 새끼줄로 엮거나 결어서 만든다. 드문드문 박아 둔 ‘울대’라고 부르는 말뚝에다 바자를 붙들어 매어 놓으면 ‘울바자’가 된다. ‘타리’는 나무를 심어 기르거나 다 자란 나무를 베어다 세워서 만든다. 탱자나무, 잔솔나무, 동백나무 같은 나무를 심어서 기르면 저절로 자라서 ‘생울타리’가 되고, 알맞게 자란 나무를 베거나 가지를 쳐서 세우고 울대 사이를 새끼줄로 엮어서 묶으면 그냥 ‘울타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