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이른 아침에는 구름에 안개까지 겹쳐서 날이 흐릴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구름 사이로 해가 나오니 햇볕이 더 뜨겁게 느껴지네요. 구름 사이로 나온 해지만 해가 나오니 오늘은 하늘땅이 모두 어제와 많이 달라보입니다. 활개마당을 돌고 있는 아이들의 낯빛도 더욱 밝아보입니다. 오늘 토박이말은 '하늘땅'입니다. '하늘과 땅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라는 풀이를 보지 않아도 누구나 뜻을 알 수 있는 말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쉬운 토박이말을우리가 나날날이에서 잘 쓰지 않다 보니 말이나 글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은 것도 참일입니다. "세상 천지에 이런 일이 있나?" "천지분간도 못하는 사람같으니라구."와 같은 말을 쓰는 것을 더러 봅니다. 이럴 때 '하늘땅'을 넣어 보면 "하늘땅 누리에 이런 일이 있나?", "하늘땅도 가리지 못하는 사람같으니라구."처럼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고장에서 '아주 많다', '매우 많다'는 뜻으로 "천지삐까리다."는 말을 쓰는데, 여기서 '천지'는 한자말 '천지(天地)'라는 것은 잘 아실 것이고 '삐까리'는 '벼를 베어서 가려 놓거나 볏단을 차곡차곡 쌓은 더미'를 가리키는 '볏가리'입니다. 그러니 '천지에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우리나라에서 다도(茶道) 인구가 가장 많고 차를 함께 마시는 차회(茶會)도 가장 많은 곳이 부산 경남이다. 이 지역이 차문화가 성행하면서 차를 마실 때 쓰이는 도구, 곧 차를 우려내는 주전자와 찻물을 담아 올리는 찻잔 혹은 찻사발도 중요해졌는데 부산과 경남 지역에서 인기를 얻은 차 도구를 만든 대표적인 도예가들 가운데 경북 문경에서 도예를 시작한 분들이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경남 양산에 가마를 열고 도예문화를 일으킨 신정희(申正熙 1930~2007) 씨가 그렇고 부산 기장에서 상주요를 운영한 김윤태(金允泰, 1936~2012) 씨도 그러하다. 문경은 도자기의 원료가 되는 적토, 백토, 사질점토, 도석 등이 널리 분포되어 있고 계곡의 물이 좋아 1700년 무렵 영ㆍ정조 시대의 공장안 폐지에 따라 문경새재를 넘어온 장인들이 정착하면서 처음으로 가마가 만들어졌으며, 그 전통이 이어져 오던 곳이었고 임진왜란 때 부산과 경남, 전라도 등지의 사기장들이 일본으로 납치된 이후 문경은 납치를 모면해 도자기 기술자들이 살아남은, 민수용 도자기의 대표적 산지였다. 경남 사천 출신인 신정희는 전국의 오래된 옛 도요지 200여 곳을 탐사하였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칼 같기도 하고 활 같기도 한 (돌) 동이 민족의 푸르른 담수호 (심) 밝디밝은 광야 저 물빛 신전 (달) 칼 차고 활 메고 누비던 추억 (빛) ... 25. 6. 10. 불한시사 합작시 바이칼은 바다 같은 거대한 호수다. 길이가 무려 636km나 되며 폭 25~79km에 깊이가 최대 1,642m나 된다. 약 2천5백만 년 전 형성돼 지구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깊고 깨끗한 담수호 가운데 하나다. 시베리아 상공에서 비행기로 내려다보면 긴 활이나 칼날처럼 대륙 위에 펼쳐져 있다. 볼수록 신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호수 가운데 있는 알혼섬은 고대 샤머니즘의 성지로 알려져 있다. 시베리아 몽골 샤머니즘과 깊은 연관을 두고, 우리나라 샤머니즘과도 연결된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부랴트족은 우리와 너무 닮아서 이웃사촌 같았다. 저 바다 같은 호숫가에서 샤먼들의 춤과 북소리는 우리의 혼령에 스며들어 마치 구석기나 신석기시대로 되돌아가는 그런 감동이 우러난다. (옥광) ㆍ불한시사(弗寒詩社)는 문경의 불한티산방에서 만나는 시벗들의 모임이다. 여러 해 전부터 카톡을 주고받으며 화답시(和答詩)와 합작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낮은 하늘에서 곧 빗방울이 떨어지지 싶었는데 가랑비가 내렸습니다. 오늘도 좀 시원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하늘바라기'입니다. '하늘바라기'라는 말을 들으시면 뭐가 떠오르시는지요? 아마도 '하늘바라기'라는 이름의 노래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지은 노랫말이 마음을 울리죠. '하늘바라기'라는 이름의 꽃도 있어서 꽃을 떠올리시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저는 시골에서 태어나서 자랐기 때문에 '하늘바라기' 하면 흔히 '천수답(天水畓)이라고도 하는 논이 떠오릅니다. 