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믿음이 소중한 시대 ‘코로나 19’ 사태는 단순히 사회적 변화가 아닌 시민의식, 경제 활동 등 전 영역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근접공간학(Proxemics)》에서 인간관계의 공간을 4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친밀한 공간, 개인적 공간, 사회적 공간, 공적인 공간이 그것이다. 여기에서 '공간'은 '거리'가 된다. 가령 친밀한 거리는 46㎝ 이내로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다. 연인이나 가족 이외에 허락 없이 누군가 그 영역 안으로 들어오면 본능적 거부감이 드는 거리다. 개인적 거리는 46~120㎝ 이내로 팔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로 평소 호감을 가진 지인들과의 관계다. 사회적 거리는 120~360㎝ 정도의 거리로 일로 만나는 관계인 2m 안팎이 여기에 속한다. 공적인 거리는 강연이나 행사 등 360㎝ 이상의 거리로 이성적 영역이다. (백영옥 참고) 온택트(연결) 시대 '코로나 19'가 발생하면서 이미 언택트(untact, 비대면)가 전반적인 산업에 문화로 스며들고 있었으나 이제는 다시 새로운 온택트(ontact) 시대가 오고 있다. 온택트(Ontact)란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더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보스포루스 해협과 성곽 역사적인 도시 이스탄불역에서 내리자마자 우리는 며칠 동안 쓸 교통카드를 53라리를 주고 샀다. 교통카드 하나로 지하철과 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지하철을 타고서 차량 내부를 살펴보니 우리나라 회사인 현대로템에서 만든 것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다. 지난 2005년에 이명박 서울 시장이 이스탄불을 방문했을 때에 서울의 교통시스템을 자랑하였고, 이스탄불 시장이 곧바로 서울의 통합 교통카드 제도를 도입하였다고 한다. 지하철에서 내려 로자 씨와 따님은 바로 숙소로 가고, 병산과 나는 시간 여유가 있어서 시내를 구경하고 저녁에 숙소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우리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따라 걸어갔다. 군사 요충지인 보스포루스 해협은 흑해와 마르마라해(海)를 잇고, 아시아와 유럽을 나누는 매우 좁은 해협이다. 해협의 길이는 30km며, 폭은 가장 좁은 곳이 750m이다. 해협의 깊이는 36~120m 사이이다. 우리가 깃발 들고 해변길을 따라 걸어가자 해수욕을 하거나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우리를 쳐다본다. 우리가 손을 흔들자 그들도 손을 흔든다. 나는 과거에 이 해협을 지나갔을 수많은 군인과 상인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함양 벽송사 삼층석탑 - 이 달 균 기실 나무는 탑이 되고 싶었고 탑은 한 그루 나무이고 싶었다 널 보며 또 다른 나로 돌아가고 싶었다 선 채로 천년을 살면 무엇이 보일까 키 세워 더 멀리 보면 무엇이 보일까 차라리 눈을 감아라 심안(心眼)마저 꺼버려라 벽송사(경남 함양군 마천면 광점길 27-177)는 혼자 가도 좋고 일행과 함께여도 좋다. 요즘은 제법 알려진 탓으로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기지 않아 고즈넉함은 덜 하다. 하지만 함양이야 어느 곳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곳이 아닌가. 개평마을이 그렇고 상림숲이 또한 그렇다. 오도재 지리산 제일관문을 지나면 마천면이다. 그렇게 벽송사에 닿는다. 벽송사는 조선 중종 때(1520년) 벽송 지엄선사에 의해 창건되었으며 서산대사와 사명대사가 도를 깨달은 유서 깊은 사찰이라 한다. 경내를 걷다가 “정진 중, 출입금지”라고 기와에 쓴 분필글씨를 보았다. 이 글을 보니 진정 “절 답다!”는 생각이 든다. 절은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정진하고 수행하는 도량임을 새삼 깨닫는다. 삼층석탑에 키를 맞추는 소나무는 굽어져 굄목이 고개를 받히고 있다. 나무의 끝가지는 탑을 향하고 있는데 탑은 짐짓 못 본 척 시침을
