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임세혁 교수] 2012년 10월 6일 자 빌보드 차트 순위에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2위에 기록되었다. 그리고 8년 정도가 지난 2020년 9월 5일 방탄소년단의 <Dynamite>가 빌보드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하였다. 우리랑은 다른 세계라고 생각했던 미국의 빌보드는 이제 한국 음악 시장의 가시권에 들어오게 되었고 김치와 태권도만이 우리나라를 대표했던 과거와 달리 K-POP이라는 우리의 대중음악으로 외국에 우리를 나타낼 수 있게 되었다. ‘임세혁의 K-POP 서곡’은 아무것도 없는 맨땅 위에 치열하게 음악의 탑을 쌓아서 오늘에 이르게 만든 음악 선학들의 이야기다. 생각해 보면 80~90년대만 하더라도 음악은 어느 정도 수준에서는 공급자 중심이었던 것 같다. 라디오에서는 진행자가 선곡해 주는 음악을 들어야 했으며 레코드판은 바늘을 한번 올리면 중간에 멈춤 없이 끝까지 들어야만 하는 구조로 되어 있었고 길거리에서는 음반 가게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와 일명 길보드라 불리던 리어카 카세트테이프 판매 노점들에서 나오는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이런 까닭으로 당시에 길거리를 걷다 보면 가게마다 같은 노래가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 12일 차, 2024년 5월 19일, 일요일 숙박 : 카스(카슈가르) 喀什努尔兰大饭店 151-09050886 기온 : 18°~30°(황사), 이동 거리 : 484km 우리 답사회의 마무리 일정이 다가 온다. 오늘은 카스(카슈가르)까지 이동하는 날이다. 새벽 6시 20분 출발한다. 호텔 주변 포장마차가 장사하고 있다. 진풍경이다. 북경시간에서 3시간 빼면 새벽 3시라고 보면 된다. 새벽인데 백야 현상이 같이 흐린 하늘처럼 뿌옇게 보인다. 야커쑤시를 20km쯤 빠져나오니 도로변 나무가 사라지고 황량한 사막이 이어진다. 서역으로 가는 도로가 일직선으로 끝없이 펼쳐진다. 고속도로에 인접하여 국도와 철도가 있어 화물 열차가 셀 수 없이 많은 차를 연결하고 간다. 대륙의 규모가 놀랍다. 중국이 몇 년 만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온 것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타클라마칸 사막 북쪽 천산 아래로 이어지는 메마르고 황량한 사막길에 고속도로를 만들어 현대의 실크로드 여행자는 쉽게 사막을 건너간다. 중국의 가장 서쪽 파키스탄, 인도,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키르키즈스탄 5개국이 인접한 카스시 향비묘(470km)를 찾아간다. 사막 도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거짓말'은 왜 하는 것일까? 거짓말의 첫걸음은 스스로를 지켜서 살아남으려는 마음에서 비롯한다. 사람뿐 아니라 목숨 있는 모든 것은 배우지 않아도 스스로를 지켜서 살아남으려고 안간 힘을 다한다. 그런 안간힘으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마땅한 길을 찾아 익히며 살아남는다. 거짓말은 사람이 스스로를 지켜서 살아남으려고 안간힘을 다하며 찾아낸 속임수 가운데 맨 첫걸음이다. 사람은 세상으로부터 저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알아차린 때에 무엇보다 먼저 거짓말을 방패로 삼는다. 세상이 저를 못살게 군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사람은 맨 먼저 거짓말이라는 속임수로 스스로 지키려 든다. 이러한 것은 말을 마음대로 하고 들을 수 있으며 집 밖에 나가서 이웃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세상이 무섭다는 것을 배우는 때, 곧 너덧 살 때부터 비롯한다. 그러나 거짓말은 이런 첫걸음에서 그치지 않는다. 거짓말의 둘째 걸음은 속임수가 먹혀들어 갔을 적에 돌아오는 야릇한 기쁨을 맛보려는 마음에서 비롯한다. 견디기 힘든 어려움이나 참기 어려운 괴로움에 빠져 헤어날 길이 없을 적에, 세 치 혀로만 내뱉는 손쉬운 거짓말 한마디로 거뜬히 거기서 벗어 나면 그때 돌아오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지구는 쉬지 않고 태양 주위를 돌고 세월은 계속 흘러갔다. 어제는 처음으로 산수유가 핀 걸 보았다. 겨울이 물러가고 봄이 오면서 꽃이 피는 순서가 있다. 제주도에서는 겨울에도 동백꽃을 볼 수 있지만 중부지방에서는 동백나무를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중부지방에서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꽃은 어름새꽃(복수초)이다. 