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제(26일) 저녁 7시 성남아트리움대극장(성남시 수정구 태평동)에서는 아주 특별한 공연이 있었다. ‘가행(歌行), 비에도 지지않고’라는 제목의 음악회였는데 그 내용을 말하자면 가을밤에 흔히 들을 수 있는 단순한 음악회가 아니라 문학과 어우러진 ‘음악ㆍ문학’의 밤이었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거기에 더하나 보탠다면 그 주제가 ‘간토(관동)대지진 100년, 대표적 문학작품을 통한 진혼의 밤’이었으니 주제면에서는 다소 무겁지만, 의미면에서는 이 가을의 숱한 음악회 가운데 가장 뜻깊은 공연이 아니었나 싶다. “오늘, 10월 26일은 100년 전에 9월 1일 간토대지진과 간토대학살을 겪고 난 뒤 조선인 사망자를 위하여 동경에서 추도회가 처음 열린 날이라고 합니다. 또한 동아일보 지방판 '대구호'에 동경 유학생이었던 이상화 시인이 신시 <독백>을 발표한 날이기도 하여 가슴에 사무치는 마음으로 <독백>에 곡을 붙여 보았습니다.” 이는 이날 공연의 첫 순서로 노래를 부른 주세페김의 말이다. 주세페김은 이상화 시에 곡을 붙이고 노래를 직접 불렀다. 나는 살련다, 나는 살련다 바른 맘으로 살지 못하면 미쳐서도 살고 말련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깊어 가는 가을! 경기도 전문예술단체 <랑코리아>가 2023년 창단 10주년 및 설립자 <듀오아임> 결성 25주년을 맞이하여 오는 26일(목) 저녁7시, 성남아트리움대극장에서 뜻깊은 인문음악 가행(歌行)을 마련했다. 이번 가행(歌行)의 주제를 일본의 대표적 국민작가 미야자와 겐지(宮沢 賢治)의 ‘비에도 지지 않고(雨ニモマケズ)로 정한 것은 그가 관동대지진을 겪으면서 아수라장이 된 당시 상황을 두 편의 시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늘 이상향을 그리던 그가 37세로 세상을 뜬 뒤 남겨진 11월 3일자 유작시 ‘비에도 지지 않고’는 한국의 시인 윤동주의 ‘서시’처럼 일본인들 가슴에 소확행(小確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는 시다. 이번 가행(歌行)은 100년 전 관동대지진을 겪고 나서 발표되어 한국문학사에서 저항시의 근간이 된 이상화, 양주동, 설정식의 시와 100년이 지난 근래에 발표된 이윤옥, 정종배 시인의 시를 노래로 창작하여 죽음과 생명의 존엄을 되새기고자 마련한 자리다. 특별히 당시에는 불렀지만 전해지지 않고 있는 상해임시정부와 동경 조선인 단체의 추도가 두 곡을 복원하여 선보인다. 망각의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