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올해 고3 수험생만큼 험난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학생들은 없을 듯싶다. 수험 생활에 코로나 바이러스, 온라인 수업, 불규칙한 등교까지 모든 것이 힘들며 조금만 방심하면 생활리듬이 무너지고 공부의 집중력이 하락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수험생이 어떻게 해야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공부에 매진할 수 있을까 하는 방안을 궁리할 때 한의학적 방법으로 청뇌법이 있어 ‘맑은 두뇌’를 끝까지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방법이 있다. 총명함이란 무엇인가? 한방에서 총명이란 ‘이총명목(耳聰冥沐)’에서 유래된 말이다. 곧, 보거나 들은 것을 오래 기억하는 힘을 뜻한다. 이총은 남의 애기를 정확하게 들을 줄 안다는 것이고 명목은 바로 본다는 뜻으로 총명하다는 것은 결국 배운 것을 올바르게 보고 듣고 파악해서 기억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왜곡과 선입견을 품지 않고 본래의 의미를 온전하게 파악하는 것으로 갑자기 천재 수재가 되는 방법이 아니다. 그러므로 총명은 약의 도움을 받는 영역이기보다는 타고난 것과 노력을 거듭해 얻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한방에서 총명탕이라 말하는 것은 두뇌를 총명하게 하는 것이 아닌, 가진 뇌의 기능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영양과 산
[우리문화신문=글ㆍ사진 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머루나무[학명: Vitis coignetiae]는 포도과의 ‘낙엽이 지는 넓은 잎 덩굴성 식물’이다. 목룡(木龍)이라고도 한다. 머루란 산포도의 총칭으로 머루속과 개머루속으로 크게 구분된다. 요즘은 머루포도로도 개량되고 있다. 머루나무와 비슷한 식물로는 잎 뒤가 초록색인 왕머루, 잎 뒤에 털이 있고 열매를 먹는 포도, 잎이 15㎝ 이하이며 5갈래로 나누어지는 까마귀머루, 잎이 갈라지지 않은 새머루 등이 있다. 한방에서는 산포도(山葡萄)란 이름으로 질병에 처방한다. 꽃말은 '기쁨, 박애, 자선'이다. 아기의 새까만 눈망울을 보고 사람들은 ‘머루알처럼 까만 눈’이라고 말한다. 북한말에는 아예 ‘머루눈’이란 단어가 사전에 올라 있다. 머루는 이렇게 작고 둥글고 까만 열매가 송골송골 송이를 이루며 열리는 우리 산의 대표적인 야생 과일나무다. 머루는 포도와 거의 비슷하게 생긴 형제나무며, 열매의 모습도 거의 같다. 열매의 크기는 머루가 더 작고 신맛이 강하다. 머루송이는 포도송이처럼 알이 고르게 박혀 있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이가 빠진 모습으로 흔히 만난다. 머루알은 처음에는 초록으로 시작하여 보랏빛을 거쳐 완전히 익으
[우리문화신문=양종승 박사] 우옥주(禹玉珠, 본명 李順愛, 여)는 황해도 옹진군 북면 화산동리에서 경신년(庚申年)인 음력 1920년 11월 17일 태어났다. 무남독녀로 태어나 무엇 하나 부족함 없는 유년 시절을 보냈다. 우 씨 할아버지는 고위 관직에 올랐고 증조부는 한의로 명성을 떨쳤다. 끝까지 가르쳐 보자는 어른들 욕심에 우옥주는 어린나이 6살 때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러나 여고 2학년 때인 17살 때 갑자기 마를 때로 마르면서 폐병 3기에 들어 곧바로 고향으로 돌아왔다. 병석에서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 즈음 집안에 갑자기 우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비 내리던 여름날 밤, 느닷없이 힘이 솟구친 우옥주는 옹진 진수대로 나가 죽은 송장을 파왔다.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 집에서는 신이 들려 그렇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렇지만 끝까지 무당 되는 것을 반대하였다. 무당 될 거면 집안 망신시키지 말고 칼이라도 물고 죽으라는 전주 이씨 가문의 저주에 아무런 인연도 없는 단양 우씨로 바꿨다. 그리고 무당이 되었고 병은 낳았다. 이때부터 이순애는 성과 이름을 갈아 우옥주가 되었고 나이 또한 다섯 살이나 늦도록 호적이 만들어졌다. 오갈 데 없는 우옥주는 최일리 만신을 어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아이들에게 삶의 으뜸 즐거움은 [맛있는 것을 먹는 것]일 것이다. 