어름새꽃은 나무가 아니고 풀인데, 흔히 볼 수 있는 꽃은 아니다. 어름새꽃은 키가 아주 작고 꽃잎은 노란색인데, 겨울의 끝자락에 눈이 녹을 무렵 눈 속에서도 피어난다. 어름새꽃에 이어 매화가 핀다. 매화는 눈 쌓인 가지에서도 피어서 설중매라는 말도 있지만 김 교수가 사는 서울에서는 흔하지 않다. 춘분 무렵 전남 광양의 매화마을에 가면 하얗게 핀 매화꽃을 원 없이 볼 수 있다. 약간 푸른 빛이 도는 청매화도 매화마을에는 많이 있다. 봄이 되어 산에 가면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꽃이 생강나무다. 작은 노란색 꽃이 나뭇가지에 다닥다닥 달려있다. 아직 다른 나무들은 헐벗은 상태로 있고 나뭇잎이 나오기 전이라서 노란 꽃이 핀 생강나무는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띈다. 생강나무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생강나무 꽃과 비슷하게 산수유가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 11일 차, 2024년 5월 18일, 토요일(전용 버스) 숙박 : 야커쑤 阿克苏华龙酒店 0997-6755999 기온 : 17°~35°(황사), 3시간 시차 이동 거리 : 305km 도로 물청소 차량이 다니고, 전기차가 많이 보인다. 일반도로 좌우로 나무를 심었는데 미루나무가 주종으로 밭을 만들어 물을 대고 5줄로 심었다. 큰 나무는 15~20m 정도 자랐고 나무와 나무 사이로 밭을 경작하고 사막의 바람과 먼지를 막아준다. 오아시스를 만드는 노력이 대단하다. 키질천불동 입장권을 사고 굴로 들어 가는데 입구 계단 아래에서 직원들이 물과 카메라를 못 가지고 가게 한다. 슬기말틀(스마트폰)은 입장이 가능한데, 카메라를 보관소에 맡기고 들어가라고 한다. 사진을 찍지 말라고 취한 조치인데. 참 어이없다. 카메라를 따로 보관하라니, 도록을 팔기 위하여 카메라를 압수하다니…. 참 어이없다. 후진국을 면하지 못하는 행위이다. 기분이 나빠서 도록을 사지 않았다. ○ 키질천불동(克孜尔千佛洞 17굴 벽화) : 구마라습(鳩摩羅什, 344~413년) 인도의 승려로 구자국에서 대승교 포교 활동을 벌였다. 인도말로 된 경전을 중국어로 번역한 ‘색즉시공 공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가시버시'는 요즘 널리 쓰이지 않는 낱말이다. 그런데 누리집에 가 보면 이것을 두고 말들이 없지 않다. 우리 토박이말을 알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주 쓰지 않는 토박이말이 이야깃거리가 되어서 그런가 보다. 이것은 참으로 반가운 노릇이다. 그런데 누리집에서 오가는 말들이 국어사전의 풀이 때문에 큰 잘못으로 빠지는 듯하다. 낱말의 뜻을 국어사전이 잘못 풀이하면, 그것은 법률의 뜻을 대법원이 잘못 풀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바로잡을 길이 없다. 그런데 '가시버시가 바로 그런 꼴이 되어 있다. 말이니 하는 것부터 잘못 짚은 것이다. 알다시피 우리는 상스러운 말과 점잖은 말을 가려 써야 한다는 가르침을 줄곧 받았고, 두 국어사전에서 말하는 '속되다', '낮잡다'는 것은 곧 상스럽다는 뜻임이 틀림없다. 그러니까 '부부'는 점잖은 말이거나 적어도 여느 말인데, '가시버시'는 그것을 속되게 이르거나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참으로 커다란 우리네 마음의 병집이 감추어져 있다. 국어사전이나 국어 교사가 점잖은 말이니 부지런히 익혀 쓰라고 가르치는 낱말은 모조리 중국에서 들여온 한자말이고, 속되고 낮잡고 상스러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너무 심각한 이야기만 하니 술맛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김 교수는 화제를 돌리기 위하여 미스 최에게 보스에서 친구를 사귀었느냐고 물었다. 보스에는 3총사가 있단다. 현주하고 미경이하고 자기가 손님들이 자주 찾는 세 사람이란다. 현주는 고등학교 교사인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집안이 기울고, 그야말로 먹고 살기 위하여 이곳에 나온 아가씨다. 가정교육을 잘 받아서인지 성격도 좋고 예절도 바르고, 또 미인이란다. 그래서 제일 먼저 17평 아파트를 장만하여 자기가 속으로 매우 부러워하였단다. 그러면서 내가 집을 사면 17평보다는 큰 집을 사리라 결심했는데, 이번에 산 연립이 18평이라면서 웃는다. 여자들은 별걸 다 비교하고 질투를 하는가 보다. 미경이는 다른 곳에 있다가 1년 전에 이곳으로 왔는데, 미인인 데다가 남을 잘 도와주는 성격이란다. 