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수명이 길어지다 보니 어느 나라던 노후의 삶에 관한 관심이 크다. 초장수 국가로 알려진 일본도 노후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심심찮게 언론 보도에서 이를 다루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4월 11일 치, ‘LIFE & MONEY’에 따르면 노후자금으로 1억 엔(한화 10억 2,869만 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 근거로 노부부 2명의 생활비를 매달 25만 엔(한화 257만 1,725원)으로 잡으면 연간 300만 엔(한화 3,086만 700 원)이 든다는 것이다. 이는 연간 비용이며 만일 남편이 60살에 정년퇴직하여 92살까지 살면 9600만 엔(한화 9억7,725만 5,500원)이 들며 여기에 400만 엔은 장례 등에 필요하므로 이를 더하면 1억 엔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계산은 92살 정도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의 이야기로 이 나이를 훌쩍 넘어 100살 이상까지 살지 말란 법도 없고 더욱이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의료비 등이 늘어나므로 나이 들수록 돈이 더욱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까 독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는지 ‘LIFE & MONEY’는 다시 말한다. “안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 여행을 한 사람치고 일본의 성(城)에 한 번쯤 들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위로는 홋카이도부터 아래로는 오키나와까지 <일본의 성 일람(日本のお城一覧>에 따르면 무려 2,797곳의 성(城)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많은 성(城) 가운데 일본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어디일까? 성(城)의 나라답게 ‘가장 인기있는 10곳’이라든가 ‘가장 인기있는 20곳’과 같은 순위 매기는 작업도 서로 경쟁적으로 하는 곳이 일본이다. 최근 자료인 ‘2020년 전국에서 가보고 싶은 10위 성(城)’(www.jalan.net/news)에 따르면 가장 아름다운 성으로 꼽히는 히메이지성(姫路城, 효고현)이 1위이고 이어서 2위는 오사카성(大阪城, 오사카부), 3위는 고료카쿠(五稜郭, 홋카이도), 4위는 나고야성(名古屋城, 아이치현), 5위가 마츠모토성(松本城, 나가노현)이다. 그런가 하면 <공익재단법인 일본성곽협회>(2019)에서 밝힌 일본의 국보 5성(城)을 보면, 히메이지성(姫路城), 마츠모토성(松本城), 이누야마성(犬山城), 히코네성(彦根城), 마츠에성(松江城)이 꼽히고 있다. 여기에 속하지는 않지만 구마모토성(熊本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요코 웟킨스(Yoko Kawashima Watkins)라는 여자가 있다. 올해 나이 88살의 일본계 미국인 이다. 이 여자가 쓴 ‘일제침략기에 일본 소녀를 괴롭힌 나쁜 한국인을 다룬 주제의 책’ 《요코이야기》(1986, 미국 출판)가 미국에서 요즘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불쾌한 소식이 들린다. 내가 이 여자의 존재를 알게 된 사연은 9년 전 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성독립운동가 오정화 애국지사 (1899~1974)에 관한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찾다가 연결된 사람이 미국 보스톤에 사는 오정화 애국지사의 손녀 아그네스 안 박사였다. 당시 아그네스 안 박사는 미국 보스톤의 한 병원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내가 오정화 애국지사의 자료를 찾고 있다고 연락을 하자 마침 그 무렵 한국을 방문할 일이 있으니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약속을 하고 인사동의 한 호텔 로비에서 만났다. 2012년 7월 3일 일이었다. 사실 이날 만나서 나눈 이야기의 상당수가 바로 이 여자 요코 웟킨스의 이야기였다. 나는 그때 아그네스 안 박사의 이야기를 아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매우 놀라운 이야기였다. “어느 날 10살 먹은 막내아들 마이클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중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인기 상품으로 팔리던 '일본제 무쇠냄비'가 최근 중국산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져 비난을 사고 있다. 