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고전 물리학을 완성한 뉴톤이 생각한 시간(time)과 공간(space)은 서로 분리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이 생각한 시간과 공간은 분리될 수 없으므로 시공간(timespace)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였다. 이해하기 어려운 구별이다. 나는 이 주제와 관련하여 두 권의 물리학책을 읽어 보았다. 첫 번째 책은 《우주의 구조》라는 제목의 책으로서 수원대의 박배식 교수가 추천하였다. 2004년에 펴낸 이 책의 저자인 그린(Brian Greene)은 우주의 구조를 설명하면서 수식을 하나도 쓰지 않고 순전히 말과 그림으로만 설명한다. 두 번째 책은 평창강 걷기를 시작한 뒤에 만난 홍 교수가 나에게 읽어 보라고 준 《우주와 나》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조용민 교수는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물리학자로서 통일장 이론의 발전에 공로가 크다고 한다. 2015년에 우리나라에서 펴낸 이 책은 조용민 교수가 친필 사인을 해서 홍 교수에게 주었는데, 홍 교수가 내가 우주에 관해 관심을 보이자 나에게 준 것이다. 이 책 역시 수식을 동원하지 않고 일반인을 위해 쉽게 쓴 책이다. 미국의 물리학자 그린은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시공간을 다음과 같이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월간 《시(詩)》 창간호(2014년 1월호)부터 민윤기 시인의 권유로 (허홍구 시인의 100인 100시)를 이어쓰기 시작하여 9년째 2022년 5월호에 마지막 100번째 글로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귀하지 않은 것이 있으랴만 다 귀하고 귀한 것 가운데서도 사람이 그 으뜸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귀한 인연으로 내가 만났던 사람들! 혹 만나지는 못했지만 본받고 싶었던 역사의 인물들! 그리고 이름 없는 풀꽃처럼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삶이 향기로운 사람들! 또 화제가 되었던 여러분들! 그 사람을 찾아 그분의 아름다운 무늬를 읽고 닮으려 했습니다. 일기장처럼 내 삶의 길라잡이처럼 맘에 담아두고자 했었지요 이 이름을 길라잡이로 어두운 길 밝혀 걷고자 했었고 그 이름을 닮고자 했던 내 맘에도 꽃무늬처럼 아름답게 새겨 두고자 했습니다. 오늘은 <북랜드>란 출판사 대표이며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을 지낸 수필가로 멋진 책을 만들고 있는 출판사 대표이며 또 후진 양성에 힘쓰는 장호병 교수의 이야기입니다. 장 호 병* 내가 알고 있는 많고 많은 문학인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가까이 함께한 멋쟁이 신사! 우린 나이를 떠나 서로를 존대하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인간이 생존하기 위한 기본은 먹고 자는 것을 온전히 하는 것에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말에도 있듯 잘 먹고 잘 자면 어린이들은 쑥쑥 크고, 어른들은 활기차게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이처럼 먹는 것에 대한 욕구는 기본적인 생존 본능에 새겨져 있고 모든 어린이는 먹을 수 있는 최대치를 먹으려 노력한다. 평균적인 소화능력을 가진 아이가 배고파졌을 때 먹을 것이 보이면 아무리 재미있게 놀다가도 모든 것을 팽개치고 먹는 것에 몰입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그런데 반대로 많이 먹지 못하고 먹고 싶은 욕구를 표출하지 않고 맛을 즐기지 못하는 아이들이 뜻밖에 많다. 성인마저도 식도락이 인생 3가지 즐거움 가운데 으뜸이라 하는데 아이들의 경우는 견줄 대상마저 없는 최상의 즐거움이 먹는 즐거움이다. 그런데 아이가 이러한 즐거움을 외면한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므로 억지로 먹이지 말고 이를 해결해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1. 