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부르트고 피가 나면서까지 쪼개서 만든 모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세모시 옥색치마 금박물린 저 댕기가” 김말봉 시, 금수현 곡의 가곡 “그네”의 가사입니다. 여기서 “세모시”는 “올이 가늘고 고운 모시”를 일컫지요. 이제 더위가 한창입니다. 이렇게 더위가 극성을 부릴 때 우리 겨레는 모시옷을 입었습니다. 모시는 모시풀을 껍질을 벗겨 재료로 하는데 태모시 만들기, 모시째기, 모시삼기, 모시굿 만들기, 모시날기, 모시매기, 모시짜기, 모시표백 따위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아름다운 모시 옷감이 탄생됩니다. 모시는 정성을 쏟아야 짤 수 있기에 밤낮 쉬지 않고 석 달을 일해야 한 필(약 21m)이 나온다고 하며, 또 모시는 계속 침을 발라가며 입이 부르트고 피가 나면서까지 쪼개고 또 쪼개야 하기에 한 필 만드는데 침이 석 되 들어간다고 할 정도로 모시는 여인네들의 정성이 밴 옷감입니다. 그 가운데 모시로 가장 유명한 곳은 충남 한산인데 실학자 이중환이 쓴 《택리지 擇里志》 북거총론편에 "진안의 담배밭, 전주의 생강밭, 임천과 한산의 모시밭, 안동과 예안의 왕골논"이라는 구절이 있을 만큼 예로부터 유명하였습니다. 이 한산모시 짜기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여름 전통옷감으로 역사적 가치가 높아 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