이 논은 '빗물이 있어야 벼를 심어 기를 수 있는 논'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비가 내리기를 바라면서 하늘만 바라봐야 하는 논이랍니다. 다른 말로 ‘천둥지기’라고도 합니다. 하늘바라기가 있는 집에서는 걱정이 많았죠. 요즘처럼 비가 잦으면 하늘바라기에도 모를 심었겠죠? '천수답'보다 '하늘바라기'라는 말이 훨씬 예쁘고 멋지지 않나요? 어쩜 이렇게 알맞게 빗댄 말을 만드셨는지 놀라우면서도 그런 말을 만들어 남겨주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고맙기도 합니다. '저희 모임 이름이 ‘토박이말바라기’인데 해를 바라보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하늘에서 비가 내립니다. 저보다 먼저 온 아이들이 재잘거리는 소리 만큼은 아니지만 빗길 위를 덮은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들어왔습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하늘길'입니다. 아시다시피 땅에는 비가 내리고 있어도 비를 내리는 구름 위에는 여전히 해가 비치고 있습니다. 그 위를 날아서 다니는 사람들도 있구요. 땅에 있는 길을 따라 수레와 사람들이 다니 듯이 하늘에도 길이 있어 사람들이 다닐 수 있는 것이죠. 그렇게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날아가는 길'을 '하늘길'이라고 합니다. 오늘도 하늘길을 따라 오가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흔히 '육로(陸路)'라고 하는 것은 땅에 난 길, 뭍에 난 길이기 때문에 토박이말로 '땅길', 또는 '뭍길'입니다. '해로(海路)'는 바다에 난 길이니까 '바닷길'이고, 항로(航路)는 하늘에 난 길이니까 '하늘길'입니다. 아이들에게 어떤 말이 더 쉬운지 물으면 '땅길, 뭍길, 바닷길, 하늘길'이 쉽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제까지 배곳(학교)에서 '땅길, 뭍길, 바닷길, 하늘길'이라는 말을 가르치고 배운 적이 없습니다. 우리 고유의 말인 토박이말이 있는데도 토박이말로 가르치고 배우지 않은 것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혹시 이 노래를 들은 독자가 있다면, 한 번쯤 이런 의문을 품어봤을 것 같다. ‘어, 왜 이 인물은 안 들어가 있지?’ 한국을 빛낸 인물이어도 누군가에겐 크게 우선순위가 아닐 수 있고, 누군가에겐 크게 중요한 인물일 수 있다. 지은이 조아라도 그 노래를 들으며 ‘왜 이 사람은 여기에 들어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노래에 들어가지 않은 이들을 조명하는 이 책,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에 더하고 싶은 한국을 빛낸 위인들》을 쓰게 됐다. 과연 이 책에는 역사에 관심이 많은 이들도 거의 접하지 못했을 위인들이 꽤 많다. 세계 첫 비행기를 만든 정평구가 대표적이다. 벨테브레이(박연), 김만덕, 김처선, 광해군, 정도전, 만적, 김수로왕 등 제법 익숙한 인물들과 이사주당, 김명국, 엄복동, 박자청 등 생소한 인물 20명을 가려 뽑아 소개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신기한 인물은 역시 정평구다. 임진왜란 때 오늘날 비행기와 비슷한 개념의 무기인 ‘비거(날틀)’를 만들었다. 진주성을 방어하는 전투에서 비거가 보여준 활약은 놀랍다. 미국의 라이트 형제가 발명한 비행기보다 무려 300여 년이나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K 교수는 언젠가 비디오로 보았던 임권택 감독의 영화 “창(娼)”의 한 장면이 생각났다. 머리가 허연 할아버지가 사창가를 찾았다. 여자는 할아버지가 낑낑대기만 하고 잘하지 못하자 면박을 주었다. “할아버지! 빨리하고 내려가세요!” 그러자 할아버지가 머리를 긁적이며 쑥스러운 듯이 말했다. “그렇게 구박하지 마아. 할머니가 다녀오라고 해서 왔어.” 속설에 따르면 할아버지가 젊은 여자와 그걸 해서 성공하면 그 여세가 두세 달은 가고, 따라서 할머니는 덕을 본다고 한다. 그래서 현명한 할머니는 젊은 여자에게 한번 다녀오라고 늙은 할아버지에게 돈을 쥐여 준다나. 출처는 알 수 없지만 일리가 있지 않는가? ㅋ 교수는 최근에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골프는 사실 젊어서부터 배워야 자세도 제대로 잡히고 점수도 잘 나오는 운동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골프가 돈이 드는 비싼 운동이기 때문에 젊었을 때는 돈이 없어서 골프를 배울 수가 없다. 1990년대 이후에는 나라 경제 사정이 좋아져서 요즘 대학생은 학교에서 1학점짜리 골프 과목을 누구나 수강하여 골프를 배울 수가 있다고 한다. 