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지난 세기 동안에 우리네 집의 모습과 쓰임새가 크게 달라져 말들 또한 뜻과 쓰임새 모두 많이 달라졌다. 지난날 우리네 집은 울(풀이나 나무 따위를 얽거나 엮어서 담 대신 경계를 삼은 울타리)이나 담(집이나 일정한 공간을 둘러막기 위하여 흙, 돌, 벽돌 따위로 쌓아 올린 것)으로 둘러싸인 집터 위에 저마다 몫이 다른 쓰임새로 여러 자리가 나누어져 있었다. 방과 마루와 부엌을 중심으로 하는 집채를 비롯하여, 마당과 뜰과 남새밭(채소밭) 따위가 저마다 자리를 잡고 우리네 집터를 채운 것이다. 집의 노른자위는 물론 위채, 아래채, 사랑채로 나누어지는 삶의 보금자리인 집채다. 남새밭은 보금자리인 집채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구석진 곳에 자리 잡고 있지만, 철 따라 반찬거리 남새(채소)를 길러내는 먹거리의 터전이었다. ‘마당’은 집에서 집채나 남새밭에 못지않게 종요로운(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매우 긴요한) 자리다. 남새밭이 없는 집은 있을 수 있어도 마당이 없는 집은 있을 수 없을 만큼 그렇게 종요롭다. 살림이 넉넉하고 집터가 넓으면 앞마당, 뒷마당, 바깥마당까지 갖춘 집들도 적지 않았다. 마당은 한마디로 집 안의 일터며 놀이터다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두 번째 만남 사람이 먹고살 만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를 보면 그 사람의 개성을 알 수 있다. 욕심에 사로잡힌 사람은 재산을 늘리기 위하여 주말이면 부지런히 땅을 보러 다닐 것이다. 돈이 좀 있는 사람은 골프나 스키를 타고, 돈이 없는 사람은 낚시나 등산하러 다닐 것이다. 경건한 사람은 교회나 절에 나가 열심히 기도하고 봉사한다. 돈도 열정도 없는 사람은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인생을 진지하게 배우는 자세로 사는 소수의 사람은 책을 읽는다. 책 읽기는 다른 취미에 견줘 돈이 많이 들지 않으며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좋은 취미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이론상 매우 쉽지만 그렇게 쉬운 취미는 아니다. 책을 읽으려면 돈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 대부분 사람은 마음의 여유가 없어 책을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무슨 일로던 세상살이에 바쁜 사람은 책을 읽지 못한다. 바쁘지 않은 사람, 혹은 몸은 바쁘더라도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사람만이 책을 읽을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은 독서를 별로 안 하는 것 같다. 일본을 여행한 사람들이 하나같이 놀라는 것은 지하철에서 모두가 책
[우리문화신문=안승열 명리학도] 동방의 조상들은 세상의 뭇 존재들이 하늘과 땅의 기운으로 나고 죽음을 깨닫고 이로부터 태극 천간 지지 음양오행의 관념(어떤 문제나 주제(主題)에 대하여 합리나 논리에 입각해서 체계적으로 정리한 견해)을 갖게 되었다. 이들이 어우러진 명리학의 우주관은 다음과 같다. 태초의 세상은 시간도 공간도 없었다. 찰라의 순간에 없음(無)의 균형이 깨지고 그 틈으로 우주의 기운을 품은 만물의 씨앗이 태어난다. 곧 이어 씨앗이 터지며 이 세상은 음기(陰氣)와 양기(陽氣)를 품은 다섯 무리의 존재들로 가득 채워졌다. 이들을 나무를 닮은 무리, 불을 닮은 무리, 흙을 닮은 무리, 쇠붙이를 닮은 무리 그리고 물을 닮은 무리로 구분하였다. 이들의 에너지를 목기, 화기, 토기, 금기, 수기라고 이름 하였다. 이들 에너지의 원운동 순환이 뭇 존재를 생기게, 머물게, 변하게, 사라지게(生住異滅)하는 동력임을 깨달았다. 이들의 순환을 중히 여겨 행(行)이라 불렀다. 이로써 오행론(五行論)은 명리학의 사상적 기초가 되었다. 