[우리문화신문=양종승 박사] 다리굿은 망자가 살아생전 지은 죄를 면하여 일곱 자 일곱 치 삼베나 무명천 또는 소창으로 된 저승다리, 수왕다리, 망자다리, 조상다리, 사자다리를 건너 ‘좋은 곳’으로 떠나보내는 평안도식 천도제이다. 그런데 망자가 ‘좋은 곳’ 즉 저승 안착을 위해선 살아생전 지은 죄에 대한 심판과 더불어 면죄부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열 명의 왕, 곧 시왕[十王] 전에서 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편에서는 수왕굿이라고도 부른다. 1966년 임석재, 장주근이 평안도 무당 정운학을 대상으로 조사 발간한 무형문화재지정자료 제24호 《관서무가》, 1978년 김태곤이 평안도 무당 정대복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펴낸 《한국무가집》 등에서 수왕굿이라는 이름이 쓰였음을 알 수 있다. 필자가 1979년 여름 평안도 무당 이선호와 정대복 등이 삼각산 전씨굿당에서 펼쳤던 굿판에 참관하였을 때도 이 망자 천도굿을 수왕굿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1985년 황루시 등이 펴낸 《평안도 다리굿》에서는 이 굿을 다리굿으로 이름을 붙였는데, 제보자는 1979년도 전씨굿당에서와 같이 정대복 만신이었다. 그런데, 황루시가 설명한 다리굿과 수왕굿의 차이는 양자의 굿이 죽은 망자를 천도하는 동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지방의 작용과 역할은 독특하다. 기본적으로는 세포를 구성하는 필수 지방산의 원료로서 몸의 바탕을 이루는 재료가 된다. 동시에 고효율의 에너지원으로 당과 전환되면서 몸에 비축하는 에너지가 된다. 이밖에도 몸의 윤활유가 돼 지용성 비타민(A, D, E, K)의 흡수를 위한 필요성분이 된다. 곧 몸의 어디에서나 꼭 필요한 존재이다. 이러한 필수 불가결한 지방이 소중함과 균형을 잃고 넘쳤을 때 우리 몸의 때가 되면서 몸의 순환을 방해하고 세포의 활동을 저해하면서 성인 질환의 진원지가 된다. 1. 해로운 포화지방과 이로운 불포화지방 지방은 지방산과 인지질 콜레스테롤로 구분할 수 있는데,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면서 가장 중요한 필수 지방산과 관련하여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으로 구분된다. 포화지방산의 정의는 일반적으로 상온에서 고체 상태로 있는 것을 뜻하며 대부분의 육류가 여기에 속한다. 다만, 육류 가운데 오리 그리고 생선은 제외된다. 그러나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의 이분법으로 모두 재단하면 안 된다. 곧 소고기는 포화지방이고 불포화지방산은 없는 것이 아니라 포화지방산이 절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돼지고기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으며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오늘은 앙카라에서 이스탄불까지 450km 거리를 기차로 이동하는 날이다. 우리는 아침 9시 40분에 앙카라역을 출발하는 기차를 타기 위해 지하철로 이동하였다. 역에 도착하여 우리는 터키 남부의 항구 도시 안탈리아에서 온 30살 터키 청년(Mr. Berker Ekmekci)을 만났다. 이 청년은 로자씨가 인도에서 SNS를 통하여 알게 된 친구인데, 원래 고향은 트라브존이다. 트라브존은 터키의 북쪽 해안에 있는 항구도시로서 흑해에 면해 있다. 이 친구는 지중해 항구도시 안탈리아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데, 휴가를 내어 고향에 왔다가 우리를 만나기 위하여 앙카라로 왔다. 이 친구가 우리에게 특별한 것은 그가 1986년 체르노빌(당시는 소련 영토, 지금은 우크라이나 공화국에 속함)에서 발생한 원전 사고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체르노빌에서 퍼져 나오는 방사능은 계속해서 주변의 공기와 물과 흙을 오염시키고 있는데, 오염된 물은 강으로 흘러들고 강은 흑해로 흘러들어 흑해가 방사능으로 오염되었다. 그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발생하고 3년이 지난 1989년에 태어났는데, 어머니와 그는 모두 암이 발생하여 평생 암과 투쟁을 하면서 살고 있다고 한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함박꽃나무[학명: Magnolia sieboldii K.Koch]는 목련과의 ‘넓은 잎 낙엽 지는 키가 작은 나무’다. ‘함박꽃나무’는 꽃의 형태가 함박꽃(작약)과 비슷하고 나무에서 달린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꽃이 함지박처럼 크고 탐스럽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지만, 흔히는 산에 사는 목련(木蓮)이란 의미로 산목련(山木蓮), 산목단, 개목련(제주)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야도초(野桃草), 합판초(合鈑草), 천금등(千金藤), 옥란화(玉蘭花), 신이(辛夷), 천녀화(天女花), 소화목란(小花木蘭), 대산연화(大山蓮花), 심산연화(深山蓮花), 함백이꽃, 함박이란 많은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한방에서는 천녀목란(天女木蘭)이라는 약재명으로 처방한다. 