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스크리트어와 무한한 시간 '대길상에너지' 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이제 더 이상 물러갈 곳이 없는, 한해의 끝이다. 한해 끝자락에 서면 마음이 허(虛)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지난 3년 동안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에 시달렸던 사람들에게 올해는 더없이 상쾌하고 즐거워야겠지만 복잡다단한 나라 안팎 여건 속에서 불황의 그림자까지 드리운 상황이다 보니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어깨가 더욱 처진 느낌이다. 생기(生氣)를 잃어가고 있다는 표현이 바로 이런 모습일 것이다. 무엇인가 이들에게 기(氣)를 채워줄만한 것은 없을까 싶을 때에 눈에 확 띄는 전시회가 있어 다녀왔다. 서울 법련사 불일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대길상 에너지 전>이란 이름의 전시회가 그것인데 작품을 그린 분은 능허 김성종 스님이다. 전시된 작품들을 보면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붓으로 터치해서 그린 그림이 아니라 놀라고, 언뜻 자수로 한올 한올 수놓은 것인가 싶어 바짝 다가서서 보면 그것도 아니라 놀란다. 그러면 무엇으로 이 그림들을 그린 것일까? 그런 의아함으로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작품 하나하나에 쏟은 작가의 공력에 다시 한번 놀란다. 한올 한올, 누에고치가 비단실을 자아내듯 수많은 선과 선들이 지나간 자리마다 생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