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자식이 원수든가 시앗싸움 시작이다 놓기는 네가 놓아도 자식은 내 자식이니 못 준다, 못 주고말고. 독하다 큰어미년 피도 안 마른 아이 놓고 첫젖도 물리기 전에 가문 걱정, 제삿밥 묵을 걱정. 에라이, 쎄가 만발이 빠질 년아. 놓아라, 못 놓는다. 실갱이 실갱이 끝에 아차, 와르르! 간밤 꿈이 선몽이건만 호사다마란 말이 방정인가. 아뿔사 추락이라네 싸늘히 식어 버렸네 아가야 눈을 떠라 숨이 멎고 피가 멎었네 네 이년, 찢어 죽일 년, 독새 겉이 지독한 년, 내 자식 죽인 년이 지명에 죽을 것 같으냐? 깝데기 뱃겨 똥자루 삼아도 시원치 않고, 모가지 베어다 똥장군 마개로 써도 시원치 않다. 갈가리 찢어서 오장육부는 해동청 보라매 먹이로 주고, 사지는 발라서 승냥이 주고, 뼈다구는 빻아서 통시에 뿌려도 시원찮다. 이 큰어미년아. 죽어라 뒤져삐리라 내 발길에 황천 가거라 < 해설 > 드디어 시앗싸움 시작된다. 작은어미는 제 배 아파 낳은 자식이고, 큰어미는 가문 대 이을 자식이다. 양보할 그 무엇도 없으니 죽느냐 사느냐 싸울 수밖에 없다. 첫젖도 물리기 전에 가문 큰어미는 가문 걱정, 제삿밥 묵을 걱정하고, 작은어미는 “쎄가
김점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학교 명예교수] 세종시대의 인물을 살피고 있는데 세종을 도와 세종르네상스를 만든 인물은 많겠지만 지금까지 다루어 온 사람 이외 몇몇 인물들을 요약해 정리해 보자. 많은 경우 그 사람의 공덕은 졸기(卒記)에 잘 나타나 있다. 물론 당대의 평가라 숨은 공적과 평가는 시대가 달라지면 달라지는 경우도 생기게 될 수 있다. 김점(金漸, 공민왕 18년 1369~ 세조 3년 1457) 조선 세종 때의 중신(重臣)으로 태종의 후궁 숙공궁주 김씨의 아버지다. 아버지는 공민왕 때의 문신 김린(金潾)이다. 김점은 이성계가 고려 구벌 인재를 가려 뽑을 때 장군으로 천거되어 중용된 뒤 4대에 걸쳐 관로(官路)에 진출했다. 태종 말년 명나라에 성절사(청나라의 황제ㆍ황후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보내던 사절)로 북경에 다녀왔다. 그는 명나라가 남경(南京)에서 북경으로 수도를 옮긴 뒤에 중국으로 건너간 조선 첫 사신이다. 귀국 뒤 주로 명나라 사신을 모시는 외교 관련 업무를 자주 맡아 처리했다. 그는 좌참찬(左參贊)으로 있으면서 세종에게 모든 정사를 친히 처리할 것을 조언하기도 하였으나 허조(許調)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하였다. 세종 즉위 초에 호조판서, 형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나라 말에 “적당히”란 단어가 있다. 인생사에 두루 활용되는 말인데 이 단어가 수면에서도 적용된다. 수면장애 대부분은 잠을 못 이루고, 잠을 자다 깨고, 잠자는 동안 회복이 안 되는 등의 부족에 의한 현상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수면이 너무 과잉되는 것도 삶의 질을 급격하게 떨어뜨리며 하나의 질병이라 할 수 있다. 곧 너무 많이 자거나 수면의 욕구가 과잉되어도 불면증 이상으로 몸과 마음이 힘들게 되므로 적당한 것이 바람직 한 것이다. 보편적으로 지나치게 잠을 자거나 졸린 상태가 되면 정신의 활동성이 떨어지면서 육체적 운동성도 같이 후퇴하여 불면증 이상으로 삶이 피폐해진다. 특히 수면 모습의 하나가 의식의 다운이기에 수면과잉이나 기면증과 같은 질환은 삶을 위험하게 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과면증’이란 수면과잉이나 수면 증가를 나타내는 것으로 낮에 과도하게 졸음이 오는 것이 주 증상이다. 졸음의 강도는 사람이나 컨디션에 따라 다르다. 가볍게는 짧은 졸음이 식사 뒤, 작업 중, 텔레비전 시청 중 등 긴장이 풀어질 때 일어나기 쉽다. 중증 과면증은 매일 때와 장소를 고려하지 않고 끊임없이 쏟아지는 잠이다. 대부분의 과면증은 잠이 한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고추요! 생남(生男)이요! 어디 한번 얼러 보자 이마도 날 닮았고 코 큰 것도 날 닮았네 강풍에 날리어 왔나 땅에서 솟아났나 앞 못 보는 황봉사야 조심하고 조심하소 앞에는 고랑이고 뒤에는 돌부리 길한 뒤 호사다마라 명심하고 명심하소 나도 한번 얼러 보자 다칠라 조심하소 금자동아 옥자동아 금을 준들 너를 살까, 옥을 준들 너를 살까, 어허 둥둥 내 아들이야, 씨알도 굵고 고추도 크다. 우리 가문 대를 이어 산소도 돌보고 제사도 지내고 어허 둥둥 내 아들이야, 강풍 타고 내려왔나 하늬바람*에 날려왔나 간밤에 거꾸러진 용이 현몽이다 현몽이야 이 보시오 큰어미요 내 핏줄 이리 주오 내 배 아파 낳았는데 어찌 이리 매정하요 대 이을 생각 나중하고 내 아들 이리 주오 < 해설 > 그래, 원하던 대로 고추요, 아들이다, 경사로다 생남이로다. 