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
노은주 제자 발표회, 청중들의 큰 손뼉받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하나를 얻었다. 얻었네 얻었네 화초장 하나를 얻었다 또랑을 건너 뛰다 "아차! 내가 잊었다. 초장초장 아니다 방장 천장 아니라 고초장 된장 아니다 송장 구들장 아니다 무대에서는 박효순ㆍ박경희 씨의 흥보가 가운데 ‘회초장’ 대목이 울린다. 청중들은 큰 추임새로 화답한다. 어제 12월 2일 저녁 5시 국가무형유산 전수교육관 민속극장 풍류에서는 제2회 노은주 제자발표회가 열렸다. 노은주 명창은 올해 6월 23일 목포에서 열린 제36회 ‘목포전국국악경연대회’ 명창부에서 대통령상을 받았고, ‘2025 한국을 빛낸 자랑스러운 한국인 100인 대상’을 받았으며, 사단법인 국악진흥회 서울특별시 송파지회장으로 뽑혀 2025년 활발한 활동을 펼친 것은 물론 오랫동안 제자들 교육에 온 정성을 쏟아왔는데 지난해 12월 제1회 제자발표회를 열었고, 이날 제2회 발표회를 연 것이다. 발표회 시작 전 (사)한국판소리보존회 조동준 상임이사는 "‘금맥이 터졌다’라고 하는 것처럼 여기 노은주 명창의 제자들은 소리의 금맥 곧 성맥을 찾고 있다. 대단한 일이다. 우리 판소리는 지난 2003년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에 올랐다. 하지만, 유네스코 무형유산을 더욱 빛내게 할 수 있는 것은 더 많은 동호인이 생겨서 활발한 활동을 해야만 하는데 그런 점에서 노은주의 제자들의 ‘성맥’ 발표회는 크게 손뼉을 받아 마땅하다.”라고 축사를 했다. 발표회는 3~5명이 함께 무대에 오르기도 했지만, 주로 혼자 출연해 소리를 했다. 전문 소리꾼이 아니고, 동호인 처지에서는 자신 있는 모습으로 출연할 사람이 별로 없을 텐데도 “무대에 혼자 올라 소리를 해보아야 자신감이 생긴다.”라는 스승 노은주 명창의 격려에 용기를 내게 되었다고들 했다. 박효순ㆍ박경희 씨의 ‘화초장’ 대목을 한 소절씩 나눠 부른 것도 청중의 호응이 컸지만, 또한 제자 가운데 나이가 지긋한 이효행 씨가 흥보가 가운데 ‘흑공단 망건’ 대목을 부른 부분에서 특히 청중들의 큰 추임새가 이어졌다. 그는 스스로 사설을 까먹지나 않을지 걱정하면서 시작했지만, 짧은 판소리 공부 경력의 동호인이 내는 소리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대단했다. 마지막 부분에서 스승 노은주 명창의 특별출연 순서가 있었다. 흥부가 가운데 ‘박 타는 대목’을 부르고 청중의 열화에 못 이겨 심청가 가운데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불러 역시 노은주 명창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노 명창은 아니리를 맛깔스럽게 하고, 소리에서 “오늘 공연에 오신 모든 분이 심봉사가 눈을 뜬 것처럼 새해엔 희망의 눈을 뜰 것이다.”라는 덕담을 해 큰 손뼉을 받았다. 아현동에서 온 마형진(53) 씨는 “판소리 동호인 발표회라는 얘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왔지만, 실제 이들의 소리를 들어보니 이분들의 노력이 얼마나 치열했던 가를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노은주 명창과 회원들 같은 분들이 늘어날 때 유네스코 무형유산이 된 까닭을 전 세계인에게 분명히 선포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노은주 명창의 소리는 아주 맛깔스럽고, 판소리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그 맛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멋진 소리임을 알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까치밥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은 어제보다 더 차갑습니다.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요즘 거리에 울려 퍼지는 자선냄비 종소리마저 움츠러들었나 봅니다. 