소화작용은 췌장을 기본으로 한다 식욕(食慾)이란 배고픔을 느껴서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밥맛 혹은 입맛이라고 하는데 모든 고등 생물 형태에 존재하며 물질대사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에너지 섭취를 관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탈놀이 고하나니 깜부기도 목 타는 어느 해 어느 봄날, 정화수 한 그릇과 삶은 고기 제수(祭羞)하여 엎드려 한 장 축원문으로 선사님께 고하나니 소가야 장마당을 울리는 광대놀이 어허이, 비옵나니 올 농사 풍년에다 출항이면 만선이요, 아이 없는 아낙에겐 아이 점지 하옵시고, 병치레 달고 사는 이 고장 사람들 눈병, 속병, 울화병, 지랄병도 모두 모두 거두시고, 우리들 덜 여문 춤이어도 암팡진 여인네랑 걸판진 남정네들, 보트라진 바지게작대기와 거류요 벽방산도 더덩실 춤을 추게 신명은 물론이요, 불꽃에 달려드는 불나방이 남김없이 탈 때까지 얼쑤! 추임새로 얽힌 춤 풀어 주게 잔 들어 흠향하시어. 탈놀이 무탈 무고하도록 널리 도와주옵소서 <해설> 드디어 고성장마당 오광대놀이가 시작된다. 놀이에 앞서 무탈 무고하도록 제를 지낸다. 돼지 머리에 온갖 과실이며 쟁여둔 술도 내놓고 정성껏 절을 올린다. 물론 이 제사 역시 “유세차 모년 모월 모일,,..감소고우...세서천역 휘일부림(維歲次 某年 某月 某日...敢昭告于...歲序遷易 諱日復臨)”식의 기존 제문 예법을 따르는데 시에선 좀 다르게 썼다. 축문인지 주문인지 “올 농사 풍년에다 출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학교 명예교수] 정의공주의 생애 세종 때의 인물을 살피고 있는데 그 가운데는 특히 가족으로 세종을 도운 부인 소헌(昭憲)왕후와 딸 정의공주(1415년 ~ 1477)가 있다. 세종은 딸 2명과 아들 8명을 두었다. 맏딸 정소(貞昭) 공주와 맏아들 이향(李珦, 문종)에 이어 둘째 딸 정의 공주다. 세종은 그 밖에 아들 7이 더 있다. 정의공주는 세종 즉위 전에 출생하였다고 하나 다만 오빠 문종(文宗)과 동생 세조(世祖) 사이에 태어난 사실에 비추어 태종 15년(1415)~16년 사이에 출생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녀는 세종 10년(1428)에 정의공주에 봉해졌고, 안맹담(安孟聃)과 가례를 치렀다. 안맹담은 관찰사 안망지(安望之)의 아들이다. 그와의 사이에서 4남 2녀를 두었다. 이후 안맹담은 계유정난에 협조하여 성록대부로 가자(加資)되었고, 세조 3년(1457)에 수록대부에 가자되었다. 이러한 남편의 공훈에 힘입어 정의공주는 세조로부터 노비와 전토 등을 받았다. 또한 성종은 공주의 건강이 좋지 않자 4남 안빈세를 동부승지에 임명하였고, 왕비와 함께 친히 문병을 하러 가기도 하였다. 정의공주는 1477년(성종 8)에 세상을 떴다. 정의공주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강의 동쪽 우리가 걷는 지역은 북쌍리이고 강의 서쪽은 후탄리이다. 북쌍리(北雙里)는 1914년 행정 구역 개편 때에 북상리(北上里), 북하리(北下里), 평동 일부를 병합하면서 북상, 북하의 이름을 따서 북쌍리라고 하였다. 약 30분 정도 걸어 오후 1시 10분에 아담한 정자에 도착했다. 이 정자가 특이한 점은 반듯한 의자가 7개 놓여 있다는 것이다. 정자 앞에는 들골마을 표지석이 서 있다. 들골(坪洞)은 들녘이 넓은 골짜기여서 들골이라고 이름지었다. 신(辛)씨, 이(李)씨, 안(安)씨들의 집성촌으로 농사가 잘되는 부촌이라고 한다. 들골마을 표지석 뒷면에 마을의 유래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우리 마을(들골)의 형성 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일찍(신석기시대)부터 농경을 하여 고려말 무렵에 촌락이 형성되어 약 15세기경 평동으로 집성촌이 이루어졌다. “여의도서” 편찬 당시 서면 북포리로 불리어 지었으며 이후 서면 북포리의 범위가 축소되면서 서면 평동지역이 커짐에 따라 북포리에서 새로운 리로 분화되었다. 우리 마을은 상평동과 하평동으로 분화되어 왔으며, 상평동은 “윗들골” 하평동은 “아랫들골”로 하였다. 일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봄은 여러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봄을 설명하는 모든 이미지는 활력ㆍ청춘ㆍ생명력ㆍ약동 등 활달함과 왕성함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현실은 모호하게도 춘곤증, 새학기 증후군, 나른함, 졸림, 피로 등으로 오히려 힘겨운 계절의 상징도 함께 한다. 이렇듯 활력과 무기력은 동전의 앞뒷면처럼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1. 봄은 의지와 결단에 따라 달라진다 한방에서 봄이란 목기가 충만한 절기로 시작ㆍ판단ㆍ발생ㆍ청춘을 상징하는 계절이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봄이란 시작의 의미가 가장 크다 할 수 있다. 새벽의 시작으로 새싹이 돋아나며 새 학기를 시작하는 절기이며,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을 상징한다. 