영감은 아이 안아 들고 요모조모 이목구비 살펴본다. 커어! 영락없는 내 아들이로고. 공짜 좋아하는 이마도 훤하고, 여색 밝히는 코도 큰 것이 내 아들이 분명하구나. 큰어미도 아이 안고, 이 좋은 날, 단디 해라. 좋은 날 뒤에 호사다마라고 잘못하면 낭패당하니 진짜로 단디해라. 어제 꾼 꿈엔 용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인간이 잠을 자는 행위는 움직임에서 정지로 바뀌면서 인체에 다양한 변동을 초래한다. 가장 큰 변동은 의식이 다운되면서 인지를 못 하는 것이지만 이 밖에도 다양한 생리적 변동이 일어난다. 이러한 일련의 변동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인체의 조직과 기관에서 서로 협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정도가 심한 경우 잠이 들지 못고 다양한 불편함이 드러난다. 그 가운데 기운의 흐름이 막히면서 나타나는 하지 순환 장애 질환이 있는데 소아에서는 성장통, 성인에서는 하지불안 장애군이라고 한다. 1. 하지불안증후군[ restless legs syndrome ]이란 하지불안증후군은 주로 잠들기 전에 다리에 불편한 감각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 다리를 움직이게 되면서 수면에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으로, 만 21~69살의 성인남녀 5천 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에서 5.4%가 이 증후군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주로 낮보다 밤에 잘 발생하고 다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심해지고 움직이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특징이다. 양방의 관점에서 보면 명확하게 드러난 원인은 없으며 뇌의 도파민 시스템의 불균형과 관련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리고 일찍 발병한 하지불안 증후군의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어디 그 잡년 쌍판대기 한번 보자 가만있자, 이 여자 배배 틀고 와이라요? 아이구, 아이구 배야! 산통(産痛)이냐 심통(心痛)이냐 산통이다! 산통이야! 아차하모 산통 깨진다 할멈은 목욕제기 정화수 길어 와서 요리조리 물 뿌리고 우짜든지 아무 탈 없이 쑤욱! 하고 빠진 거로 같은 값이면 실한 고추놈 점지하고 점지하소. 황봉사 눈 뜬 소경 경문을 읊조리는데,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이리 궁시렁 저리 궁시렁 어쩌구 저쩌구 잘도 논다…… 경치 좋고 물 좋기는 천황산이 제일이고 걸패 좋고 인심 좋기는 배둔 당동이 으뜸이다. 등반 밑에 숟가락 줍고 저놈의 귀신 담 넘어간다. 수리수리 나옵소서 술술이 나옵소서 술렁술렁 빠지소서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힘써라 젖 먹던 힘을 아껴둔 힘까지 < 해설 > 이놈의 영감, 장작개비처럼 비쩍 마른 몸으로, 언제 애를 뱄나보네. 하긴 숟가락 들 힘만 있어도 여자를 그냥 보지 않을 터, 어쨌든 작은어미 만나 보니 산통이 왔네. 미치고 팔짝 뛴다. 이를 어쩌나? 그래도 아이는 받아야지. 이왕 출산이라면 실한 고추 단 놈으로 나오거라. 누군 구들에 불을 넣어 물 뎁히고 미역국 끓이고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학교 명예교수] 세종시대의 인물을 살피고 있는데 세종을 도와 세종르네상스를 만든 인물은 많겠지만 지금까지 다루어 온 사람 이외 몇몇 인물들을 요약해 정리해 보자. 곽존중(郭存中, ? ~ 세종 10년 1428) 조선 전기 태종, 세종 때의 문신. 세종 대마도 정벌 때 유정현의 종사관으로 참가하였다. 하등극사(조선 시대, 새로운 임금의 등극을 중국에 알리러 가던 사신) 등으로 명나라에 다녀왔다. 예조참판, 중군동지총제, 경창부윤, 이조판서 등을 지냈다. 1396년(태조 5) 식년(式年, 과거를 보이는 시기를 지정한 해)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다. 1405년(태종 5) 경기도 수령관(首領官)으로 적성(積城: 지금의 파주)지방을 살폈다. 그 뒤 장령이 되고, 1416년 처음 설치된 단자직조색(段子織造色, 중국에서 나는 견직물(絹織物)을 짜기 위하여 설치한 특수 관아)의 별감(別監)으로 임명되었으며, 이듬해 사인(舍人, 문하부에 속한 벼슬) 등을 역임하였다. 