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여우에게 잡아먹히는 토끼 입장에서는 여우가 없는 세상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생태계 전체로 보면 먹고 먹히는 관계는 필요하다. 천적은 꼭 필요한 존재로서 만일 천적이 없다면 더 큰 혼란이 초래된다. 대부분의 생물종은 많은 자손을 퍼뜨리기 때문에 만일 어떤 식으로든지 억제되지 않으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 한 쌍의 파리는 15일 동안 자라서 약 200개의 알을 부화시킬 수 있다. 만일 새끼가 모두 살아남고 다시 번식을 계속한다면 7개월 만에 지구 크기의 파리 떼가 될 것이다. 바람에 흩날리는 민들레 꽃씨가 새나 곤충에 먹히지 않고 한 겨울을 보낼 수 있다면, 이듬해 봄에 들판은 온통 민들레로 뒤덮일 것이다. 바다에 사는 거북이는 뭍으로 올라와 모래 속에 알을 낳는데, 부화된 새끼 거북이 중에서 잡아먹히지 않고 살아서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비율은 1퍼센트 미만이라고 한다. 한 생물종의 번식을 억제하는 요인으로는 천적, 식량 부족, 질병 등이 있는데, 이러한 억제 요인을 환경 저항이라고 한다. 환경 저항은 어느 한 종의 급격한 번식을 막고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에 매우 필요한 요소이다. 그 중에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요즘 사람들은 매우 피곤하게 살아가고 있다.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뛰다 보니 도무지 쉴 틈이 없다. 불행한 사실이지만 40대 남성 가운데 과로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과로사란 쉬지 않고 일만 해서 죽게 되는 병이다. 그런데 한문으로 쉴 휴(休) 자는 사람 인(人) 변에 나무 목(木)을 한 형태이다. 곧 사람이 나무 옆에 있으면 그것이 곧 쉬는 것이다. 그러나 바쁜 현대인은 나무 곁에 갈 시간이 없는 것이 문제다. 최초의 인류는 숲에서 살았다. 숲에서 식량을 얻고, 은신처를 마련하고, 맹수를 피해 나무에 올라가기도 했다. 사람은 위기에 처하면 자기도 모르게 손에 땀이 나는데, 이것은 과거 숲에서 살던 시절, 맹수에 쫓기면 얼른 나무에 오르기 쉽도록 생리적으로 손에 땀이 나던 무의식적인 반응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숲은 오랫동안 인류의 생태적 근거지였다. 인류의 역사 200만 년 중에서 인간이 숲을 떠나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은 불과 1만 년 전이다. 지난 1만 년 동안에 농경지, 목장, 도시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어 내었고, 지구 삼림의 1/3이 사라졌다. 언제부터인지 나무와 숲은 삼림 자원이라는 경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물론 실현될 수 없는 소망이지만 나는 어렸을 때 ‘사람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살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진시황은 죽지 않기 위해 불로초를 구하러 한반도에까지 사람을 보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러나 환경적인 관점에서 보면 사람이 죽지 않으면 오히려 문제가 복잡해진다. 만일 우리의 10대조 할아버지까지 모두 죽지 않고 살아 계신다면 그분들을 위한 식량과 주택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또한 후손들은 설날이 되면 세배하러 다니느라고 정신이 없을 것이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어야 한다. 사람이 태어난 후에 일생이라는 시간이 지나면 죽는 것이 자연의 순리이다.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인체를 구성했던 물질이 썩어서 분해되어 흩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유기 물질이란 무기 물질과 대비되는 말로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호르몬, 셀룰로스, 효소, 요소(尿素) 등 생물체의 몸을 구성하며 생물체 내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을 말한다. 사람을 포함하여 모든 동물과 식물의 몸을 구성하는 물질을 유기 물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옛날에는 유기 물질은 생물체의 신비한 생명 현상에 의해서 생명체 내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으로서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코카콜라가 인기 있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콜라 병의 잘록한 곡선이 여체를 닮았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직선은 두 점을 잇는 최단 거리인 만큼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 곡선은 어떠한가? 곡선은 비효율적일지는 몰라도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다. 사람들이 난초를 즐겨 키우는 것은 잎이 항상 푸르고, 또 곡선을 이루며 늘어져 있기 때문이다. 자연을 관찰해 보면, 직선은 매우 드물며 대개는 곡선을 이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천과 강, 해안선은 모두 곡선이며 나뭇잎, 조개, 조약돌 등도 모두 곡선을 이룬다. 그러나 자연물에 인공이 가해질수록 곡선이 변하여 직선이 된다. 옛날 길은 구불구불 곡선이었고, 논두렁도, 기와집도 곡선이었다. 그러나 산업화가 되면서 도로도 논두렁도 건물도 모두 직선으로 변하고 말았다. 얼마 전에 친구와 함께 수원대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조그만 섬인 제부도에 가 보았다. 제부도는 화성 8경 중 하나로서, 썰물 때에는 육지와 이어지지만 밀물 때에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마침 썰물이어서 쉽게 자동차로 섬 안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양쪽 바다에는 온통 시커먼 갯벌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제비는 음력 3월 3일 삼짇날이면 날아왔다가 음력 9월 9일 중앙절에 따뜻한 강남으로 돌아가는 여름 철새이다. 