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한방에서 몸의 노폐물을 없애는 방법으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은 한의학의 출발과 더불어 시작된 고유한 방법이다. 한의학의 토대가 되는 《황제내경(黃帝內經)》의 ‘한토하(汗吐下) 삼법’에서 유래한 것으로 상한론에서 3종류의 승기탕(承氣湯)을 사용하여 숙변을 비롯한 조시(燥屎), 사기(邪氣)의 울체 등을 치료하며 한하(寒下), 온하(溫下), 준하(峻下), 완하(緩下) 등의 여러 하법(下法-설사시키는 법)을 응용하였다. 이러한 치료의 한 방법이었던 하법은 점점 발달하면서 건강 증진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발달하였다. 1. 도창법 이러한 한토하의 방법이 발전하여 하나의 법으로 승화시킨 것으로 ‘도창법’이 있다. 도창법이란 장과 위의 찌꺼기를 싹 씻어내는 비법으로 음식에 심하게 상한 일은 없어도 몸 안에 머물러 있는 담(痰,疲)과 어혈(瘀血)이 조금씩 몰려서 여러 달이 되면 비위(脾胃)가 깨끗하지 못하게 되고 소화 작용이 제대로 수행되지 못하여 여러 성인병과 만성질환 등이 드러날 때 활용하였다. 도창법은 쇠고기를 졸여서 만든 하천고(霞天膏) 또는 자기 소변을 이용한 윤회주(輪廻酒)를 사용한다. 소고기를 사용한 하천고의 처방은 쇠고기의 영양분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이달균 시조집 《말뚝이 가라사대》는 지난 2009년 펴낸 뒤 그 걸쭉한 언어의 유희에 많은 이가 환호를 했다. 그는 시조집 서문에서 “어허, 할 말 많은 세상, 대신 이놈 말뚝이 잘난 놈 욕도 좀 하고 못난 놈 편에서 슬쩍 훈수도 두려 했다.”라고 읊조렸다. 지금 우리네 세상은 그야말로 할 말 많을 때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우리문화신문>은 이달균 시인을 다시 불러내 그의 걸쭉한 언어유희와 함께 세상을 훈수하는 연재를 오늘부터 시작하여 주 1회 매주 금요일 이어싣기(연재)를 한다. (편집자 말) 이달균 시조집 《말뚝이 가라사대》 자작시 해설을 시작하면서 이달균 시조집 《말뚝이 가라사대》는 고성오광대를 원용하여 쓴 서사극 형태의 시조 54수를 묶은 책이다. 고성오광대는 춤으로 연결되었기에 춤과 춤의 서사적 개연성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오광대’의 다섯은 정설이 없다. 오행설, 혹은 다섯 마당, 오방색 옷을 입은 양반들 등 여러 주장이 있으나 딱히 ”이것이다!“라고 말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필자 역시 시집을 엮으면서 고성오광대 연희에 얽매이지 않고 극적 요소를 가미하여 창작하였다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학교 명예교수] 태종 조에서 성종 조까지의 문신 정인지는 조선 태종 때부터 세종 그리고 문종과 단종 그리고 세조와 예종 다시 성종 때까지 활약한 유학자이자 공신이다. 정인지는 조선전기 병조판서, 좌의정, 영의정부사 등을 지낸 문신이다. 태조 5년(1396)에 태어나 성종 9년(1478년)에 죽었다. 태종 11년(1411) 생원시에 합격했고, 태종 14년 식년문과에 장원으로 급제하였다. 세종 즉위년(1418)에 병조좌랑을 거쳐 세종 3년에는 상왕(上王 : 태종)의 “대임을 맡길만한 인물이니 중용하라.”라는 말과 함께 병조정랑에 승직되었다. 이후 세종의 신임을 받으면서 이조ㆍ예조의 정랑을 역임하였다. 세종 6년에 집현전관(集賢殿官)에 뽑히면서 응교에 제수되고, 직전(直殿)에 승진되었다. 다음 해(1427)에 문과중시에 장원으로 급제하고 다시 직제학에 승진한다. 세종 13년(1431)에는 정초(鄭招)와 함께 대통력(大統曆)을 개정하고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을 저술하는 등 역법을 정비하였다. * 《칠정산 내편》 : 중국 최고의 역법으로 알려진 수시력(授時曆)을 바탕으로 하는 재래의 동양역 법. 세종 24년(1442)에는 예문관대제학으로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한의학이란 학문을 돌아볼 때 뼈대가 잘 갖추어져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동양 학문의 토대인 음양오행(陰陽五行)에서 출발하여 정신과 육체를 함께 말하는 ‘정기신(精氣神)’의 논리와 더불어 인체는 소우주(小宇宙)란 전제 아래 이루어지는 인체관(人體觀)을 완성하였다. 이러한 튼실한 바탕이 있기에 현대의 발달된 과학과 의료 기술에서도 한의학의 존재가 필요하고 필요한 의학적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인체는 소우주라는 언어에 대하여 다양한 해석이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완전(完全)함에 대한 근거가 된다. 