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평생을 나무와 벗하며 한 길을 걸어온 작가 인간문화재 소목장 박명배의 특별기획전이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나무결에 길상을 새긴 예술, 한국의 반닫이’라는 주제로 작가의 손끝에서 완성된 전국 팔도의 반닫이 34여 점을 비롯해 세월의 흔적이 깃든 나무의 결을 그대로 살린 작품 모두 40여 점을 선보인다. 나무가 해마다 새겨온 나이테처럼, 박명배 작가는 나무의 숨결에 자신의 삶을 새기며 수십 년 동안 오롯이 나무와 함께해왔다. 박명배 작가는 “나무는 나의 자체고, 나의 길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나무와 날마다 대화를 나누며, 눈으로 보이지 않는 나무의 숨결을 느끼고 다독이며, 그 속에 인간의 온기와 정신을 담아낸다. 그의 반닫이는 단순한 목가구를 넘어 예술과 장인의 경계가 만나는 지점에 자리잡는다. 정제된 선과 절제된 면의 비례 속에서 드러나는 단아함은, 우리 전통미의 본질이자 한국적 미감의 근원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걸어온 인생의 궤적을 통해 전통이 지닌 미학적 값어치와 현대적 의미를 동시에 조망하고자 기획됐다. 급격히 변화하는 현대사회 속에서도 전통의 아름다움은 여전히 살아 있으며, 그것은 단순한 과거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제10회 여성연극제 기획초청작으로 뽑힌 연극 <더 클래스>(마트야스 주판치치 작, 백순원 연출)는 해고 위기에 몰린 계약직 노동자가 정규직 전환을 위해 ‘재교육 세미나’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블랙코미디다. 시대의 고민을 작품 속에 담아 온 씨어터 백이 선보이는 연극 <더 클래스>는 고용불안의 시대, 청년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의 고민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연극 <더 클래스>는 경기침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산업구조 개편 등으로 파상되는 노동시장의 변화를 배경으로 한다. 불안정한 일자리 구조와 재교육 시스템이 개인을 어떻게 압박하는지를 보여준다. ‘품질 좋은 인적 자원’이 되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물들의 처절한 생존기는 권력과 자본에 종속된 현재 대한민국 노동시장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연극 <더 클래스>는 관객이 웃음과 불안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며 오늘날 노동 현실의 잔혹한 단면을 드러낸다. 연극 <더 클래스>는 슬로베니아 출신 극작가 마트야스 주판치치의 작품으로 작가는 자국 최고 권위의 희곡상인 그룸상(Grum Award)을 다섯 차례 수상한 거장이다. 지구 반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제10회를 맞은 <여성연극제>가 시민들이 직접 배우가 되어 무대에 서는 특별한 부대행사 ‘시민독백대회’를 연다. 이번 대회는 희곡, 영화, 드라마 속 명장면부터 나만의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로 무대를 채울 수 있는 열린 축제다. 시민독백대회는 전문 배우가 아닌 시민들이 주인공이 되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서 펼치는 행사다. 미취학 아동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각자의 개성과 에너지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경연이 아니라, 연극제의 본질인 ‘참여와 공감’을 구현하는 자리기도 하다. 대회는 오는 11월 1일(토)~2일(일) 아침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서울씨어터 202에서 열린다. 참가자들은 희곡, 영화, 드라마 또는 창작 독백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3분 이내의 자유로운 연기를 펼치게 된다. 조명은 기본 조명으로 통일되며, 배경음악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단, 자체 재생 방식). 이번 시민독백대회는 이미 참가자 모집이 끝나, 본선 무대에 오를 시민 배우들이 각자의 개성으로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심사 결과에 따라 대상(상금 30만 원)부터 인기상까지 모두 7명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엄마ㆍ아빠 손을 꼭 붙잡고 온 아이들이 객석을 꽉 채웠다. 10월 19일 낮 3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은 ‘2025 리:바운드 축제(RE:BOUND FESTIVAL)’ 첫 공연 잔치마당의 〈금다래꿍〉이 열렸다. 