또한 봄은 어떠한 판단과 결정, 결행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농사꾼이라면 올해 어떤 농사를 짓겠다. 회사라면 올해는 어떻게 진행하겠다. 오늘 하루는 무슨 공부를 하겠다. 하고 계획을 세울 텐데 이때 얼마나 단단한 의지를 다지고 행하느냐에 따라 하루가 달라지고, 한해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봄이란 파릇파릇 새싹이 돋는 생명력 왕성한 계절을 뜻하여 가장 생명력이 왕성한 십대를 청춘(靑春)이라고 했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성을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문디 손, 문디 손아 담부랑은 와 타넘노 오입질 도적질도 팔자소관 분복인데 썩을 놈 양상군(자梁上君子)처럼 월담이 다 무어냐 어무이 고정하소 삽짝 밖에 다 듣것소 홀어미 버려두고 천형 짊어진 채 살포시 밤마실 와서 고하는 죄 볼 낯 없소 야반도주하였다가 문둥골에 숨어들어 나물국에 밥 말아 먹고 근근이 살아왔소 낼 아침 문둥춤 추는 놈이 아들이니 그리 아소 부디 잘 계시오 오늘이 막죽이오 고성장 한마당을 탈바가지 덮어쓰고 어허야, 덩더꿍 더꿍! 놀아나 보고 떠날라요 <해설> 아하, 이제 알겠다. 문둥춤 추는 놈이 누군지, 왜 그 한 많은 문둥춤에 젊음을 바쳐야 하는지. 들물댁과 정분이 난 얼금뱅이 총각은 소문이 나서 야반도주를 했구나. 아서라. 이미 소문 자자하여 갈 데도 없고 반겨줄 곳도 없었으니 고작 찾아간 곳이 문둥골이었다니! 문둥이들 나물국에 남은 밥 말아 먹고 하루하루 연명이나 하였구나. 문둥골에서 나와 어느 캄캄한 그믐날, 도둑처럼 담을 타 넘고 제집 찾아왔으니 어쩌것소. 몇 날 며칠, 탈바가지 얻어 쓰고 그들 몸짓 흉내나 내다보니 오광대 춤꾼이 되었구려. 그것도 문둥이 탈 덮어쓴 서러운 춤꾼! 오늘 이렇게 어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코로나19의 후유증 가운데 후각상실과 미각상실 증상이 있다. 더불어 식욕감퇴와 식욕부진을 호소하는 때도 발생한다. 미각과 후각 상실은 같이 오기도 있고 각각 달리 드러나기도 한다.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을 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도 종종 드러나는 증상이다. 양방 관점으로 보면 바이러스 감염에 따라 코점막이 손상되어 후각이 상실되고 미각의 감퇴가 병행되는 후각성 소실이 있고, 혀에서 일어나는 미각 소실이 있다. 곧 맛은 타액에 용해된 물질의 분자와 이온이 혀 등에 있는 미뢰(세포)를 자극, 그 자극이 미각신경과 그 중추신경로를 지나 대뇌의 미각 수용영역에 감지됨으로써 느낄 수 있다. 그 중간의 어느 것에 병변이 있으면 미각이 감퇴하는 것이다. 따라서 양방의 관점에서만 접근하면 마땅한 치료법이 도출되지 못한다. 한방의 관점에서 보면 미각소실과 식욕감퇴를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1. 모든 점막은 구조와 기능이 비슷하다 우리 몸에서 대표적인 점막조직은 호흡기 점막과 소화기 점막 그리고 눈의 결막이다. 이러한 점막은 외부 환경과 접한다는 공통분모를 가지면서 내 몸을 위한 적절한 기능을 한다. 그러한
[우리문화신문=김동하 작가] 내가 잠시 몇 년 동안 다니던 초등학교는 면소재지를 근처에 두고 있던 작은 마을이었다. 지금은 그 마을이 광역시에 포함되어 아파트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지만, 내 초등학교 시절에는 학교 옆으로 보리밭이 펼쳐져 있었다. 봄이 되면 파란 보리밭 사이를 지나 학교 정문으로 들어가곤 했었는데, 얼마 전 40여 년 만에 찾아가 보니 아파트들에 둘러싸여 학교 건문도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보니 학교 또래들의 집안은 다섯 중에 네 명 정도는 농사를 지었다. 소도 키우고 염소나 오리도 키우는 그런 집들이 많았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그 마을에서 공장을 하는 집은 우리 집이 유일했다. 그래서 반 아이들은 물론이고 마을 어른들까지도 나를 가리켜 ‘공장집 아들’이라 불렀다. 나름 그 당시에 ‘사장 아들’이라는 호칭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사실 농사 깐깐하게 잘 짓는 집에 견주어 잘사는 것도 아니었지만, 농사꾼들이 즐비하던 마을에서 공장 하는 집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나 보다. 그래서인지 내 담임은 물론이고, 학교에 주임 정도 되는 선생님들은 우리집을 자주 찾아와서 아버지랑 막걸리를 마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학교에서 당신의 아버지 손에 끌려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