이는 인체는 스스로 건강한 삶을 위한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곧 일정한 세포단위에서 시작하여 외부의 활동에 이르는 생리 리듬, 지구에서 존재하기 위하여 적당하고 일정한 체온과 내부 장부조직의 구조와 기능의 완비 등등 현대에도 미처 밝히지 못하는 치밀한 설계로 이루어진 존재인 것이다. 따라서 건강한 삶은 이러한 본디 완전함을 방해하는 요소만 없다면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의미가 숨어있다. 이때 본디 완전함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을 우리는 자생력(自生力)이라 하고 방해하는 요소를 노폐물(老廢物)이라 정의하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길 따라 걷다 보니 가양과 함께 걷게 되었다. 그는 환경교육에 관해서는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다. 한국교원대 환경교육과 교수로 은퇴한 이후에도 그는 국가환경교육센터장 직을 5년이나 잘 수행하였다. 나는 그와 함께 중학교 환경 교과서를 만든 경험이 있다. 분야별로 교수 여러 명이 참여해 함께 작업을 했는데, 그가 팀장을 맡았었다. 그는 일 처리가 꼼꼼하고 기획력과 추진력이 대단해서 우리는 그에게 ‘등소평’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자연과 꽃과 나무에 대한 호기심이 조금도 식지 않은 가양은 왼편 언덕 비탈에 있는 붉은 꽃을 사진 찍었다. 나리꽃 종류인 줄은 알겠는데, 이름을 정확히 모르겠단다. 나중에 이름을 알아보겠다고 한다. 나리는 우리말이고 백합(百合)은 한자말이다. 나리와 백합은 같은 이름이다. 그런데 백합에서 백은 ‘흰 백(白)’이 아니고 ‘일백 백’이다. 나리의 알뿌리는 많은 수의 비늘줄기로 이뤄져 있는데, 그 수가 100개쯤 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식물도감을 찾아보면 나리꽃이라는 꽃은 없다. 참나리, 땅나리, 솔나리, 하늘나리, 말나리, 하늘말나리 등등이 모두 나리꽃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진짜 나리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지난해 봄에 폐결핵의 후유증과 해결책을 알아보는 글을 내보인 적이 있다. 나름 충실한 글이라 자부하였는데 최근에 일상생활이 곤란할 정도로 극도의 폐결핵 후유증을 호소하는 두 명의 환자분을 진료하면서 이전 글이 미흡했다고 자각하게 되어 다시 한번 얘기해보려 한다. 우리가 외부의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인체는 비상사태가 되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에 따라 생체리듬이 깨지고 여러 장부에 짐이 되고 손상이 이루어진다. 크게 볼 때 감기와 최근의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의 감염이 있고, 상한 음식물을 먹었을 때 발생하는 장염과 호흡기로는 폐결핵과 같은 세균 감염이 있다. 대부분 감염질환은 급성으로 3~4일 이내에 해소되거나 만성으로 전환되어도 3주에서 3개월을 넘지 않는다. 그러나 폐결핵만은 가볍게 치료되어도 6달, 길면 1년이 넘도록 인체가 결핵균과 치열한 전쟁을 해야 겨우 승리하는 것이다. 곧 인체의 입장에서 6달 이상을 결핵치료약의 원조(援助)를 받으며 생사(生死)를 건 치열한 전투를 하는 셈이다. 그러므로 6달 이상 이루어진 전쟁으로 전쟁터가 되었던 폐(肺)는 엄청남 물리적 손상을 입게 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하여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답사 날자> 2021년 6월 24일(목) <답사 참가자> 이상훈 박인기 우명길 이규석 원영환 최돈형 홍종배, 모두 7명 <답사기 작성일> 2021년 7월 6일(화) 이날 걸은 평창강 따라 걷기 제9구간은 영월군 한반도면 광전리 소오목2교에서 한반도면 광전리 한아름민박집 앞 평창강가에 이르는 9km 거리이다.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한반도면의 일기예보를 확인하여 답사팀 카톡방에 올렸다. 그런데 석영은 답사 참가를 뒤늦게 결정하는 바람에 제시간에 출발하는 기차표는 매진되고 1시간 먼저 출발하는 기차표를 겨우 구했다고 한다. 그는 오전 8시 40분에 평창역에 도착하였다. 그는 국문과 교수를 해서 그런지 몰라도 감성이 매우 풍부한 친구다. 그는 아침 9시 20분에 답사팀 카톡방에 “오늘 행로에 전경으로 드리우는 한시 한 편입니다”라고 서문을 달아 다음과 같은 시를 올렸다. 