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한재준 교수] 먼저 이 아래-아 꼴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을, 짧게라도 잠깐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아무래도 문자라는 대상을 하나의 조형으로 다루다 보니까,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된 것 같습니다. 한동안은 저도, 이 아래-아 꼴을, 사라진 자모나 없어진 어떤 발음 기호 정도로 대해왔지만, 지금은, 꼭 필요한 자모, 또한 중요한 요소라고 보고 있습니다. 없어져서는 안 될 알짜 상징 꼴입니다. 그래서 이 꼴의 가치와 역할을, 다시, 살려내 보자고 하는 것입니다. 오늘 발표 내용은 크게 세 갈래로 엮었습니다. 첫 번째, 하나가, 오늘의 발표에 대한 기본 태도와 배경입니다. 한글이라는 체계를, 문자를 넘어 의사소통 체계로 볼 것, 더 나아가 깨달음의 체계로 풀이할 것, 그리고 소리ㆍ꼴ㆍ뜻을, 하나의 이치로 이어내는 마치 음악의 악보처럼 대할 것, 그래서 누구나 예술로 누릴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할 것, 그리고 이런 태도를 가지게 한 근거와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두 번째는, 한글과 관련된 주변의 여러 이름, 특히 한글이라는 이름과 한글 자모 이름의 문제, 그리고, 모호성에 관한 생각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바로, 오늘의 주제인 아래-아
[우리문화신문=한재준 교수] 국립한글박물관을 세운 지 채 2년도 안 된 몇 해 전에 ‘세계문자박물관’ 건립 소문이 나돌더니, 드디어는 실제로 2년 이내에 또 하나의 ‘국립’문자박물관이 세워질 모양이다. 이름은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고 장소는 인천이다. 2016년도에 발행된 예비타당서 조사 보고서를 자세히 살펴보니, 한 숨이 나온다. 내가 보기엔 모두 국립한글박물관에 들어가야 할 내용으로 가득하다. 하나의 ‘국립’ 문자 박물관 운영도 쉽지 않은 일인데, 국립문자박물관을 둘로 쪼개어 운영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기가 막힌 일이고, 지금까지 이런 일을 막지 못한 상황도 이해하기 어렵다. 용산에 있는 국립한글박물관 건립비는 450여억 원 투입된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 진행하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건립 예산은 그 두 배 가까운 900억 정도 책정되어 있다. 초기 유물 구매비만 100억이라니, 그냥 가만히 놔두면 저 엄청난 예산을 세계문자전시에 쏟아 붓겠지. 보고서 내용에, 한글을 위해서? 세운다는 건립배경과 목적도 보이지만, 무슨 황당한 과욕을 부리고 있는 것인지 참으로 안타깝다. ‘세계’에 대한 집착 때문일까? 힘겹게 겨우 세운 한글박물관을 더욱 충실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