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주변을 살펴 보면 돈이라는 안경을 통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 많고, 또한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사람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기 어렵다. 이러한 사람은 산을 ‘광물을 캐낼 수 있는 광산’으로 볼 것이며, 강물을 바라볼 때에 ‘강가에 매운탕 집을 차리면 돈벌이가 될까’하고 생각한다. 또한 물을 수자원으로, 나무를 산림 자원으로 보며, 심지어는 사람을 소중한 인격체라기보다는 인적 자원으로 볼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나는 교육부를 교육인적자원부라고 개명했을 때에 크게 개탄한 적이 있다.) 경제라는 관점에서만 세상을 보고 살아가는 사람은 산이 주는 의미, 물이 가진 또 다른 의미를 놓치기 십상이다. 산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달리 설명할 길이 마땅치 않다. 그저 산에 들어가 보는 수밖에. 산과 계곡에 관한 재미있는 문자 풀이를 본 적이 있다. 仙(신선 선)이란 사람 인 변에 뫼 산으로, 산에 있는 사람이다. 俗人(속인)이라는 단어에 나오는 俗(풍속 속)이란 사람 인 변에 골 곡(谷)으로서 사람이 산에서 내려와 골짜기에 있는, 곧 다시 말해서 마을 또는 도시에 사는 것을 나타낸다. 사람이 도시를 떠나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들어가는 말: 이 글은 필자가 쓴 수필집 《어느 환경주의자의 생명사랑 이야기, 2003, 그물코 출판》에 실렸는데, 우리문화신문의 독자를 위하여 3회에 걸쳐 소개하려고 한다. 나의 전공 분야는 물, 그 가운데서도 수질 관리다. 물의 과학적인 측면은 내가 공부하는 분야지만 물의 철학적인 의미 또한 나의 관심사다. 그래서 노자⟪도덕경⟫제8장에 나오는 ‘상선약수(上善若水)’, 또는 ⟪논어⟫의 <옹야편>에 나오는 ‘요산요수(樂山樂水)’의 뜻을 찾아보기도 했고, 법(法)은 물 수(氵)변에 갈 거(去), 곧 물이 가는 것이 법이라는 해석 등을 연구해 본 적도 있다. 또한 우리나라 남부 해안 지방에는 물을 숭배하는 물 종교 신자가 상당수 있다는 것을 조사해 본 적도 있다. 나는 신문이나 잡지 또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물이라는 말이 나오면 보통 이상의 관심이 간다. 전공은 속일 수가 없는 것이다. 이제는 돌아가신 성철 스님이 언젠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유명한 말씀을 하셨다. 나는 오랫동안 “물은 물이로다”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궁금했다. 내가 교육받은 대로 형식 논리를 따라 과학적으로 생각할 때 물은 물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