오행의 개념은 전국시대 말 형성되기 시작하여 후일 역경에 언급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오행의 뭇 존재들을 하늘의 존재인 10종의 천간(天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우리말에서는 풀이말을 으뜸으로 삼아 종요롭게 쓴다. 말의 뿌리와 뼈대 노릇을 하는 풀이말이 맨 뒤에 자리 잡고 앉아서 앞서 나온 여러 말을 다스리고 거느린다. 그러므로 맨 나중에 나오는 풀이말을 제대로 듣지 않으면, 앞에 나온 여러 말을 아무리 잘 들어도 헛다리를 짚는 수가 적지 않다. 인사말을 보더라도 서유럽 사람들은 “좋은 아침!”, “좋은 저녁!”같이 이름씨로 그만이고, 이웃 일본 사람들은 “오늘 낮은?”, “오늘 밤은?” 같이 풀이말을 잘라 버리고 쓰지만, 우리말은 반드시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같이 풀이말로 해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말 이름씨 낱말은 움직씨나 그림씨 같은 풀이말에서 탈바꿈해 나온 것이 많다. ‘마개’니 ‘덮개’니 ‘뚜껑’이니 하는 낱말도 모두 풀이말로 쓰이는 움직씨에서 탈바꿈한 이름씨다. ‘마개’는 ‘막다’라는 움직씨의 줄기 ‘막’에 ‘애’가 붙어 이름씨 낱말이 되었고, ‘덮개’는 ‘덮다’라는 움직씨의 줄기 ‘덮’에 ‘개’가 붙어 이름씨 낱말이 되었다. 이럴 적에 ‘애’와 ‘개’는 다 같이 ‘~에 쓰는 무엇’이라는 뜻의 이름꼴 씨끝이다. 그래서 ‘마개’는 ‘막는 데에 쓰는 무엇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박 교수에게 여기 아가씨들은 팁이 얼마냐고 물으니, 8만 원이란다. “아이고, 비싸네. 박 사장님은 나하고는 수준이 다르군요.” 김 교수가 계산서를 들여다보니 안주 한 접시에 3만 원, 노래 값 2만 원, 티시라고 해서 테이블차지(table charge)가 별도로 3만 원 등이 적혀 있었다. 보신탕에 소주 2병을 포식하고 3만 원을 내었는데, 안주 한 접시에 3만 원이라니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박 교수가 거들었다. “김 사장, 팁은 각자 줍시다. 보신탕에다가 술까지 대접받았는데, 팁까지 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소?” “그러실래요? 좋아요. 미스 장은 박 사장님이 책임지세요.” 김 교수는 카드를 꺼내어 웨이터에게 주었다. 그러고 나서 김 교수는 양복 안주머니를 뒤지더니 흰 봉투를 하나 꺼내었다. 김 교수는 미스 최에게 봉투를 주면서 귀에 입을 가까이하고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 “미스 최, 이 봉투는 팁이 아니고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갖게 해 주어서 고맙다는 마음의 표현이다. 적지만 성의 표시로 알고 받아라.” “성의 표시라고요? 그런데 오빠, 봉투를 열어보아도 될까요?” “마음대로.” 미스 최가 봉투를 열어보니 거기에는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광복 뒤로 얼마 동안은, 초등학교 운동회 때에 “달려라! 달려라! 우리 백군 달려라!” 하는 응원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다가 6·25 전쟁을 지나고, 언제부터인가부터, 그것이 “뛰어라! 뛰어라! 우리 백군 뛰어라!” 하는 소리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요즘은 온 나라 젊은이가 너나없이 ‘뛰다’와 ‘달리다’를 올바로 가려 쓰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고, 아예 두 낱말의 뜻이 본디 어떻게 다른지도 모르게 되어 버린 듯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국어사전들이 이들 두 낱말의 본디 뜻을 그런대로 밝혀 놓았다는 사실이다. 