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동지를 팔아먹지 마라 결코 팔아먹지 마라 혼절 속에 들려오던 아버님 말씀 새기던 나날 광야의 육사도 그렇게 외롭게 죽어 갔으리 뼈 삭는 아픔 숯 검댕이 영혼 부여잡으면서도 그러나 결코 비굴치 않았으리라 먼데 불빛처럼 들려오는 첫 닭 우는 소리를 어찌 육사 혼자 들었으랴. - 이병희(1918~2012) 애국지사 시 가운데- 동포들아 자유가 죽음보다 낫다 목숨을 구걸치 말고 만세 부르자 졸업장 뿌리치고 교문 밖 뛰쳐나온 열일곱 소녀 무안거리 가득 메운 피 끓는 심장소리 뉘라서 총칼 겁내 멈춰 서랴 항구의 봄바람 머지않아 불어오리니 삼천리 금수강산에 불어오리니 -김귀남(1904~1990) 애국지사 시 가운데- 의성 김 씨 김진린의 귀한 딸 시집와서 남편 이중업과 두 아들 동흠 중흠 사위마저 왜놈 칼 맞고 비명에 보낸 세월 쉰일곱 늘그막에 기미년 안동 예안 만세운동 나간 것이 무슨 그리 큰 죄런가 갖은 고문으로 두 눈 찔려 봉사 된 몸 두 번이나 끊으려 한 모진 목숨 11년 세월 그 누가 있어 한 맺힌 양가(兩家)의 한을 풀까? -김락(1863~1929) 애국지사 시 가운데- 이 시들은 필자가 지난 십수 년 동안 여성독립운동가들을 기리며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하늘이 내린 인연”이라는 어여쁜 꽃말을 지닌 연보랏빛 비비추꽃이 병원 뜰에 활짝 피어있는 어제(20일) 낮 3시, 여성독립운동가로 유일하게 생존해 계시는 오희옥 지사를 뵈러 서울중앙보훈병원에 다녀왔다. 지난 4월 18일의 면회일로부터 두 달 만에 찾아뵌 오희옥 지사는 그때보다 건강이 다소 안 좋아 보여 가슴이 철렁했다. 함께 한 아드님의 이야기는 그동안 오희옥 지사께서 무릎 통증을 완화시키려는 목적으로 맞은 근육통증 완화 주사 이후 상황이 안 좋아서 근 한 달여간 고생하셨다고 한다. 그러는 바람에 날마다 받던 물리치료를 지난 6주 동안 받지 못했으며, 그 영향인지 오희옥 지사께서는 평소 면회 때와는 달리 휠체어가 아닌 침대에 누운 채로 면회 장소인 병원 로비로 나오셨다. 간병인의 말에 따르면 과거, 기자가 찾아뵙기로 한 날은 아침부터 기분이 들떠 계시며 기다리다가 휠체어를 타고 병원 로비에서 마주치면 손을 흔들며 기뻐하는 기색이 역력했었는데 어제는 침대에 누운 채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아직 병실 면회가 재개 되지 않아 병원 로비에서 면회를 해야하는 실정이다. 오희옥 지사께서는 병원 로비에 나오셔서도 한참동안 눈을 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