먹는 즐거움은 성인들도 가장 즐거움을 줄 수 있는 3대 욕구 가운데 하나지만 어린이에게는 유일무이한 절대 즐거움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고 먹는 것이 오히려 부담되면서 괴로운 아이들이 뜻밖에 많이 있다. 곧 때가 되어 식사할 때 힘들고 괴로워서 피하고 싶은데 엄마, 아빠의 강요아닌 강요에 의해 먹다 보니 책이나 텔레비전을 보는 즐거움을 병행해야 겨우 먹거나, 선물이나 손말틀(휴대폰) 게임 등 다른 기쁨을 줄 수 있는 당근을 제공해야 겨우 먹는 아이들이 있다. 특히 요즈음과 같은 시점에 코로나19와 오랜 장마로 외부활동을 제약받고 집에만 있다 보니 아이들의 식욕상태에 따라 그 격차가 좀 더 크게 벌어지게 되었다. 본디 식욕이 왕성하고 밥을 잘 먹던 아이들은 때가 되어 식사도 많이 하는데 견줘 군것질도 수시로 하고 운동량이 적다 보니 점점 살이 찌면서 코로나 비만으로 흘러간다. 이와 반대로 원래 식욕이 별로인 아이들은 그나마 활동성이 줄다 보니 없던 식욕이 더 줄어들고, 식사 리듬마저 흐트러지고, 즐거운 놀이 뒤의 잠깐 호전된 식욕마저 상실되어
[우리문화신문=글ㆍ사진 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종덩굴[학명: Clematis fusca var. violacea]은 미나리아재비과의 ‘낙엽이 지는 덩굴나무’다. 속명의 클레마티스(Clematis)는 ‘덩굴손’을 뜻한다. 다른 이름은 금착만, 좀덩굴, 제비종덩굴, 수염종덩굴 등으로 부른다. 한약명은 위령선(威靈仙), 조선철선연(朝鮮鐵線蓮)으로 약제로 처방 한다. 영명은 Violet, Stanavoi-clematis이다. 꽃말은 ‘정의’다. 우리나라 중부 이북 산에서 자란다. 탄력 있는 줄기는 반시계방향으로 선회한다. 잎은 마주 달리고 5∼7개의 작은잎으로 겹잎이며 끝의 작은잎은 흔히 덩굴손이 된다. 작은잎은 달걀 모양 또는 달걀 모양의 타원형이고 가장자리가 2∼3개로 갈라지는 것 외에는 밋밋하며 뒷면에 잔털이 약간 있다. 꽃은 7∼8월에 피고 검은 자줏빛이며 종모양이다. 잎겨드랑이에서 1개씩 밑을 향하여 달린다. 꽃대의 상부에 1쌍의 포가 달린다. 열매는 수과이며 편평한 타원형이다. 외관상 검종덩굴과 비슷하지만 화피의 표면에 털이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으아리, 참으아리, 큰꽃으아리, 사위질빵, 할미밀망도 모두 ‘위령선(威靈仙)’이라는 같은 이름의 약재로 쓴다.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일상의 회복과 자연과의 만남 세종의 사맛 곧 커뮤니케이션에 대하여 살피고 있는데 지금 한 나라의 사회와 세계적인 변화를 유도하고 있는 ‘코로나 19’와 연관 지어 세종 시절과 견주어 살펴보자. 지난 2월부터 전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코로나 19’는 한마디로 일상의 일탈로 평범하게 지내던 일상의 반란이라 칭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일상의 마비’인 셈이다. 일상의 마비란 무엇인가. 줄여서 말하면 첫째는 자연과의 통로가 막힘이요 둘째는 일상생활의 파괴다. 먼저 자연과의 괴리를 보자. 인간의 발전이라 하는 것은 자연을 개척하며 이루어 왔다.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무기, 병균, 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퓰리처상 수상작, 문학사상, 2013)를 보면 남미를 침공할 때 원주민 8만여 명 가운데 말과 총에 8천여 명이 죽고 나머지 95%의 사람들은 유럽사람들이 가지고 온 홍역, 천연두, 장티푸스에 감염되어 죽었다고 한다. 지금도 국지전과 세균에 의해 인간의 일상이 뒤틀리고 있는 점에서는 유사한 점이 많다. 인간 생활에 대한 명제로 첫째는 인간은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는 매일 길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느껴지면 ‘아 환절기가 다가오는구나, 비염으로 치료받고 있는 분들이 얼마나 영향을 받게 될까?’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계절을 감성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하는 한의사의 직업병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의 구분이 명확한 나라에는 사계절의 사이사이에 환절기가 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환절기는 추운 겨울에서 따뜻해지는 봄으로 가는 봄 환절기, 따뜻한 여름에서 서늘한 가을로 가는 가을 환절기가 있다. 