삼짇날 돌아온 제비는 4월 초에 진흙을 물어다가 추녀 안쪽에 집을 짓고 4월 하순이 되면 3~5개의 알을 낳고 15~18일 동안 알을 품어서 새끼를 부화시킨다. 새끼는 어미가 25일 정도 키우면 스스로 먹이 활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자란다. 제비는 곡식은 먹지를 않고 벌레만 잡아먹는 육식성 익조로서 옛날부터 우리 선조들은 제비를 영물이라고 믿었다. 제비가 새끼를 많이 낳으면 풍년이 들 것이라고 믿었다. 초가집에서 제비와 함께 사는 사람들은 제비를 가족처럼 돌보면서 한 지붕 아래 살아왔다. 판소리 흥보가에서는 가난한 흥보가 제비 다리를 고쳐주고서 이듬해에 대박이 나는 이야기가 나온다. 충북산림환경연구소와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1987년에는 면적 100㏊당 무려 2만 2,000마리의 제비가 살고 있었다. 예전에 시골에서는 거의 집집마다 제비가 둥지를 틀고 번식했던 것을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2011년에는 제비의 수가 100㏊당 20마리로 줄었다. 불과 24년 만에 제비의 개체 수는 1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미국의 해양생물학자인 카아슨 여사는 1962년에 《침묵의 봄》이라는 작은 책을 썼다. 이 책은 환경운동가에게는 성경 같은 책으로서 이후에 등장하는 환경 운동의 효시가 되었다. 이 책의 내용은 인간이 식량증산을 위해 DDT같은 농약을 만들어서 해충을 죽이는 데에는 성공하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해충뿐만 아니라 이로운 곤충도 죽이고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따라 죄 없는 새들까지도 죽일 것이라는 예언서 같은 내용이었다. 이 책은 미래 어느 날, 산골 마을에 봄이 왔지만 새 우는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침묵의 봄이 나타날 것이라고 암울한 예측을 하였다. 《침묵의 봄》 영향으로 세계의 지성들이 로마 클럽을 만들었는데, 로마클럽에서는 1972년에 《인류의 위기 (The Limits to Growth)》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펴냈다. 이 책의 저자인 메도스 등은 인구와 공업생산, 식량생산, 자원소비, 환경오염 등의 상호작용과 그 장기적 영향에 대하여 연구하였다. 이들은 이러한 요소들의 상호작용 결과가 다음 세기에 어떻게 나타날지 추정하기 위해 컴퓨터 모의실험(simulation)을 하였다. 세계인구의 증가율이 억제되지 않는다면 어떠한 결과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환경주의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표어 가운데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최초의 환경경제학자라고 말할 수 있는 슈마허가 1973년에 쓴 책의 제목이다. 전통적인 경제학에서는 공장을 크게 지어 대량으로 생산하면 이른바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 보다 값싸게 많은 물건을 생산할 수 있다는 이론이 있다. 물론 모든 이론이 그렇듯이 ‘규모의 경제’ 이론도 근래에 사람들의 욕구가 다양해져서 어떤 분야에서는 ‘소품종 대량 생산’보다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가 더 유리하다는 식으로 수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자본주의 경제학을 따르는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은 더 큰 것, 더 많은 것이 좋다고 보는 가치관을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큰 것이 좋고 많은 것이 좋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왔으며, 우리의 자녀를 아직도 그렇게 가르치고 있다. 나의 세대만 해도 많이 달라졌지만 나의 부모 세대만 해도 자녀가 많은 것이 좋다고 생각하여 자녀의 수가 5~7명인 집이 대부분이었다. 큰 차와 넓은 평수의 아파트, 대형 냉장고와 커다란 TV는 아직도 어른들이 좋아하는 것들이다. 정치가는 국민 소득을 두 배로 늘려 주겠다고 장미빛 공약을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올해도 봄이 되자 어김없이 역마살이 발동되어 남쪽으로 2박 3일 여행을 두 번이나 다녀왔다. 여기저기 절집 구경을 다니며 빨갛고 노랗고 하얀 봄꽃을 보고, 피어나는 새잎도 실컷 보았다. 피어나는 연두색 새잎은 잎 하나하나가 한 송이 꽃과 같았다. 지난 4월 23일부터 5월3일 부처님 오신 날까지 여러 곳의 절을 구경하였다. 서울의 조계사, 군포의 성불사, 예산의 개심사, 부안의 내소사, 장성의 백양사, 순천의 송광사, 고창의 선운사, 서산의 간월암 등을 구경하였다. 절에서는 여러가지 모양의 연등을 달아놓았는데, 이번에는 연등만 집중해서 사진을 찍었다. 연등사진을 올린다.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자동차를 발명한 헨리 포드의 꿈은 ‘모든 집에 달리는 궁전 하나’를 공급하는 것이었다. 세계의 여러 곳에서 그의 꿈은 실현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종 황제가 1903년 최초로 자동차를 승용차로 수입하였다. 그 후 백년이 지나 지난 2000년에 자동차 등록대수는 1200만대이었는데, 2015년에는 무려 2100만대로 증가하여 세계에서 15번째로 자동차를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가 되었다. 이제는 대부분의 가정이 자동차를 가지고 있으며 고급 승용차 내부를 보면 ‘달리는 궁전’이라는 말에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자동차는 조선 시대의 가마나 중세 시대의 마차에 비해 놀랄 만큼 빠른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현재 서울이나 부산 등의 대도시에 사는 사람은 누구나 경험하듯이 도시 내에서 승용차는 그렇게 빠른 것 같지 않다. 도로를 계속 넓힌다고 자동차 소통이 원활해지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브라에스의 역설’이라는 것을 들먹이는데, 그 역설이란 도로가 넓어지면 체증이 오히려 심화된다는 것이다. 2013년에 조사한 자료를 보면, 서울의 승용차 평균 주행 속도는 도심에서 시속 18.7㎞, 외곽지역에서 시속 26.6㎞로 나와 있다. 교통 방송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봄날 아침 어제 밤 봄비가 내리더니 아침 마당에 꽃잎이 어지럽네 꽃이 피기는 어려워도 지기는 쉽다더니 . . . 그래도 먼산에 님이 있어 자꾸만 눈이 동쪽으로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