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김리박 시조시인] 개 나 리 에루화 잘도 왔네 노란 옷 빛깔 좋네 네 오면 봄이요 네 지면 여름이라 곱게들 짙 깊어가는 아리따운 우리나라 * 짙 : 짙게
[그린경제/얼레빗 = 김리박 시조시인] 한겨레 배울이날 (419혁명의날) 꽃 피는 봄철에 목숨 바친 배울이들 그들이 흘린 피가 오늘의 울 나라니 꽃묶음 가슴에 안고 그들의 외침 듣다 * 배울이 : 학생 * 울 : 우리, 우리들 '31독립운동'이 우리 조국의 독립과 근대화를 위한 민족혁명이라면 '419혁명'은 통일과 현대화를 위한 민족혁명이다. 그러니 만큼 피타는 외침과 많은 열혈이 흘려지지 않을 수 없었다. 4월19일, 이날을 단순한 기념일로 알아 지나갈 수는 없다. 그들 학생들과 그들의 참된 스승이던 분들, 그들의 부모님들, 그리고 우리 한겨레들이 한 맘이 되어서 함께 싸우고 외친 그 역사는 금자탑이 틀림없고 후손만대에 길이길이 그 뜻과 맘과 외침을 건네주어야 할 것이다. ▲ 419혁명 - 마산고 학생들의 데모(1960년)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 1960년 4월 26일에 있었던 독재와 부정선거에 대항한 학생을 중심으로 한 4.19의거 당시 모습.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 국립4.19민주묘지 ▲ 오는 4월 18~20일에 열릴 419혁명국민문화제 포스터
[그린경제/얼레빗 = 김리박 시조시인] 제비 온 날 그리도 멀고먼 길 무언들 좋다 오나 작은 몸 그 어디에 그런 힘 숨었느냐 아마도 우리 봄철이 믿고장이 틀림없네 * 제비 온 날 : 삼월 삼짇날(올해는 4월 2일) 철 바꿈은 자연현상이요, 동물의 행동은 본능이 틀림없지만 그래도 먼 길을 날면서 오는 제비는 무언가 우리의 맘을 흐뭇하게 해 준다. ▲ 명절 삼월삼짇날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날(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그린경제/얼레빗 = 김리박 시조 시인] 한겨레 참가담 덜커덩덜커덩 더디게 가는 수레 부릅뜨고 자리갬터 나아가는 가담사내 그이는 울 뒷일곱별 골해의 얼넋이니 * 가담 : 군대의 장수, 통령 * 자리갬터 : 목을 졸라 죽이는 곳 * 울 : 우리 * 뒷일곱별 : 북두칠성 * 골해 : 만년 * 얼넋 : 영혼 1910년 3월 26일, 아침 10시 15분, 우리 한겨레의 영원한 애국의사인 안중근 장군은 중국 여순감옥 형장에서 순국했다. 누리신 나이 29살이었다. 안개 자욱한 그날 아침, 안중근 장군은 수십 명의 군대가 지키는 가운데 검은 뚜껑마차에 실려 선채로 형장으로 당당하게 나아갔다. ▲ 의연한 모습의 안중근 의사(왼쪽), 1941년 11월 13일 신한민보 안중근 의사 유언
[그린경제/얼레빗 = 김리박 시조시인] 휘가람마을탈 가람이 돌고가니 하회라 일컬었고 마을이는 탈 쓰고 못된 누리쳤으니 그래서 남은 아홉탈 나라가 지키네 *휘 가람 : 휘 도는 강 * 가람 : 강(江) * 마을이 : 마을 사람, 마을 백성 * 누리 : 세상 예전 백성은 이런 탈들을 쓰고 못된 양반들을 나무랐다. 하회탈은 바가지나 종이로 만든 탈이 아니라 오리나무로 만들어졌다. 원래 12개가 있었다 하나 3 개를 잃어버려(일본이 훔쳐갔다는 얘기가 있다) 지금은 9개만 전해지며 국보 제121호로 지정되어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문화유산은 우리 한겨레의 얼넋이요, 정신적 목숨이기도 하다. 따라서 남대문을 불지른 못된 놈 같은 일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하며 하늘이 무너져도 제 목숨처럼 소중히 소중히 여기고 지켜야 한다. ※ 지은이 덧글 : '휘가람마을탈을 지음에 있어 김영조 지음 《하루 하루가 잔치로세》(2011.인물과 사상사 ISBN978-89-5906-199-0 03380)가 좋은 참고가 되었음을 밝혀 둡니다. ▲ 국보 제121호 안동 하회탈
