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때가 때라서 요즘 배곳(배곳)은 꼲기(평가)철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마다 느낌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겠지만 저는 아이들이 풀거리(문제)를 푸는 것을 보면서 서글픈 생각이 많이 듭니다. 옛날과 달라서 요즘 아이들은 외우고 있는 것도 많지 않고 글을 읽고도 뜻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책에 있는 것을 찾아 쓰는 것도 잘 못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그 아이들이 배곳을 마치면 영어를 배우러 가는 것을 보면 더 걱정스럽습니다. 그 아이들은 우리말을 더욱 알차게 배우고 익히는 것이 먼저인데 앞뒤가 안 맞아도 엄청 안 맞는 일을 하고 있으니 마음이 아픕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되풀이 되고 있는 까닭은 우리 갈배움의 풀거리(교육의 문제)를 가르치고 배우는 수(방법)에서만 찾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우리 삶과 멀뿐더러 일본 사람들이 뒤쳐(번역해) 만든 어려운 한자말로 된 알맹이(내용)가 더 큰 풀거리(문제)인데 말이지요. 그걸 풀거리(문제)라고 여기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 제가 제 가슴을 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저는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의 삶과 얼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는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박주가리[학명: Metaplexis japonica (Thunb.) Makino]는 박주가리과의 여러해살이 덩굴식물이다. 열매껍질이 바가지 모양을 하고 있어서 박주가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박주가리는 마치 남녀가 교접하듯 서로 부둥켜안고 자라기에 ‘교등(交藤)’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또 한나라 때부터 당나라 때에 걸쳐 월남에서의 중국 세력을 대표했던 곳, 즉 현재의 통킹, 예전에 구진으로 불리던 지역에서 많이 자라기 때문에 ‘구진등(九眞藤)’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지만, 약명은 ‘나마(蘿藦)’, 나마자(蘿藦子), 나마근(蘿藦根), 양각채(羊角菜)다. 줄기나 잎을 꺾으면 흰 즙이 마치 젖처럼 나온다. 그래서 ‘젓 같은 액을 가진 덩굴풀’이라는 뜻으로 ‘내장등(奶漿藤)’이라고도 하며, 잎은 심장을 닮은 하트 모양으로 뒷면이 분처럼 희어서 ‘흰반지덩굴풀’이라는 뜻으로 ‘백환등(白環藤)’이라고도 한다. 줄기를 자르면 흰즙이 나오고 열매가 길며 마디가 많이 있어 ‘작표(雀瓢) 또는 열매를 작표자(雀瓢子)’라 하였다. 또 세사등(細絲藤), 고환(苦丸), 환란(芄蘭), 새박덩굴, 새박, 새박뿌리, 박조가리, 노아등, 뢰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제 아침에는 날씨가 많이 추울 것이라는 기별을 듣고 옷을 따뜻하게 입고 나갔습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그리 춥지 않았습니다. 배곳으로 갈 때는 따뜻해서 좋았는데 안에 들어가니 더워서 윗도리는 벗어야했습니다. 추울 거라는 기별은 제가 사는 곳에는 맞지 않았었나 봅니다. 티비엔 경남교통방송 ‘토박이말바라기’ 꼭지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어제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많이 쓰는 들온말(외래어)과 다른 나라 말(외국어) 이야기를 했습니다. 몬(물건) 이름, 집 이름, 일터 이름은 말할 것도 없고 일을 할 때 서로 주고받는 말에도 넘쳐나는데 그것이 안 좋은 것이라 느끼지 못하고 쓰는 게 큰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는 둘레(환경)를 더럽히는 일을 하지 못하도록 법을 만들고 그것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에 맞는 값을 치르도록 하는 것처럼 우리말을 어지럽히는 그런 일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만들고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 값을 치르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토박이말을 지키고 가꾸는 일을 온 나라 사람들이 함께하는 자리느낌(분위기)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오늘 맛보여 드리는 토박이말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사마르칸트는 중앙아시아 고대 연구의 중심지로서 2001년에 <사마르칸트, 문화의 교차로>라는 제목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인터넷에서 사마르칸트를 검색해 보니 다음과 같은 정보가 나온다. 