이름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에서는 산목란(山木蘭)이란 이름으로 국화(國花)로 지정되어 있다. 화단 정원수로 이용하면 좋다. 향이 많이 나 낮은 곳에 심으면 바람을 타고 향이 전해오기 때문에 되도록 낮은 곳에 심는다. 비슷한 종류로 잎에 반점이 있는 것을 얼룩함박꽃나무(for. variegata), 꽃잎이 12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한국공원은 매우 넓고 잘 가꾸어져 있었다. 무궁화 나무 줄기에 무궁화꽃이 만발하고 있었고 화단에는 키가 작은 금잔화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커다란 터기 국기와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4층탑 앞에 한국전에서 죽은 희생자의 명단이 기다랗게 새겨져 있었다. 참전비 앞쪽에 한국 참전의 내용이 간략하게 정리되어 검은 돌에 새겨져 있었다. 한국공원 관리소에는 ‘터키참전용사협회’라는 단체에서 만든 유인물이 비치되어 있었다. 다음과 같은 내용이 터키어와 한글로 기록되어 있었다. “... 1950년부터 1953년까지 치러진 한국전에서 21,212명의 터키군 병력이 참전하였으며 종전 이후에도 1954년부터 1971년까지 터키 정부는 한국에 터키군 병력을 계속 파병하여 UN군 임무를 수행하였습니다. 이렇게 한국에서 임무를 수행했던 터키군은 총 56,536명이며 전사자는 총 892명입니다. 한국전에서 터키군은 중공군과 수차례 전투를 벌였으며 그때마다 중공군을 격파하였습니다. 이 전투 중에 아래 4개 전투는 한국전의 흐름을 바꿔놓은 중요한 전투였으며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북한 청천강 유역의 군우리 전투 (1950년 11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해마다 6월이 되면 잊혀 지지 않는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남북의 동포가 서로 총뿌리를 겨누고 싸웠던 6.25 한국전쟁! 많은 가족이 죽고 헤어져야 했던 우리의 불행한 역사입니다. 전쟁이 아니라도 우리는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져야 했지만 전쟁과 이별은 깊은 상처와 함께 좀처럼 잊혀지지 않겠지요. 평화 민주주의자 고 함석헌 선생의 정신을 높이 받들고 따르고자 작은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려는 멋쟁이 시인이 있습니다. 남몰래 나눈 그 사랑의 흔적을 드러나게 밝힐 수는 없지만 자신의 능력만큼 이웃과 나누어가고 봉사하며 살아간다면 그는 분명 작은 한 알의 씨앗이지만 희망의 꿈을 이룰 것입니다. 시인은 시(詩)로써 사회를 밝히는 등불 같은 존재여야 하지만 작품 이전에 시인의 생각과 행함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작은 한 알의 씨앗이 되고자 하는 이상현 시인을 이야기합니다. --------------------------------------------------------------------------' 이상현* 많은 사람을 만나고 또 헤어지며 살았다 사랑한다 했었지만 물거품이 되기도 했고 잊으려 했었지만 잊지 못하는 인연도 있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진주 묘엄사터 삼층석탑 이 달 균 사람들아 제발 날 찾아오지 마시게 허허 내게 날개가 없는 줄 아시는가? 방금도 남해에 갔다가 덕천강에도 갔던걸 묘엄사터(경남 진주시 수곡면 효자리 447-1)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시원하다. 이곳은 서부경남을 대표하는 큰 인공호수인 진양호와 가깝다. 근처 마을들은 수몰되어 사라진 고향의 아픔을 함께한 기억도 있다. 진양호는 덕천강물을 가두었는데, 이로 인해 남강 주변의 물난리를 다스렸다. 가까운 곳에 대평마을이 있는데 풍부한 물이 있어 큰 들이 형성된 까닭이기도 하다. 부처님 세상은 이렇듯 거스르지 않고 따르는 자연스러움이 아닐까. 이런 곳에 석탑이 있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열 채쯤 되어 보이는 집들 사이로 삼층탑(보물 제379호)이 보인다. 이 탑은 고려 시대 화강암으로 만든 것으로 높이는 4.6m이다. 누가 갖다 놓았는지 석탑 1층에는 빛바랜 염주가 햇살에 익어간다. 주위에는 주춧돌과 석주, 부도의 덮개돌로 추정되는 팔각형의 석재가 흩어져 있어 사각사각 시간을 갉아먹고 있다. 대부분 석탑이 그렇듯 이 탑의 상륜부도 없어진 상태다. 하지만 뿌리 박혀 있다고 날개가 없을까. 우리들 몰래 남해바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