이러한 환절기는 다양한 형태로 우리의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데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질환이 호흡기 질환이다. 그 가운데서도 비염이 영향을 크게 받는데 봄 환절기에 유독 심해지는 비염 유형은 알레르기성 비염, 가을 환절기에 유독 심해지는 비염 유형은 혈관운동성 비염이다. 요즘 만성 비염을 앓는 경우 대부분 알레르기성 비염이란 진단을 받지만, 실제 순수한 알레르기성 비염은 계절적으로 보면 봄에만 비염이 증상이 드러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특정 장소, 특정 상황에서만 드러나는 경우도 알레르기성 비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부분의 비염 환자들은 사계절의 구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신나무[학명: tataricum subsp. ginnala]는 단풍나무과 ‘낙엽이 지는 넓은 잎 키작은 나무’다. 나무 이름의 유래는 ‘맛이 시다’고 하여 붙였다는 설도 있고 옛사람들은 이 나무의 단풍 빛이 단연 돋보여 색목(色木)이란 한자의 발음이 우리말로 ‘싣’이 되었다는 추정도 있다. 동양 삼국에서 부르는 신나무 이름이 재미있다. 우리는 색목이지만 중국 이름은 ‘다조축(茶槭)’이다. 새싹을 차로 이용한 데서 나온 이름인 듯하다. 일본 이름은 ‘녹자목풍(鹿子木楓)’으로 나무껍질에 새끼 사슴처럼 얼룩이 있는 단풍나무란 뜻이다. 우리는 잎, 중국인들은 새싹, 일본인들은 줄기를 보고 이름을 붙인 셈이니 같은 나무를 두고도 보는 눈이 나라마다 이렇게 다르다. 한방에서는 다조아(茶條芽)란 약재명으로 처방한다. 영명은 ‘Amur maple’이다. 비슷한 종류로 시과(열매껍질이 자라서 날개처럼 된 것)의 각도가 넓게 벌어지는 것을 괭이신나무(for. divaricatum), 시과의 빛깔이 붉은 것을 붉신나무(for. coccineum) 등이 있다. 붉은색으로 물든 단풍이 매우 아름답다. 주로 관상용으로 심으며 목재는 기구재로 쓴다
[우리문화신문=양종승 박사] 만구대탁굿은 족보 있는 무당들에 의해 전승되어 왔다. 그 중심에는 황해도 신천에서 출생하여 7살 때 아버지를 따라 옹진읍 개울몰[堂峴里]로 들어와 살았던 김기백(남, 1893-1944) 나랏무당이 있다. 월남한 실향민들에게 전설적 무당으로 알려진 김기백은 1981년 한국일보가 격동의 시대를 살다간 위대한 한국인 연재에서 조선 무당으로 소개돼 그의 생애 일부가 세간에 알려지기도 하였다.(최성자, 「한국서민열전(國庶民列傳):격동의 근대를 살다간 위대한 한국인들-조선 무당 김기백(28)」, 한국일보 , 1981년 8월 2일) 곱상한 외모와 가는 몸매의 체형을 가진 김기백은 겉으론 보기엔 왜소하기 그지 없었지만 내적으로는 강한 의기와 투철한 애국심을 가졌던 조선 무당이었다. 옹진으로 이주한 어린 시절의 김기백은 아버지와 함께 만석꾼 집에서 종살이를 하였다. 14살 되던 해, 소 풀을 먹이러 나갔다가 바위에 걸려 뒤로 넘어져 기절하였다 깨어난 뒤부터 유식하고 영험한 소리를 하게 되었다. 주위에서 신이 내린 것 같다고 하였지만 김기백의 아버지는 남의 집 종살이를 할망정 광산 김씨 집안 망신은 안 된다며 아들의 신내림을 반대하였다. 그러나 결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하나님 전상서 하나님!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제가 오늘 긴히 아뢰고자 하는 말씀은 다름이 아니오라 가능하시면 저를 짐승으로 좀 만들어 주시옵소서! 사람의 몸을 하고는 하나님을 욕되게 하지 않을 수가 없고 또 죄짓지 않고는 정말이지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하오니 저를 불쌍히 여기사 부디 짐승으로 만들어 주시되 눈만큼은 사악하지 않게 순한 짐승이 되게 하옵소서. 남재만 시인이 하나님께 쓴 시로 된 편지 일부다. 평소에 멋진 글과 웃음으로 우리를 기쁘게 해 주셨던 시인! 비뇨기과 전문의로 자신의 이름으로 환자를 맞이한 원장! 이제 노후의 몸을 재활 운동으로 다스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미투 운동이나 성범죄를 미리 예감하고 자신을 다스렸을까? 차라리 짐승으로 살고 싶다던 그가 눈만큼은 사악하지 않고 순하게 만들어 달라는 했으니 그가 얼마나 순수한 시인이었을지 짐작이 간다. 누구나 읽고 들으면 알기 쉬운 시(詩)로 사랑을 받았던 비뇨기과 전문의였던 남재만 시인의 이야기다. 남 재 만* 성의학(性醫學) 상식을 담아 <성(性) 판도라의 상자>라는 맛깔 나는 문장으로 신문과 잡지에 연재하여 독자들의 넘치는 사랑을 받았던 비뇨기과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