1419년(세종 1) 대마도 정벌 때 영의정으로 삼도도통사(三道都統使)가 된 유정현(柳廷顯)의 종사관이 되어 원정에 참여하였으며, 이듬해 병조(兵曹)의 벼슬아치가 되었다. 1421년 동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울증을 극복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다양하다. 그런데도 실제로 우울증은 쉽게 떨쳐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일상을 좀먹게 된다. 대부분 우울증이 의지(意志)를 소실시키고, 신체가 무기력해짐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울증을 치료하는 근간은 힘들지 않고 쉽고 가능하면 저절로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야 실질적인 효과가 있게 된다. 따라서 “정신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몸을 움직여야 하고,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몸을 안정시켜야 한다.”라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 되는데, 힘도 없고 의욕도 없는 상태에서 실천할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1. 낮에는 서 있고 밤에는 누워 있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행위 가운데서 기본이 되는 것은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잠을 자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분들에게는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힘이 드는 경우가 있다. 우울 상태에 빠졌을 때도 그러한데 우울 증상이 심할 때는 낮에도 눕고 밤에는 잠을 자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밤과 낮에 대하여 대략 알고 있지만, 실제 밤낮의 명확한 구분이 모호한 경우가 많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해돋이 시각과 해넘이 시각을 기준으로 하면 되는데 겨울에는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미안하고 죄송하요 동지섣달 설한풍에 옆구리는 시리고 등허리는 가려운데 등 긁고 이 잡을 년 없어 그렇고 그리됐네 맷돌에 갈아서 전 지져 먹을 것들! 영감 나이 생각하여 미치지나 마시오 아서라 신정(新情) 좋다 해도 구정(舊情)에 비할손가 < 해설 > 그려, 마누라! 할 말 없소. 내 무슨 면목 있어 할망구를 볼까. 다만 과거는 봤다고 하면 떨어지고, 노잣돈은 떨어지고, 돌아갈 용기도 나지 않아 그저 객주집 방 한 칸 얻어 눌러앉게 되었네그려. 옆구리는 시리고 등 긁어주고 이 잡아 줄 여자도 없어 이리되고 말았으니 할멈이 용서하고 이해하구려. 하긴 오죽하면 그리 되었것소. 어찌해도 분이 풀리지 않것지만, 그래서 서방은 서방이니 어깨비 같은 영감 엉덩짝에 몽둥이 찜질할 수도 없으니 팔자라 생각하고 살아갈밖에. 하긴, 아무리 작은어미 곱다해도 영감 나이 생각해서 밤 침상에 너무 덤비지나 마소. 작은어미 신정(新情) 좋긴 하겠지만 조강지처 옛정을 어찌 잊으리오. 옛말에 구관이 명관이랬으니 그리 알고 살아가소.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오늘이 답사 마지막 날 밤이다. 며칠 전 모자를 잃어버려 사인산드시에서 출발하면서 대형 마트에 들렀는데, 모자가 몇 종류밖에 없어 미국 프로야구 시카고 컵스 챔피언 모자를 하나 샀다. 출근 시간이 지났는데 거리가 정갈하고 붐비지 않는다. 중국 국경 봉쇄로 남북으로 연결되는 산업도로에 차량이 많지 않아 달리기에는 좋다. 도로 주변 풍경이 사막으로 푸른 하늘과 한가하게 풀을 뜯고 있는 동물과 완만한 능선으로 이어지다 대평원이 나온다. 비슷한 그림을 연속으로 이어 붙이기를 하는 느낌이 든다. 200km를 달려 처이르복드(산)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다. 큰 바위산 두 개가 연결되고 신령스러운 바위와 기도 터 등 수석을 수만 개 산에 전시한 것같이 멋진 풍경이다. 이곳은 아르갈(야생 양)과 양기르(야생 염소) 보호구역으로 입장료를 받는다. 차에서 내리려는데 우측 산 바위 능선에 아르갈 두 마리가 아래로 내려다보고 있어 촬영하였다. 거리가 너무 멀어 가까이 가야 제대로 촬영할 수 있을 것 같아, 바람의 반대 방향 능선으로 올라가려고 멀리 있는 길로 돌아가는 것을 택했다. 가는 길 바위에 산신 상을 새겨 놓았고, 큰 바위와 장군바위 아래 하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