중앙아시아에서 오래된 도시들 가운데 하나다. 기원전 4세기에는 마라칸다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었으며 기원전 329년 알렉산더 대왕에게 점령되었다. 기원후 6세기에는 투르크인, 8세기에는 아랍인, 9~10세기에는 이란의 사만 왕조, 11~13세기에는 투르크계 종족들의 지배 아래 있다가 호라즘 왕국에 합병되었다. 1220년에는 몽골의 정복자 칭기즈칸에게 점령되고 호라즘 왕국은 멸망하였다. 1365년 아미르 티무르가 몽골 통치자들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킨 후 티무르 제국의 수도가 되었다. 티무르는 공공집회를 할 수 있는 모스크(mosque, 군사ㆍ정치ㆍ사회ㆍ교육 따위의 공공 행사가 이루어지는 건물)인 비비하눔과 자신의 능묘를 세우고 사마르칸트를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ㆍ문화 중심지로 만들었다. 1,500년 우즈베크인들에게 정복되었고 부하라칸국의 영토가 되었다. 18세기에 이르러 사마르칸트는 쇠퇴했으며 1720~1770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12 일어남 옮겨지다 흘러 들어가다 떨어지다 붙어살다 커짐 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우리나라의 발달 6-1’의 51, 52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51쪽 둘째 줄에 ‘일어남’이 있습니다. 요즘 배움책에서 ‘건국’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 것과 견주어 볼 때 아주 다른 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셋째 줄에 ‘옮겨지고’가 있습니다. 요즘에 흔히 쓰는 ‘이주되고’와 뜻이 비슷한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어서 나온 ‘흩어져 가기도’ 도 쉬운 말이고 여섯째 줄에 나오는 ‘흘러 들어갔다’는 흔히 쓰는 ‘유입되었다’는 말을 쉽게 풀어 쓴 말이라 더 반가웠습니다. 여섯째 줄에 있는 ‘떨어지고’는 ‘함락되고’라는 말을 많이 보고 들은 사람들에게 낯설어서 오히려 어렵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덟째 줄에 ‘다 떨어진 것은 아니어서’에서 보듯이 한결같이 쓴 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일곱째 줄에 나오는 ‘잡혀갔으나’도 ‘압송되고’라는 어려운 말을 쓰지 않아서 좋았고 아홉째 줄에 있는 ‘붙어살던’도 쉬운 말이라 좋았습니다. 열셋째 줄에 ‘새 나라를 세웠다’는 말도 ‘건국하였다’를 쓰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제 아침에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오자마자 옷 사이로 파고드는 차가운 느낌에 옷이 얇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들어가서 갈아입을 수도 없어서 뛰었습니다. 차가움을 덜 느낄 줄 알았는데 뛰어가며 맞는 바람이 더 차가웠습니다. 엎친 데 덮친다고 손헝겊을 넣지 않고 와서 슬픔이 아닌 시림의 눈물마저 닦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침모두모임도 있고 해야 할 일이 여러 가지였습니다. 아침에 일이 있어서 배곳에 못 오신다는 기별을 받고 마음은 더 바빴습니다. 빠지는 갈배움(수업)을 채워 주실 분들을 챙기는 일을 하는 분께 알리고 제 일을 하나씩 했습니다. 배곳 일부터 두 가지를 하고 나니 앞낮(오전)이 훌쩍 지났습니다. 낮밥을 먹고 다른 일을 챙겼습니다. 그위글(공문) 보내기와 보낼 글을 챙기다가 다 못하고 일꾼모임을 해야 했습니다. 일꾼모임을 하고 나니 마칠 때가 되어서 하기로 되어 있던 모임에 갔습니다. 늘 같이 일을 하면서도 함께 밥을 한 끼 먹기도 쉽지 않은 사람들이 오랜만에 모였습니다. 맛있는 것을 먹으며 배곳 일과 아랑곳한 이야기와 저마다 살아온 이야기를 하면서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만나고 보면 멀지 않은데 만나지 않아서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우리들의 옛말에 “곰이 옥수수따기”라는 이야기가 있다. 곰이 옥수수밭에 들어가서 옥수수를 따는데 오른발로 딴 이삭을 왼쪽 겨드랑이게 끼고 나서 왼발을 들어 한 이삭을 따려하니 그 겨드랑이에 끼어있던 먼저 딴 옥수수가 빠져버리는데 그러자 다시 오른발을 들어 또 다른 이삭을 따서는 왼쪽 겨드랑이에 낀단다. 