상하이 공상당국(工商当局) 등에 의해 적발된 곳은 푸젠성 취안저우시(泉州市)에 있는 업자로 인터넷 가게 톈네코(Tmall) 등에서 일본 장인이 만들었다고 속인 무쇠냄비를 대량 판매해 큰 돈벌이를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경제 인터넷" 등 복수의 중국 언론에 따르면 이 업자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일본 도야마현에 있는 "일본주식회사 이토제작소"라는 가짜 대리점과 광고 동영상도 찍었다. 동영상에서는 고용된 중국인 배우가 “이토 가문 4대째 주인으로 위장한 인물”로부터 무쇠 냄비를 만드는 과정에서의 어려움 등을 소개했다. 가짜 장인은 “인생을 걸고 한 우물을 파고 있다.”라면서 이토 가문의 창업 정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평생을 무쇠냄비 만들기에 바쳤다고 하는 가짜 명인은 동영상에서 이토 가문의 초대 주인공 사진 한 장을 공개했는데 이 사진은 일본의 유명한 작가인 시가 나오야(志賀直哉, 1883-1971)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위조 업체는 중국에서 생산된 무쇠냄비 800위안(약 1만 3,370엔)짜리를 1,400위안(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방에 무덤을 쓴다?” 제목 자체만 보면 엽기적(?)인 느낌을 준다. 이건 대체 무슨 말인가? 방에다 무덤을 쓰는 것을 일본말로는 자택묘(自宅墓), 가묘(家墓), 택묘(宅墓)라고 한다. 물론 일본도 한국처럼 대부분은 무덤이 있어 거기에 조상을 모신다. 일본의 장례는 일왕(日王)가를 제외하고는 거의 화장(火葬) 문화이기에 한국처럼 매장(埋葬) 문화는 없다. 따라서 무덤을 오하카(お墓)라고 하여 유골단지를 땅에 묻는 형식이다. 어쨌거나 이러한 유골단지를 묻는 형식일지라도 무덤은 존재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무덤을 찾아가기도 여의치 않은데다가 자손들의 나이가 많다 보니 오하카마이리(墓参り, 성묘)도 쉽지 않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을 위해 시가현(滋賀県)에서 유골단지를 140년째 만들고 있는 우라베석재공업(浦部石材工業)에서는 집안에 모실 수 있는 유골함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 유골함은 올해 4대째인 사장 우라베 히로키(浦部弘紀, 49살)씨가 5년 전에 처음 고안해낸 야심작(?)이다. 쉽게 생각하면 유골함을 방에 모시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우라베 사장이 이런 고안을 하게 된 것은 “5년 전쯤부터 조상대대로 사용하던 무덤 관리가 안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부동산ㆍ주택 사이트 「SUUMO 살고 싶은 도시 순위 2021 관동판 (SUUMO 住みたい街ランキング2021関東版) 발표회가 그제 8일(월) 있었는데 요코하마가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관동권이라고 하면 도쿄도, 카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치바현, 이바라키현을 말하며 이곳에 거주하는 20살부터 49살의 남녀를 대상으로, 오리콘뉴스(ORICON NewS)에서 살고 싶은 도시를 조사했다. 해마다 실시하는 이 조사에서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이 한해 내내 이어졌지만, 상위권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1위부터 7위까지는 지난해와 똑같았다. 1위를 차지한 요코하마는 교통 편리성, 상업시설의 확충, 영화관과 미술관 등의 문화적 내실화와 이미지 개선 등의 이유로 인기를 얻어 20대부터 40대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발표 기사에 관한 댓글은 부정적인 의견도 꽤 보인다. 두어 개 보자. “요코하마에 산 지 30년. 요코하마는 살기 힘들다. 우선 일본 최악의 도로행정, 항상 도로는 막힌다. 도시 자체가 언덕투성이로 평지가 없다. 게다가 세무서 발표에 따르면 요코하마는 세금낭비 행정이 많다고 한다. 요코하마가 살기 좋다는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만일 해외여행 중, 머무는 호텔 로비에 작은 인형들이 산더미처럼 장식되어 있다면 손님들의 반응은 어떠할까? 인형을 호텔 로비에? 혹시 어린이 호텔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호텔이 일본에 있다. 그것도 어린이 호텔이 아닌 일반 성인을 위한 호텔이다. 호텔 로비에 층층이 계단을 쌓고 붉은 천을 깐 뒤 그 위에 인형을 장식해 놓은 곳은 니가타현 태내시 나쓰이(新潟県 胎内市 夏井)에 있는 로얄태내 파크호텔이다. 이곳에는 약 200구의 히나인형(ひな人形)이 장식되어 있는데, 365일 장식하는 게 아니라 해마다 3월 3일, 여자어린이를 위한 히나마츠리 축제날에 맞춰 장식하는 게 특징이다. 