아동극에 처음 와본 나로서는 좀 어색하다. 무대에서 배우가 아이들을 상대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 “금다래꿍 금다래꿍 금다래꿍 금다래꿍 금다라졌네 보고지고 보고지구 이 옥녀 아가씨가 보고지구 몾 잊겠네 못 잊겠네 금다래 도련님 못 잊겠네 왜 생겼나 왜 생겼나 금다래 이 옥녀 왜 생겼나 천지만물 생긴 후에 부모 밖에 또 있나요” 할머니 역으로 무대에 올라온 배우가 ‘금다래꿍’ 노래를 가르쳐준다. 아이들이 신나게 따라 부른다. 할머니가 잃어버린 손녀딸 ‘분이’를 찾기 위해 나서자, 동물 친구들이 하나둘 나서서 함께 한다. 극장이 아이들의 노래와 함성으로 꽉 찬다. 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아이들과 함께 손을 흔들고 노래를 따라 부른다. 어색했던 나는 이제 아이들과 하나가 된다. 무대는 동물 친구들이 하나둘 등장하면서 풍물 악기들도 하나둘 나타난다. 먼저 곰 친구가 북을 들고 나서고, 호랑이 친구가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윤상덕)은 새롭게 개편한 월지관을 지난 10월 17일부터 공개했다. 18개월 동안의 개보수를 거쳐 이번에 문을 여는 월지관은 2018년부터 시작한 국립경주박물관 상설전시실 개편 사업의 마지막 성과물이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역사관(2018~2020년)과 신라미술관(2021~2022년)에 이어 월지관까지 전시 개편을 마무리하여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전시 환경을 조성하고 관람객이 쾌적하고 편안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시설 개선 및 전시 기법을 고도화하였다. 아울러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박물관 수장고의 문화유산과 최근 20여 년 동안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에서 발굴한 새로운 문화유산을 대폭 공개하여 통일신라 궁궐 문화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다. 월지는 특히 밤 풍경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이 찾는 우리나라의 대표 유적이지만, 월지의 역사적 의미와 성격 등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월지관 전체를 포괄하는 명제로 ‘월지에 한 걸음 다가가기’를 설정하고, 신라에서 월지가 어떤 곳이었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보고자 했다. 월지관, 어떻게 바뀌었나? 1층과 2층으로 이루어진 기존의 월지관은 계단이 많고 전시실 내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전북 완주군 삼례문화예술촌이 올가을, 공연과 미식, 여행이 결합한 복합 문화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1930년대 삼례의 곡창지대와 막걸리 문화를 배경으로 한 창작 뮤지컬 ‘한 방울의 비밀’이 지난 10월 17일(금)부터 10월 18일(토), 10월 31일(금), 11월 1일(토), 11월 8일(토)까지 다목적관에서 낮 3시 ꥰᅮ 5회 공연된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 머무는 여행과 미식 체험이 결합한 체류형 공연으로 완주의 새로운 문화관광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뮤지컬 ‘한 방울의 비밀’은 일제강점기 시절 막걸리 장인이 과거로 시간여행해 ‘쌀을 지키는 사람들’을 만나며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작품은 삼례 곡창지대의 역사와 공동체 정신을 음악, 무대, 배우들의 움직임으로 생생히 재현하며, 한 방울의 막걸리에 담긴 지역의 기억과 정체성을 탐구한다. 공연을 통해 관객은 삼례의 산업과 문화, 공동체 정신이 지닌 의미를 새롭게 마주하게 된다. 공연 뒤에는 완주 로컬 농산물과 막걸리를 곁들인 미식 체험이 마련돼 있어 무대에서 느낀 감동을 식탁에서 다시 음미할 수 있다. 또한 삼례문화예술촌 탐방, 보부상 시장, 예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산과 자연을 벗 삼아 소리를 빚어온 산소리꾼 염수희가 오는 10월 19일(일) 낮 3시, 용인시 문화예술원 마루홀에서 공연 《겨레의 소리, 한(恨)의 소리》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용인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열리며, 전석 초대 공연으로 진행된다. 자연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소리, ‘산소리꾼’ 염수희 ‘산소리꾼’ 염수희는 전국의 명산과 들을 찾아다니며 자연의 숨결과 사람의 이야기를 판소리로 담아내는 독창적인 예인이다. 그녀의 소리는 산의 맑은 바람과 물소리, 사람의 한(恨)이 어우러진 생명력 있는 소리로 평가받고 있다.