雨餘庭院靜如掃 風過軒窓凉似秋 우여정원정여소 풍과헌창량사추 山色溪聲又松籟 有何塵事到心頭 산색계성우송뢰 유하진사도심두 비 갠 뒤 정원은 비질한 듯 고요하고 들창에 바람 들자 가을인 양 서늘하다. 산빛과 냇물 소리 솔가지 퉁소 소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학교 명예교수] 이순지(李純之, ?∼1465)는 세종 때 천문학을 세계 수준으로 올려놓은 조선 전기 대표 천문학자다. 이순지의 출신배경은 장영실과 다르다. 양반 출신에 문과시험도 급제한 문관 관료다. 이순지는 세종 9년(1427년)에 문과에 급제하여 서운관 판사 등을 거쳤고, 문종 때에는 호조참의 그리고 단종 때에는 예조참판, 호조참판을 지냈고, 세조 때에는 한성부윤(현 서울특별시장)을 지냈다. 많은 사람이 세종 때 과학자 하면 장영실을 떠올리지만, 업적으로 따지면 이순지도 장영실 못지않다. 문관 출신이지만, 한양의 위도를 맞출 정도로 천문학에 조예가 깊었다. 이순지가 명문 집안에서 태어나 천문학자가 된 것은 25살인 1430년 무렵에 세종이 선발했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후대 《세조실록》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1465년 (행 상호군 이순지의 졸기) 행 상호군 이순지가 졸(卒)하다. 이순지의 자(子)는 성보(誠甫)며, 정미년(세종 9년, 1427)에 문과에 급제하였다. 당시 세종은 달력에 의해 천체의 운행을 추정하는 일이 면밀하지 못함을 염려하여, 문신을 가려서 산법(算法)을 익히게 하였는데, 이순지가 근본을 캐어 들어가 연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인간은 보통 삶의 3분의 1을 수면으로 보낸다. 이러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이 우리나라 현대인들의 삶에서 어느 순간 낯설게 다가오면서 여러 가지 파국을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등학교 후반부만 되어도 8시간 수면이 힘든 사회적 환경을 가지게 되었고, 중고생은 8시간을 자면 공부 안 하고 노는 아이로 치부되었으며, 중장년의 경우 8시간을 충분히 자면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이러한 수면이 중년까지는 충분히 자야 하는데 시간이 아까워 다른 일을 하느라 자지 못했다면, 중년의 어느 시점부터는 잘 수 있고 자고 싶은데도 잠을 못 이루는 상태가 된다. 결국 보편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한국인은 하늘이 부여해준 삶의 1/3에 이르는 수면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보내게 되며 놓친 시간만큼 반대급부의 여러 가지 고초를 겪게 된다. 인생을 90살까지 산다면 30년을 자면서 보내게 되는데 너무 길지 않나 생각할 수 있지만 자지 않으면 육체와 정신의 피로를 해소하지 못하고 생체리듬을 유지할 수 없어서 인간에게 충분한 수면은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수면 시간을 획득하지 못했을 경우 젊음과 건강이 유지될 때는 어찌어찌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 몸의 여러 장부와 조직은 일정한 구조와 기능이 있는데 우리 목의 연구개 부위는 좀 더 특수한 구조와 기능이 있다. 목의 연구개 부위는 호흡을 통해 공기가 통하는 호흡기 통로이면서 음식이 지나가는 소화기의 통로도 되는 이중적인 기능을 지닌 구조인 것이다. 이는 호흡의 양면성에 기인하게 되는데 우리는 호흡을 통하여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뱉어 인체에 필요한 가스교환을 하는 동시에 발성(發聲)까지 하게 된 것에 연유한다. 곧 호흡이 순수한 가스교환만이 목적이라면 호흡기 통로와 소화기 통로를 완전히 분리해도 된다. 그러나 발성까지 고려하면 발성은 허파꽈리(폐포)의 폐활량에서 출발하여 성대를 거쳐 음식의 통로인 입을 통하여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소리는 호흡기와 소화기 통로를 모두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호흡기 통로와 소화기 통로의 교차하는 곳을 조절하는 기관으로 연구개가 존재한다. 연구개를 조절함으로써 입을 통해 들어간 음식은 식도로 넘어가고, 코를 통해 유입된 공기는 기관지로 흘러 들어간다. 그런데 연구개 조절이 잘 안 되어 음식이 기관지로 유입되면 기관지는 음식물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 음식이라는 이물질에 대한 물리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