타이나이시(胎内市) 관광협회에서는 해마다 호텔이나 온천 로비에 히나인형을 장식해 두어 이 지방을 찾는 손님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히나마츠리(ひな祭り)란 3월 3일, 딸이 있는 집안에서 해마다 딸의 건강과 무사 성장을 비는 일본 전통 행사로 내일(3월 3일)이 히나마츠리날이다. 일본에서는 딸아이가 태어나면 할머니들이 ‘건강하고 예쁘게 크라’라는 뜻에서 히나인형을 선물하는 것이 보통이다. 히나마츠리는 혹시 모를 미래에 딸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산수유꽃은 전남 구례 산수유 축제를 비롯하여 양평 등지에서도 꽃잔치가 열리는 꽃으로 한국에서는 정원수나 가로수 등으로 흔히 보는 꽃이지만, 일본에서는 쉽게 볼 수 없다. 이번 글은 일본 교토의 우에노 미야코 시인이 보내온 글이다. 마침 아파트 정원에 심어진 산수유꽃이 활짝 폈다면서 우에노 시인은 산수유꽃에 관한 글과 사진을 여러 장 보내왔다. 아랫글은 일본어 원문을 필자가 한국어로 뒤친 것(번역)임을 밝힌다. 집 근처에 산수유나무가 두 그루 있다. 이 나무는 관상용으로 아파트가 들어섰을 때 심은 모양인데 키가 3미터다. 노란 꽃봉오리를 가지에 붙여 놓은 듯 작은 꽃이 지금 활짝 폈다. 이른 봄 주변의 가로수들은 아직 싹을 틔울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데 산수유는 저 홀로 밝게 피어있다. 햇빛을 독차지한 듯이 환하게 피어있는 산수유 꽃봉오리를 보려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춘다. 산수유꽃을 감상하는데 나무 앞에 산수유가 한반도가 원산이라고 적힌 작은 팻말이 붙어 있어 눈을 크게 뜨고 다시 읽어 보았다. “산수유 : 층층나무과, 한반도가 원산으로 에도시대에 한약으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동지사대학(同志社大學)에 다녀왔습니다. 추웠지만 날씨는 맑았습니다. 시비(詩碑) 앞에는 많은 꽃이 놓여있었습니다. 헌화를 보면서 역시 윤동주 시인을 잊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시비 앞에서 몇 편의 시를 혼자서 낭독하고 왔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습니다만 틀림없이 하늘에까지 닿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는 윤동주 시인의 시를 일본어로 완역한 우에노 미야코(上野都) 시인이 보내온 문자 메시지다. 메시지를 받고 얼른 교토에 사는 우에노 시인에게 국제전화를 걸었다. “코로나19로 사람들과 함께하기가 곤란하여 혼자 갔습니다. 교정에는 매화꽃이 활짝 피어있어 봄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은 적적했지만 혼자서 윤동주 시인을 생각하며 시 몇 편을 낭독했지요.” 어제(16일)는 윤동주(1917-1945) 시인이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스물일곱의 나이로 숨진 지 76주기를 맞은 날이다. 코로나19가 아니라면 도쿄 릿쿄대학에서도, 교토 동지사대학에서도 그리고 후쿠오카의 형무소 자리에서도 제각기 추모제가 열렸을 텐데 아쉽다. 윤동주 시인의 시를 사랑하여 평생 한국어를 모국어처럼 공부한 사람이 우에노 미야코 시인이다. 중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시각장애인을 안내하는 안내견을 공공장소에서 거부하는 일은 이제 한국 사회에서는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한 고객이 훈련 중인 안내견을 데리고 대형마트에 들어가려다가 거부당하는 사건이 생겨 누리꾼들로부터 불매운동까지 당할뻔했던 일을 계기로 해당 기업에서는 사과문을 내걸고 사건은 일단락된 느낌이다. 이후 안내견 거부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한편, ‘안내견 입장 거부’는 일본에서 지금도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안내견으로부터 코로나바이러스가 옮을까 걱정하는 일부 시민들과 공공기관들이 여전히 안내견 기피를 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19가 막 유행하여 공포감을 키우고 있을 무렵인 2020년, 5~6월에 걸쳐서 공익 재단법인 일본맹도견협회에서는 안내견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그 결과 평소 안내견을 데리고 이용하던 단골 편의점에서조차 안내견 입장을 거부당했다는 사람이 많았다. 편의점 측에서는 안내견을 편의점 밖에 묶어 놓으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그 단골손님은 안내견을 편의점 밖에 묶어 놓고 다른 사람의 안내를 받으며 물건을 사야 했다. 편의점 측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