경제가 발전하니 별별 일이 다 일어난다. K 교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이명박 정부에서 22조 원의 예산을 들여 2011년 10월에 준공한 4대강 사업의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많다. 2017년 5월에 시작한 문재인 정부에서는 4대강 재자연화를 공약사업으로 추진하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의 반대 의견, 그리고 4대강 인접 지역 주민의 반대 여론을 극복하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보 16개 가운데서 일부 보의 수문을 열어두는 실험을 하는 정도에 그쳤다. 3개 보의 해체를 결정했으나 실행되지는 못하였다. 2022년 5월에 시작된 윤석열 정부에서는 16개 보를 철거하지 않고 유지하는 정책으로 되돌아갔다. 2025년 6월 4일 출범한 이재명 정부에서는 다시 4대강 재자원화를 공약하였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국민 여론을 중시하는 ‘국민주권정부’의 국정 철학을 고려한다면 4대강 16개 보의 운명은 여전히 불안한 영역에 있다고 생각된다. 대다수 국민이 4대강의 16개 보 철거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국민주권정부에서도 16개 보는 철거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4대강 사업의 효과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민 대부분은 4대강 사업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다. 특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아침부터 비가 올 거라고 하더니 어김없이 비가 내렸습니다. "어쩜 이렇게 잘 맞히지?" 라고 생각하면서 일터로 왔습니다. 아이들은 비를 맞고 활개마당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비 맞지 말고 들어가자고 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놀더라구요.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하늘구멍'입니다. '하늘구멍'은 무슨 뜻일까요? 비가 엄청 많이 올 때 "하늘에 구멍이 났나?"라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그와 같이 하늘에 구멍이 났다는 뜻일까요? '하늘구멍'은 두 가지 뜻으로 쓰는 말입니다. '가려진 것의 틈으로 내다보이는 하늘의 조각(부분)'을 가리킬 때도 쓰고 '덮였던 구름이 갈라지면서 나타나는 하늘의 작은 조각(부분)'을 가리킬 때도 쓴답니다. 여러분은 언제 어디서 하늘구멍을 보셨는지요? 저는 어릴 때 나무 위에 떨어진 적이 있는데 제가 작다보니 나무에 푹 묻히다시피 되었죠. 그때 나뭇잎 사이로 본 '하늘구멍'이 떠오릅니다. 이 비가 그칠 무렵에도 여러분이 계신 곳곳에서 하늘구멍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늘구멍으로 내리 비치는 햇빛이 참 아름답고 신기하게 느낀 적도 있답니다. 우리말에 알맞은 말이 없다고 다른 나라말을 마구 갖다 쓰는 것도 안타깝지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은 하늘이 낮습니다. 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있네요. 하지만 여전히 높은 하늘입니다. 제가 날씨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그러다보니 하늘을 보지 않는 날이 거의 없지 싶습니다. 오늘부터는 그런 하늘과 아랑곳한 토박이말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하늘이 들어간 말에 '하늘가재'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슴벌레'를 가리키는 또 다른 이름입니다. 보시다시피 이 말은 '하늘+가재'의 짜임이지요.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왜 '사슴벌레'를 '하늘가재'라고 불렀을까요? 궁금하지 않으세요? 둘레 분들에게 물어 보시기 바랍니다. "'사슴벌레'를 '하늘가재'라고도 한다는데 왜 그런 이름을 붙였을까?"라고 말이지요. 저마다 다른 이야기들을 하실 겁니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습니다. 말을 만드신 분이 옆에 안 계시기 때문에 물어 볼 수가 없지만 누구나 어림은 할 수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가재'는 맑은 개울에 살며 앞에 있는 큰 발에 집게발톱이 있습니다. '사슴벌레'와 '가재'의 가장 비슷한 겉모습이 이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슴벌레는 이렇게 생긴 것은 가재와 비슷한데 가재와 달리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생김새는 가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