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일취스님(철학박사)] 초봄부터 산과 들에는 갖가지 꽃들이 피고 진다. 시기에 따라 전국 곳곳에서는 꽃 잔치가 요란하다. 도심 길가에도 어느 한 곳 빈 데 없이 깔끔하게 다듬어진 꽃길이 행인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꽃과 사람! 꽃과 사람의 관계는 깊은 것임을 말해주는 것일까? 꽃이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인지, 사람이 꽃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물음에 답을 내리기가 묘연(杳然)할 지경이다. 하지만, 분명 사람이 꽃이 좋아 꽃을 탐하는 마음은 숨길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본다면 꽃의 처지에서는 꽃이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사실 꽃이 아름답게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환심을 사고, 사랑을 얻기 위해서 아름답게 핀다고 보기보다는, 꽃들은 그들만의 꿈을 가지고 독특한 세계를 꾸미며 생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인간의 생각과 관계없이 그들만의 자유로운 세계에서 어느 곳 가리지 않고 다채로운 형상과 향기 그리고 아름다움을 뽐내며, 자연과 순응하며, 생명의 생존법칙에 따라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사람이 보고 안 보고 상관없이 ‘아름답다’, ‘추하다’라는 분별과 차별에도 휘말리지 않고 그 어느 곳에서나 다소
[우리문화신문=일취스님(철학박사)] 안치환의 노래 가운데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가 있다. 노래 가사가 애정이 넘치고 사랑스럽다. 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사람은 알게 되지 음~ 알게 되지 내내 어두웠던 산들이 저녁이 되면 왜 강으로 스미어 꿈을 꾸다 밤이 깊을수록 말없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부둥켜안은 채 느긋하게 정들어 가는지를 으음~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본 사람은 알게 되지 음~ 알게 되지 그 슬픔에 굴하지 않고 비켜서지 않으며 어느결에 반짝이는 꽃눈을 닫고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어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이 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 사람 누가 뭐래도 그대는 꽃보다 아름다워 (아래 줄임) 다정한 연인끼리의 애정행각과 환상의 세계를 그림으로 펼치듯 그 감정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라고 비유하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가사 내용에 꽃과 만난 적도, 꽃이 나라고 모습을 드러낸 적도, 꽃과 사람의 장단점을 대조하여 나타낸 근거도 없다. 하지만 어떤 발상에서인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했다. 꽃의 우월성을 말하기 전에 꽃은 꽃일 뿐, 인간과는 별개가 아닐까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