[그린경제/얼레빗 = 김리박 시조시인] 더러운 이름 울 겨레 해적이에 밝맑은 이름 많고 더러운 이름도 없지 않아 있으니 그 이름 서른셋 속에 많고도 많아라 * 해적이 : 역사 * 밝맑은 : 밝고 맑은 3.1만세운동 민족대표 33인 가운데는 최린, 박희도, 정춘수 같은 변절자 들이 많이 나왔다. 반면 만해 한용운 선생은 끝까지 민족적 지조를 지킨 지사로 존경받는다. 만해는 나는 조선 사람이다. 왜놈이 통치하는 호적에 내 이름을 올릴 수 없다.라면서 평생을 호적 없이 지냈으며 일본놈의 백성이 되기는 죽어도 싫다. 왜놈의 학교에도 절대 보내지 않겠다.라면서 집에서 손수 어린 딸을 공부시켰음은 물론 총독부 청사를 마주 보기 싫어 집(심우장)을 북향으로 지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 민족대표 33인이 삼일독립선언을 한 태화관 유적지
[그린경제/얼레빗 = 김리박 시조시인] 바람할매 어머니는 이날 되면 바람할매 얘기하고 이 무렵 비가 오면 나락이 좋다는데 오늘날 우리 새끼들 날틀만 믿는구나 * 바람할매 : 영등 할머니 * 나락 : 벼 * 날틀 : 비행기 음력 2월 초하루는 영등일 또는 영등할매날이라고 하는데 하늘에 있는 영등할매가 이날 땅에 내려왔다가 스무날(20일)이면 다시 올라간다고 여겼다. 이러한 영등신앙은 주로 영남과 제주도 지방에 전승되었는데 영등할매가 비바람을 몰고 온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날 바람이 불면 딸을 데리고 오는 것으로 딸이 차려입은 치마가 나풀대어 더 예쁘게 보이기 위해 바람을 불게하며, 흉년이 든다고 믿는다. 만일 비가 오면 며느리가 곱게 차려입은 명주치마를 얼룩지게 하기 위하여 비를 오도록 하는 것으로 풍년이 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며느리를 데리고 오게 하기 위하여 초하룻날 부엌에 떡을 쪄서 먹는 등 많은 음식을 차려놓고 빌었다. 또 초하룻날 첫 새벽에 세 곳의 샘물을 떠서 장독대에 짚을 깔고 상위에 올려았다. (지은이 덧글 : 바람할매를 지음에 있어 김영조 지음 《하루 하루가 잔치로세》, 2011.인물과 사상사
[그린경제/얼레빗 = 김리박 시조시인] 봄겨렛날 들꽃이 한 뜻되어 불메로 터졌도다 한겨레 거룩한 얼 온누리 퍼졌으니 겁먹은 샅바오랑캐 칼숨겨 물러섰네 * 봄겨렛날 : 3월1일 * 불메 : 활화산 * 샅바 오랑캐 : 일본 제국주의자들, 일본 침략자들 사람들은 흔히 들꽃을 꽃으로 여기지 않는다. 옛 선비들은 그래선지 들꽃들을 민초라 불렀다. 그러나 역사를 밀고 당기고 한 분들은, 또 만들어 나간 분들은 그 들꽃들이며 민초들이었다. 한겨레의 큰 자랑 가운데 하나인 3.1독립운동은 첫소리는 이른바 아는 어른들이었지만 마지막까지 피 흘려 싸운 분들은 들꽃 민초들이었다. 그분들이 계셨으므로 해서 오늘날의 우리가 있다는 것을 한시도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재일본 한국문인협회 회장 김리박 ▲ 3.1독립운동 희생선열 추념식(사진 조판형 기자)
[그린경제/얼레빗 = 김리박 시조시인] 냄사옥꽃 추위 속 고운 내음 즈믄 길을 떠보내니 사람이 내음 따라 곳곳서 찾는구나 살려면 그리 살아야 참살이라 할거니 * 냄사옥꽃 : 매화 * 즈믄 : 일 천 ▲ 눈 속을 뚫고 피어 봄을 부르는 냄사옥꽃(설중매, 그임 이무성 한국화가)
[그린경제/얼레빗 = 김리박 시조시인] 횃불쌈 으뜸달 한보름 활활히 타는 달집 치올린 횃불은 올해의 앓이 막음 이겨라 둘 다 이겨라 우리는 한 겨레니 * 으뜸달 : 정월 * 한보름 : 대보름 ▲ 달집태우기 사진작가 안종성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