들려오는 기별을 보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몬값(물가)과 팍팍한 살림살이 탓에 이웃을 돕는 손길이 여느해만 못하다고 합니다. 나눔의 따스함을 나타내는 탑의 눈금이 더디게 오르고 있다는 기별에, 몸보다 마음이 먼저 시려오는 아침입니다. 이렇게 모두가 어렵다고 말하는 때,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은 토박이말은 바로 '까치밥*입니다. '까치밥'이라는 말을 소리 내어 읽어보면 참 살갑고 따뜻한 느낌이 듭니다. 이 말의 짜임은 아주 쉽고도 뚜렷합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새인 '까치'와 먹거리인 '밥'을 더해 만든 말입니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뜻은 그렇게 가볍지 않습니다. 말집(사전)에서는 이 말을 '까치 따위의 날짐승이 먹으라고 따지 않고 몇 개 남겨 두는 감'이라고 풀이합니다. 늦가을, 사람 먹을 감을 거두어들이면서도 저 높은 가지 끝에 달린 감 몇 알은 날개 달린 짐승들을 생각해 기꺼이 남겨두었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넉넉한 마음씨가 깃든 말이지요. 이 말은 우리 말꽃 지음몬(문학 작품) 속에서도 아름다운 나눔의 얼로 빛을 냅니다. 송수권 님의 가락글(시) <까치밥>을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고향이 고향인 줄도 모르면서 긴 장대 휘둘러 까치밥 따는 서울 조카 아이들이여 그 까치밥 따지 말라" 가락글(시) 속의 말하는 이는 조카들이 먹고 싶어 하는 감이라 할지라도, 겨울을 나야 하는 배고픈 새들을 생각해 그것만은 건드리지 못하게 막아섭니다. 내가 다 가질 수 있음에도, 더 여린 숨탄것(생명)에게 기꺼이 남겨두는 그 마음. 그것이 바로 '까치밥'에 서린 참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아름다운 말을 우리 나날살이에서는 어떻게 쓸 수 있을까요? 먼저, 꽁꽁 얼어붙은 기부 소식을 이어주는 딱딱한 기별부터 토박이말로 부드럽게 다듬어 보고 싶습니다. "경기 침체로 기부 심리가 위축되었다"는 메마른 말 대신, "살림이 팍팍할수록 우리 마음속 '까치밥' 하나는 남겨두는 능(여유)을 가집시다"라고 말한다면 어떨까요? 가까운 사람들과 나누는 마주이야기에서도 이 말을 써보세요. 사는 게 힘들어 주위를 돌아볼 겨를이 없다는 동무에게 이렇게 건네는 겁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보릿고개 때에도 높은 가지 끝 감 하나는 '까치밥'으로 남겨두었다고 하잖아. 넉넉해서가 아니라 더불어 살려는 마음이었을 거야. 우리도 딱 그만큼만 마음을 내어보는 게 어때?" 또, 파란 겨울 하늘에 붉은 감이 매달린 모습을 찍어 누리어울림마당(에스엔에스)에 올리면서 이렇게 남겨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빈 가지가 앙상한 감나무가 아름다운 건, 홀로 붉게 빛나는 '까치밥'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 겨울이 춥다고 남의 겨울을 모른 척하지 않는 마음, 그 붉고도 따스한 마음을 배우고 싶습니다."라고 말이지요. '까치밥'은 가진 것이 넘쳐나서 베푸는 것이 아닙니다. 나 또한 춥고 배고프지만, 나보다 더 힘겨울 이웃에게 내 몫의 아주 작은 조각을 떼어 놓는 '함께살기의 슬기'라고 생각합니다. 온겨울달 12월의 첫머리, 여러분의 마음 나무에는 어떤 열매가 달려 있나요? 쓸쓸한 누리(세상) 탓만 하며 문을 걸어 잠그기보다, 그 누군가를 생각하며 붉은 마음 한 조각 남겨두는 '까치밥' 같은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알심](http://www.koya-culture.com/data/cache/public/photos/20251249/art_17646366599717_3630fb_90x60_c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