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니 로저스에게 부ㆍ명예를 준 <레이디>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좀 먹어둬라. 너라도 기운 차려야 한다.” 그는 몰라보게 핼쑥해져 있었다. 수염은 한 뼘이나 자라있었고 광대뼈는 쇠무릎 같은 몰골로 고기를 마분지 씹듯 하고 있었다. 나는 그의 고기 먹는 양(量)을 알아도 너무나 잘 안다. 그는 한 자리서 돼지갈비 5~6인분 정도는 간식 취급하는 마귀였다. 한 번은 내기당구에서 진 내가 그와 고깃집에 갔다가 평생 지울 수 없는 쓰라린(?) 경험을 하게 된다. 그의 입을 상식으로 접근하면 크나큰 오산이다. 그는 주먹 크기도 보통 남성의 두 배나 되는데, 그의 “선방”에 나가떨어지지 않은 이가 없다는 무용담이 그가 사는 도시에 전설처럼 내려온다. 그는 놀랍게도 턱관절을 분리해 그 큰 주먹이 다 들어가는 입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마치 자기 머리통의 몇 곱절이나 되는 알을 꾸역꾸역 입안에 집어넣는 뱀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가 간다. 그런 그가 상추 대여섯 장을 그 큰 손바닥에 포개놓고 고기를 수북이 올려 아귀 같은 입 속으로 집어넣는 모습을 상상해 보시라! 내 돈 나가는 처지에서 어찌 이빨 부딪는 소리가 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날 나도 밑지지 않으려고 실성한 듯 먹어 댄 결과, 계산서에는
- 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 2022-12-13 1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