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나흘을 이어서 쉬고 가서 그런지 몸은 한결 가벼웠습니다. 아침부터 할 일도 많았습니다. 해도 이렇다 할 보람은 없는 일이지만 누군가 해야 하는 그런 일들이었지요. 토박이말 맛보기 글을 쓰다가 갈무리를 하지 않고 올리기를 했다가 다 날리고 다시 쓰는 바람에 때새를 많이 버렸습니다. 눈 깜짝할 새 사라져 버린 글을 보며 안타까웠지만 다시 쓰는 수 말고는 없었습니다. 낮밥(점심)을 먹고 한숨 돌리는 동안 누나들한테 말틀(전화)을 걸어 한가위를 잘 쇴는지 물었습니다. 다들 잘 쇠었다고 하고 함께 나들이를 다녀와서 즐거웠다는 말을 들으니 저도 기뻤습니다. 좋은 날을 쇠면서도 얼굴을 못 봐서 서운하지만 가까이 있는 언니와 아우끼리 띠앗 좋게 잘 지내고 있다는 기별이 저를 기운 나게 했습니다. 일꾼모임까지 있는 날이었는데 바쁘게 하루를 보내느라 하마터면 이를 손보기로 한 날이라는 것을 깜빡할 뻔했습니다. 생각이 나서 알고 일을 마치자마자 서둘러 갔습니다. 가자마자 약을 먹고 바로 잇몸을 가르고 새로 심을 이 뿌리 구실을 할 받침을 안에 넣었습니다. 아픔을 느끼지 못하게 해 놓았지만 소리와 힘이 들려 견디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워낙 뼈가 얇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한가위는 잘 쇠셨는지요? 저는 잘 쇠었습니다. 여기저기 다니고 쉬느라 나흘이 짧게 느껴졌습니다. 지난 삿날(수요일) 밤에는 저자에 가서 여러 가지를 사느라 많은 때새를 보냈습니다.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따라가서 짐꾼 노릇을 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저희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와서 셈을 하는 데도 오랜 때새가 걸렸습니다. 잇쉼(연휴) 첫날은 먹거리를 챙겨 시골집에 들어가서 저마다 챙겨온 먹거리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족발에 새우까지 맛있는 게 많았는데 작은언내(형수)님이 몸이 좋지 않으셔서 함께 먹지 못해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슥할 때까지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늦게 잠을 자서 한가윗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가 어려웠습니다. 한가윗날 아침에 일찍부터 서둘러서 그런지 차례를 모시고 아침밥을 먹고 나서도 여느 날 일어날 때와 비슷했습니다. 어머니 메에 가서 절을 올리고 와서는 모자란 잠을 채웠습니다. 낮밥(점심)을 먹고 설거지를 끝낸 뒤에 서로 챙겨온 손씻이(선물)을 주고받았습니다. 저녁에 가시집(처가)에 모여 밥을 먹은 뒤 이야기를 하다가 낚시를 가기로 했습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물때를 맞춰 길을 나섰습니다. 여러 해 앞에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00-거칠다 뻗어나다 쓸어버리다 도로 찾다 떨치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4해(1951년)펴낸‘우리나라의 발달6-1’의15, 16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5쪽 첫째 줄에 있는‘여러 나라 틈에 끼어 오다가’와 둘째 줄에 나오는‘마침내 큰 나라가 되어’가 쉬운 말로 풀어 쓴 거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그 가운데에서도‘큰 나라’는 한자말‘대국’을 풀어쓴 말이라는 것은 따로 말씀을 드리지 않아도 알 거라 믿습니다. 셋째 줄에 나오는‘이루게 되었다’와 여섯째 줄에 있는‘한 나라를 이루었다’는‘형성하였다’는 말을 쉽게 풀이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그리고 제 눈에 띄는 것은‘한 나라를 이루었다’는 말 뒤에 나온 숫자‘2298’입니다.고구려라는 나라를 세운 때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요즘 책에서는 예수가 태어나기 앞37해(기원전37년)으로 나타내는데 이렇게 단기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덟째 줄에 나오는‘활을 잘 쏘았다’는 말을 하면서도‘주몽’이라는 말을 하지 않은 까닭이 궁금했습니다.참일 부여,고구려 사람들은‘활 잘 쏘는 사람’을 가리켜‘추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이런저런 생각이 많아 잠자리에 들어서도 얼른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일을 더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늘 마음 한쪽에 품고 있던 일을 이제는 내려 놓을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냥 제가 가고 있는 길에 더욱 마음을 써야겠습니다. 뒤낮(오후)에 해야 할 일거리를 챙겼습니다.