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제례문화의 바람직한 계승을 위해 ‘제례문화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라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네 번째 주제는 ‘홍동백서 조율시이’, 근거없는 제사상차림이다. “남의 집 제사상에 감놔라 배놔라” “남의 집 제사상에 감놔라 배놔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쓸데없이 남의 일에 간섭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 말은 조율시이棗栗柿梨) 곧 과일은 대추·밤·감·배의 순서로 배열한다는 제사상차림에서 유래되었다. 제사상에 제물을 차리는 방식을 진설법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조율시이와 홍동백서’(紅東白西 - 붉은 것은 동쪽에 차리고 흰 것은 서쪽에 차린다)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진설법이 근거 없는 원칙이라는 의견이 있다. 조상제례의 지침서인 <주자가례>의 제사상차림에는 과일의 구체적인 명칭을 제시하지 않고 ‘과(果)’로만 그려져 있고, 모두 6종이다. 다만 주석서에는 ‘시과(時果)’ 곧 그 계절에 수확되는 과일을 차린다고 되어 있다. 그렇다면 조율시이(대추·밤·감·배)가 제사상의 기본 과일이 된 까닭은 무엇일까? 여기에는 이들 과일이 우리나라의 풍토에 가장 적합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있다. 조선시대 유형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명절과 기일에 행하는 차례와 제례는 조상을 기억하기 위한 문화적 관습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랜 기간 지속해온 전통이다. 다만 나라와 종교에 따라 조상을 기억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2017년부터 제례문화의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예서(禮書)》와 종가, 일반 가정의 설차례상에 진설하는 제수를 조사한 바 있다. 그 결과 전통 《예서》와 종가에 견줘 일반 가정의 차례 음식이 평균 5~6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간소한 종가의 차례상 제례문화의 지침서인 《주자가례》에 따르면 설날은 새로운 해가 밝았음을 조상에게 알리기 위해 간단한 제수를 진설하고 예를 갖추는 일종의 의식(儀式)이다. 그래서 설날과 한가위에는 제사를 지낸다고 하지 않고 차례[茶禮]를 올린다고 한다. 《주자가례》에서는 설 차례상에 술 한 잔, 차 한 잔, 과일 한 쟁반 등 3가지 음식을 차리고 술도 한 번만 올리며 축문도 읽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국학진흥원이 실시한 조사에서 전통 격식을 지키는 종가의 설 차례상 역시 《주자가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북 안동에 있는 퇴계 이황 종가에서는 술, 떡국, 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