세 사람 가운데 나이가 제일 많아서 말하자면 언니로서 인생 상담도 해 주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알게 모르게 도와주는데, 정작 자기는 돈을 모으지 못하고 옷 사는데 돈을 다 써버린다고 한다. 미경이는 예쁜 옷을 보면 값이 얼마이든지 꼭 사야만 직성이 풀리는 못 말리는 성격이 있어서 문제란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할말’과 ‘못할말’은 국어사전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국어사전에 올라야 마땅한 낱말이다. 왜냐하면 우리 겨레가 오래도록 입말로 널리 썼을 뿐만 아니라, 말살이의 종요로운 가늠으로 여기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할말’과 ‘못할말’이 가려지는 잣대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사람을 어우르는 사랑’이다. 그것에 맞으면 ‘할말’이고, 어긋나면 ‘못할말’이다. ‘사람을 어우르는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람이 동아리를 이루어 살아가는 곳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얽히고설켜서 겨루고 다투고 싸우기 마련이다. 그런 겨룸과 다툼과 싸움에는 사랑과 미움이 또한 얽히고설키게 마련이다. 그러면서 서로 사랑하며 마음이 맞으면 모여서 어우러지고, 서로 미워하며 마음이 어긋나면 갈라서고 흩어진다. 이럴 때 사람의 한마디 말이 멀쩡하던 사이를 갈라놓기도 하고, 갈라진 사이를 다시 어우르기도 한다.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 말이 ‘못할말’이고, 사람 사이를 어우르는 말이 ‘할말’이다. 삶의 동아리에서 사람들이 어우러져 하나를 이루는 것보다 더 값진 노릇은 없다. 그 때문에 말살이에서 ‘할말’과 ‘못할말’을 가리는 일보다 더 무겁고 어려운 것은 없다. 비록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택시 기사 아저씨 말에 따르면 최근에 팔당댐 상류 경치 좋은 곳에 카페와 러브호텔이 많이 들어섰다고 한다. 분위기를 살리기 위하여 이국풍으로 화려하게 실내장식을 하고, 벽에는 원적외선이 나온다는 황토를 바른 집도 있다. 자연미를 살리기 위하여 통나무로 집을 짓기도 하고, 온갖 기화요초를 가져다가 정원을 꾸민다. 이러한 찻집 겸 음식점이 낮에는 온통 아줌마들로 꽉 찬다고 한다. 아침에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남편 직장가고 나면 딱히 할 일이 없다. 그래서 유한마담들은 동창끼리, 친구끼리, 교회의 집사님들끼리, 같은 계꾼끼리 몰려다닌다. “누구에게 들었는데, 어디가 분위기가 이색적이고 음식이 맛있다더라. 이번에는 거기 한번 가 보자”라는 식으로 전화하며 몰려다닌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처럼 한낮의 고급 음식점에 여자들이 꽉 차 있는데, 유일하게 청일점(靑一點)이 있단다. 그게 누구냐면, 교회의 목사님이라고 한다. 낮시간의 교회 모임에는 모두 여자들이 나올 테니까, 말이 된다. 아, 목사님은 좋겠네요. 맨날 예쁜 아줌마들 사이에 끼어 분위기 좋고 경치 좋은 음식점에서 식사를 즐기니까. (이 시절은 외환위기-IMF 전이었다.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 파랗다 :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 새싹과 같이 밝고 선명하게 푸르다. · 푸르다 :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 풀의 빛깔과 같이 밝고 선명하다. - 《표준국어대사전》 ‘파랗다’와 ‘푸르다’가 헷갈린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1924년에 나온 윤극영의 노래 <반달>은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하고 나간다. 이때 벌써 하늘을 ‘푸르다’라고 했다는 소리다. 그래서 《표준국어대사전》도 ‘파랗다’를 곧장 ‘푸르다’라고 풀이한 것이다. 또 ‘푸르다’는 ‘파랗다’를 풀이한 그 소리를 거의 그대로 옮겨 놓고 있음을 알겠다. 그러나 ‘파랗다’의 풀이에서는 ‘맑은 가을 하늘’까지만 맞다. 바다도 ‘깊은 바다’는 아니고 얕은 바다라야 ‘파랗다’라고 할 수 있다. 깊은 바다라면 ‘새파랗다’ 아니면 ‘시퍼렇다’라고 해야 한다. ‘푸르다’의 풀이에서는 ‘풀의 빛깔과 같이’만 맞다. 그래서 ‘파랗다’의 풀이에 ‘새싹과 같이’는 ‘푸르다’ 쪽으로 옮겨 써야 하고, 마찬가지로 ‘푸르다’의 풀이에 쓰인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는 ‘파랗다’ 쪽에서만 써야 마땅한 것이다. 알다시피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