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 때 움직그림을 거제 계룡초 박진용, 이태호 갈침이님이 맡아 주기로 해 주셨습니다. 하루 일을 마치고 있었던 일꾼 모임에서 여러 가지 일거리를 챙겼는데 잔치를 열기로 한 곳에서 자리를 빌려 줄 수 없다는 기별을 받아서 날을 바꾸거나 곳을 바꿔야 되는 어려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모임에 오신 이춘희, 이진희, 이정희, 이영선 모람님께서 서로 일을 맡아해 주신다고 말씀해 주셔서 고마웠고 기운이 났습니다. 해야 할 일들은 쌓여 있는데 일손이 늘 모자랍니다. 그래서 일을 도와 줄 사람을 찾기도 하고 기다리기도 하지만 늘 곁에서 도움을 주시는 분들께 손을 내밀게 됩니다.이야기 나눈 것들을 하나씩 챙겨야겠습니다.^^ 오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지난 닷날(금요일) 또 반가운 기별을 받았습니다. 산청 간디학교에서 아이들에게 토박이말 놀배움을 맛보여 주고 싶다고 기별을 주셨습니다. 다가오는 한글날을 보낸 뒤에 두 셈(번) 만나기로 했습니다. 간디학교 아이들에게 토박이말 씨앗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이혜숙 갈침이님 고맙습니다. 지난 엿날(토요일)에는 갈무리해야 할 이런저런 생각들도 있고 몇 군데 보낼 일거리도 있어서 배곳에 나갔습니다. 저 말고도 나와서 일을 하는 분이 있어서 좀 놀랐습니다. 한바람이 지나간 뒤 떨어진 나뭇가지와 나뭇잎들이 어질러져 있었지만 다른 일은 없다는 배곳지기(당직주무관)님의 말씀을 들고 마음이 놓였습니다. 하지만 목숨을 잃은 분도 계시고 여러 가지 녀름(농작물)들이 쓰러지거나 떨어져 많은 슬픔과 아픔을 겪으시는 분들이 많으시다는 기별을 듣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목숨을 잃으신 분들이 부디 좋은 곳에서 고이 쉬시길 비손 드리고 아픔을 겪으시는 분들의 아픔이 얼른 가시길 빌어 드렸습니다. 오늘 맛보여 드리는 토박이말 '도린곁'은 '사람이 잘 가지 않는 외진 곳'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구석진 곳', '한산한 곳', '한갓진 곳'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제 앞낮에는 5배해 아이들과 만났습니다. 새로운 배때(학기)가 비롯되었는데도 몸씨와 마음씨가 달라지지 않은 아이들에게 마음을 다잡자는 이야기를 좀 했습니다. 어디에 무슨 일에 무게를 두고 살 것인지 생각해 보고 배운 대로 아는 대로 살기를 바란다는 말을 했는데 그것은 저에게 한 말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그러겠노라 해 주어서 고마웠습니다. 뒤낮에는 배곳 일을 챙겼습니다. 깜빡 잊고 있었던 일도 있었고 다시 해야 할 일도 나왔습니다. 걸려오는 말틀(전화)을 받는 일에 많은 때새를 들이고 일을 많이 하지는 못 했습니다. 저녁에는 들말마을배곳에서 마련한 토박이말 다달배움터가 있었습니다. 하기로 했던 날을 하루 미루어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오시지는 않았습니다. 새로 오신 분도 계시고 마을배곳 갈침이님들과 아이들, 그리고 진주교육지원청 진주행복지구 일을 보시는 김혜영 갈침이님께서 오셔서 자리를 빛내 주셨습니다. '노래 자락에 토박이말을 곁들이다'는 벼름소(주제)로 이야기를 했는데 노래틀을 갖추었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래와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노래의 노랫말을 토박이말로 바꿔 본 것들을 보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어제 티비엔 경남교통방송 토박이말바라기 꼭지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지난해 이맘때 알려드린 토박이말 하나를 되새겨 보고 옛날 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하나와 나날살이에서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을 하나 알려드렸습니다. 되새겨 본 토박이말은 코스모스를 가리키는 '살사리꽃'이었습니다. 말모이(사전)에서 '살사리꽃'은 대중말(표준말)이 아니라고 해 놓은 것이 아쉽다는 이야기도 했지요.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은 '연수'를 가리키는 토박이말 '숨골'이었습니다. '연수'가 한자말이라 '늘일 연', '뼛골 수'라고 풀이를 해도 뜻을 알아차리기 어렵고 어떤 구실을 하는지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숨쉬기, 염통(심장), 피돌기(혈액순환)을 알맞게 하는 구실을 한다는 풀이를 알고 나면 '숨골'이라는 이름이 훨씬 쉽다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어제일을 마치고 모임이 있어서 창원에 다녀왔습니다. 옛날에 같은 배곳에서 일을 하셨던 차일수 교장선생님께서 자리에서 물러나신 것을 함께 기뻐하는 자리였습니다. 