염수희는 2022년부터 백두대산 종주를 하며 산소리 공연 70회를 끝낸 국악 소리꾼이다. 그는 자연을 노래하고 인간의 삶을 위로하는 새로운 형태의 산소리 예술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이번 무대에서는 그동안의 여정을 정리하는 듯한 진솔한 소리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겨레의 소리, 한(恨)의 소리》는 ‘우리 겨레가 지닌 정체성과, ‘한(恨)’이 가진 정서적 울림을 동시에 담은 무대다. 자연의 소리, 인간의 감정, 삶의 흔적을 노래로 엮으며 “산이 들려주는 소리, 사람이 이어가는 이야기”를 표현한다. 세부 프로그램은 모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원장 임종덕)은 익산시(시장 정헌율)와 함께 2026년 2월 8일까지 익산 미륵사터(전북 익산시) 현장에서, 세계유산인 익산 미륵사 중문(동원ㆍ중원ㆍ서원) 건축물을 증강현실로 디지털 복원해 현장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미륵사 디지털 복원 체험 안내센터」를 운영한다. 미륵사는 7세기 백제 무왕 때 왕실의 안녕과 중생의 불도를 기원하며 창건되었으며, 현재는 국보 「익산 미륵사터 석탑」이 남아있다. 3개의 탑과 금당, 승방, 강당이 각각 짝을 이뤄 동ㆍ서로 나란히 배치된 ‘3탑 3금당’의 독특한 형식을 갖고 있었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2008년부터 진행해 온 미륵사 고증연구 결과를 토대로 미륵사의 동ㆍ서원 중문은 단층건물의 형태로, 중원 중문은 2층 규모의 평공포와 하앙구조의 두 가지 모습으로 디지털 복원하였다. * 평공포: 보 방향과 도리 방향의 구조부재가 십자형으로 짜여 만들어진 공포가 상부를 지지하는 일반적인 구조 * 하앙구조: 백제에서 많이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경사를 가진 하앙이라는 구조부재가 상부를 지지하는 구조 참가자들은 ‘태블릿 컴퓨터(PC)’와 안경처럼 눈에 직접 착용하는 ‘스마트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2025 제10회 <여성연극제> ‘기획초청’ 작으로 뽑힌 연극 <더 클래스>(마트야스 주판치치 작, 백순원 연출)는 해고 위기에 몰린 계약직 노동자가 정규직 전환을 위해 ‘재교육 세미나’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블랙코미디다. 살아남기 위해 강사의 지시를 따르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의 존엄은 끝없이 추락하고 노동자는 점차 소모품으로 전락한다. 연극 <더 클래스>는 경기침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산업구조 개편 등으로 파상되는 노동시장의 변화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불안정한 일자리 구조와 재교육 시스템이 개인을 어떻게 압박하는지를 보여준다. ‘품질 좋은 인적 자원’이 되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물들의 처절한 생존기는 권력과 자본에 종속된 현재 대한민국 노동계급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압축한다. 연극 <더 클래스>는 관객이 웃음과 불안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며 오늘날 노동 현실의 잔혹한 단면을 드러낸다. 국제적 권위의 작가 마트야스 주판치치, 백순원 연출이 지적한 대한민국 노동 현실과 맞닿다 웃음 속에 담긴 불편한 질문, 씨어터 백의 작품 세계를 담다 연극 <더 클래스>는 슬로베니아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박판용)은 10월 23일 저녁 5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26일까지 국립무형유산원(전북 전주시)에서 다양한 무형유산을 한 자리서 경험할 수 있는 무형유산 종합축제 「2025년 무형유산축전, ‘화락연희’」(이하 ‘축전’)를 연다. 전통과 현대, 스승과 제자, 세대와 세대, 그리고 지역과 세계가 어우러지는 마당으로 기획된 이번 축전은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과 첨단 기술을 결합해 무형유산의 현재와 미래를 한자리에서 제시한다. * 화락연희(和樂宴熙): 조화롭고 즐거운 잔치에서 빛나는 기쁨 먼저, ‘흥’을 주제로 한 다양한 무형유산 공연을 만나볼 수 있다. 10월 23일 개막공연 ‘무형유산의 시작’(10.23. 저녁 7시 30분)에서는 김덕수 명인의 신명 나는 사물놀이를 시작으로, 올해 탄생 100돌을 맞이한 국가무형유산 남도들노래 고( 조공례 보유자의 모습을 인공 지능(AI)으로 복원하여 제자들과 한 무대에서 교감하는 ‘명인오마주’ 공연이 펼쳐진다. 이어 판소리꾼 겸 가수 최수호의 무대를 비롯해, 전 출연진이 함께 호흡을 맞추며 축제의 문을 연다. 둘째 날인 10월 24일에는 무형유산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