곰이 이렇게 온 하루 온 밭을 다 헤매며 옥수수를 따도 결국에는 한 이삭만 들고 간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온 하루 옥수수밭 한 뙈기를 다 버려놓고 나서 달랑 한 이삭만 들고가는 곰, 뒤뚱뒤뚱 걸어가는 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어처구니없어 “참, 미련한 곰이구나.”하고 제 딴엔 개탄하는 이가 있다지만 그것은 그 사람이 아직 세상 돌아가는 리치를 잘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만약 정말 하느님이 계시여 하늘에서 곰이 옥수수를 따는 모양을 굽어본다면 “그 자식 참 귀엽구나.”라고 하시며 빙그레 웃으실 것이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리치를 곰만이 먼저 깨닫고 그대로 행하기 때문이다. 이는 “량손의 떡”이라는 말에 이어지는데 욕심스레 량손에 모두 떡을 쥐고나면 이제 또 다시 무엇을 더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두 손아귀에 모두 무엇인가를 꽉 움켜쥐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또 한 해가 저무는 12월입니다. 세상은 복잡하고 시끄러워도 또 수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주저앉아 포기하지 않고 우리 함께 여기까지 무사히 왔습니다. 시작만큼 중요한 일은 마지막을 잘 마무리하는 일이겠지요. 저마다 노력하신 만큼의 성과와 보람 있으시길 바랍니다. 세상에 맛없는 음식이 있으랴만 농부의 수고로움을 기억하고 정성으로 음식을 만들어주는 고마움을 안다면 밥알 하나라도 꼭꼭 씹어 먹어야 하겠고 함부로 할 수가 없는 일입니다. 또 우리가 수없이 만나고 헤어지는 인연 속에서도 함께했던 어느 한 사람의 따뜻함은 오랜 그리움으로 기억되겠지요? 이번에는 <진또배기>라는 상호를 가지고 닭요리 전문점을 경영하는 시인 이태종 씨의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한때는 영세 음식업주들의 권익보호에도 앞장섰던 분입니다. 어떻게 하면 맛있는 음식으로 손님을 맞을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멋있는 모습으로 자신의 인생을 가꾸어 갈까요? 생각해 보니 뭐 그리 복잡한 일도 아닌 것 같습니다 정성을 다하는 것이며 처음처럼 사랑하는 일이 아닐까요? 이 태 종* 생각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지난 닷날(금요일)은 진주교대에서 열린 말나눔 잔치(학술 발표회)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진주’와 아랑곳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배곳 일을 마치고 가는 바람에 다 듣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제가 가장 마음이 가는 ‘노래’와 아랑곳한 말씀을 해 주신 송희복 교수님 말씀을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우리 고장에서 나온 노래, 소리꾼 이야기와 더불어 듣기 어려운 노래를 들려주시기도 했고 몸소 불러 주시기도 해서 더 좋았습니다. 이야깃거리를 모아 묶은 책을 보니 앞서 말씀을 하신 ‘진주소년문예운동’과 아랑곳한 글에 진주에서 만들어 꾸렸던 여러 모임 이름에 ‘새힘’, ‘새틀’, ‘새싹’, ‘동무’와 같은 토박이말이 많이 나와 참 반가웠습니다. 그 분들이 쓰신 가락글(시)에도 ‘동무’라는 말을 비롯해 여러 가지 토박이말이 많이 나왔는데 요즘과 적는 수(표기법)가 다른 말이 많았습니다. 몰랐던 것을 새로 알 수도 있고 찾아서 보거나 듣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참 좋은 자리인데 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함께했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고장 아이들이 우리 고장을 잘 알도록 도와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산청 내원사 삼층석탑(보물 제1113호) - 이 달 균 탑은 뒷짐 지고 걷고 절은 짐짓 못 본 척 한다 때 이른 산천재 남명매 진다고 그래도 비로자나불 아는 듯 모르는 듯 부처는 바다를 보고 보살은 안개를 본다 물은 갇혀 있어도 연꽃을 피워내고 흘러서 닿을 수 없는 독경소리 외롭다 산천재에 가니 조식 선생 안 계시고 남명매만 피어 있더라. 아니다. 눈으로만 보면 꽃만 보일 것이고, 심안(心眼)으로 보면 글 읽는 선생도 뵐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난 결국 꽃만 보고 나왔다. 그리고 곧장 내원사 간다. 반갑다. 저만치 석탑이 걸어온다. 낮술 한 잔 했는지, 봄볕에 그을린 탓인지 탑은 약간 불콰해 보인다. 아지랑이 속에 흔들거리며 걸어오는 탑의 몸짓을 절은 짐짓 못 본 체한다. 비를 머금었는지 축축한 안개가 내려왔다. “바다를 보았느냐?” “아니오, 안개를 보았을 뿐이오.” 안경을 닦아 보았지만, 시야는 흐려 있었다. 그래, 맑은 물이 아니어도 연꽃은 핀다. 그렇게 날 위무하고 내원사를 나왔다. (시인 이달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