거의 열 해 만에 뵙는 분도 있었고 다들 오랜만에 만나서 많이 반가웠습니다. 다들 저마다 자리에서 잘 사시는 것 같아 보기 좋았습니다. 다음 날 해야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99-내다 움직여 가다 더듬어 보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4해(1951년)펴낸‘우리나라의 발달6-1’의13, 14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3쪽 넷째 줄에 나오는‘사립문’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옵니다. ‘도둑이 없어서 밤에도 사립문을 닫지 아니하였다’는 말 속에 나오는데‘사립문’은 왜‘사립문’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잇달아 들었습니다. 말모이(사전)를 찾아보니‘살+입+문’의 짜임으로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끝에 있는‘문’은 한자말이지만 모르는 사람이 없을 테고‘살’과‘입’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우리가 알고 있는‘화살’이‘살’이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사립문을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게 나뭇가지의 잔가지를 추리고‘살’같은 작대기를 만들어 엮은 것이니까요.그리고‘입’은‘입다’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얼른 들었습니다. ‘입다’에‘옷을 몸에 꿰거나 두르다’는 뜻이 있으니까‘살을 꿰거나 둘러 만든 것’이라는 뜻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잘 아시는 분의 밝은 풀이를 듣고 싶습니다. 여섯째 줄과 일곱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가을장마가 여러 날 이어진다고 하더니 어제부터 비가 거의 쉬지 않고 내립니다. 이레끝(주말) 다들 풀베기를 하느라 힘들었는지 몸이 좋지 않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안 쓰던 힘살을 쓴 곳이 아팠습니다. 풀베기틀(예초기)을 들었던 팔은 말할 것도 없고 언덕에 버티고 서느라 썼던 엉덩이쪽 힘살도 뻐근합니다. 어제 글을 쓰면서 말씀드린 지난 닷날(금요일) 들말마을배곳 놀배즐 모임 때 달걀말이를 한 곳이 이춘희 마을배곳 갈침이님의 집이었습니다. 집을 마을배곳 배움터로 열어 주시고 맛있는 저녁까지 먹여 보내셨는데 그것을 제가 깜빡했더라구요. 이춘희 갈침이님과 함께해 주신 이진희 갈침이님과 아이들, 그리고 도움을 주신 어머님들 모두 고맙습니다.^^ 어제는 반가운 일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하나는 경남교육청 모듬일터(업무포털) 들머리쪽(로그인 페이지)에 '늘품'이라는 토박이말을 알리는 그림이 있는 것을 본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씩 토박이말을 챙겨 주시는 김성미 장학사님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뒤낮(오후)에는 반가운 기별을 받았습니다. 경남교육청에서 뽑은 토박이말 연구회를 꾸리고 있는 거제양정초 정귀윤 선생님께서 기별을 주셨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지난 닷날(금요일) 토박이말바라기 으뜸빛님이 하시는 보임집 집들이(모델 하우스 개관)에 다녀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놀랐고 좋은 집 구경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게다가 그 자리에 오신 조영제 도의원님과 장규석 도의원님을 뵈었는데 두 분께서 토박이말 살릴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셔서 짜장 고마웠습니다. 앞으로 토박이말바라기가 더욱 튼튼한 모임이 되고 일도 더 잘할 수 있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슷한 때에 들말마을배곳 놀배즐 모임에서 달걀말이를 하고 토박이말 쓰기도 한다고 했는데 일이 겹쳐서 아쉬웠습니다. 뒤에 찍어 올려 준 찍그림을 보니 참 즐겁고 재미있는 때새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 솜씨로 쓴 거꿀알꼴이라는 토박이말도 엄청 예뻤습니다. 맛있는 저녁까지 먹으며 좋아하는 아이들 얼굴빛을 보고 저까지 기분이 좋았습니다. 엿날(토요일)에는 할머니, 할아버지 무덤에 가서 풀을 베었습니다. 벌이 있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없어서 일을 하기 수월했습니다. 그런데 멧돼지가 무덤을 파헤쳐 놓아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일거리를 만들어 놓아 얄미웠지만 얼마나 먹을 게 없으면 여기까지 와서 이렇게 했을까 싶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