국어사전들은 ‘뛰다’를 “있던 자리로부터 몸을 높이 솟구쳐 오르다.”, “몸이 솟구쳐 오르다.”라고 풀이해 놓았고, ‘달리다’를 “‘닫다’의 사동사.” “달음질쳐 빨리 가거나 오다.” “빨리 가게 하다.” “뛰어서 가다.”라고 풀이해 놓았다. 두 낱말의 뜻이 헷갈릴 수 없을 만큼 다르다는 것을 짐작할 만하다. 그런데 ‘달리다’를 “뛰어서 가다.”라고 풀이해서 ‘달리다’와 ‘뛰다’가 서로 헷갈릴 빌미를 남겨 두었다. ‘뛰다’는 본디 제자리에서 몸을 솟구쳐 오르는 것이고, ‘달리다’는 본디 빠르게 앞으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박 교수는 최희준의 ‘하숙생’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 등 옛날 노래를 불렀다. 최성수의 노래를 좋아하는 김 교수는 ‘남남’과 ‘해후’ 등을 불렀다. 아가씨들은 ‘쿵따리 샤바라’, ‘무기들아 잘 있거라’ 등 최신곡을 불렀다. ‘쿵따리’는 우리나라 외교관들이 국제회의에서 불러서 유명해진 노래라는데 중간의 랩은 중년 남자들이 따라 하기가 힘들었다. 김 교수는 특히 후렴 부분이 무슨 말인지 알기 어려웠다. 쿵따리 샤바라 빠빠빠? 현대그룹의 정주영 회장은 신곡이 나오면 울산까지 승용차를 타고 갈 때 녹음테이프를 틀고서 배운다고 한다. 정 회장은 후렴 부분을 ‘굴다리 삽으로 파파파’라고 바꾸어 부른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런데, 오빠, 저 아가씨를 어떻게 생각해요?” “누구? 박 사장님 파트너? 네가 모르는 아가씨인가?” “몰라요. 그렇지만 어쩌면 저렇게 예의가 없어요?” “무슨 말이야?” “보세요. 화장도 안 하고 그저 집에서 입는 블라우스를 걸치고 나왔잖아요?” “그게 어때서?” “그래도 이런 자리에 나오려면 기본적인 예의라는 것이 있잖아요.” “듣고 보니 그러네.” 김 교수는 아가씨에게 호감이 갔다. 팁을 벌기 위하
[우리문화신문=안승열 명리학도] 현대인을 위한 명리학 입문 글의 차례 1장 총 론 1절 명리학 2절 우주관 3절 운명관 4절 발전사 2장 음 양 1절 기의 물리적 의미 2절 음기 양기의 명리적 정의 3절 기의 생물학적 실체 4절 음기 양기의 맛 5절 인체의 음양 6절 병증의 음양 7절 열증과 한증의 허실 3장 오 행 1절 오행의 여러 가지 모습 2절 오행의 순환력 3절 하도낙서 4절 오행의 맛 1 5절 오행의 맛 2 6절 오행의 맛 3 7절 오행 식단 8절 기 분리 대응 식단 4장 사 주 1절 사 주 2절 역 법 3절 절기의 역법 4절 만세력 5절 사주 확인 6절 간명의 적중율 이글은 주제 별 수필의 형식을 띠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명리학 입문을 위한 순서에 맞게 정열 되어 있습니다. 글마다 독립적인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나 다음 글을 읽는 데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음으로 특정 주제의 글만 따로 읽으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명리학에 일가견을 갖추신 독자라면 1장과 4장만 읽어도 무난하겠습니다. 명리학은 인간 운명의 이치를 탐구하는 동양 고유의 철학이며 사주 감정은 그 쓰임(實用)이다. 사주는 출생 이전에 주어진
[우리문화신문=얼안승열 명리학도] 현대인을 위한 명리학 입문 글의 차례 1 장 총 론 1 절 명리학 2 절 우주관 3 절 운명관 4 절 발전사 2 장 음 양 1 절 기의 물리적 의미 2 절 음기 양기의 물리적 정의 3 절 기의 생물학적 실체 4 절 음기 양기의 맛 5 절 인체의 음양 6 절 병증의 음양 7 절 열증과 한증의 허실 3 장 오 행 1 절 오행의 여러 가지 모습 2 절 오행의 순환력 3 절 하도낙서 4 절 오행의 맛 1 5 절 오행의 맛 2 6 절 오행의 맛 3 7 절 오행 식단 8 절 기 분리 대응 식단 4 장 사 주 1 절 사 주 2 절 역 법 3 절 절기의 역법 4 절 만세력 5 절 사주 확인 6 절 간명의 적중률 <들어가기> 이글은 주제 별 수필의 형식을 띠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명리학 입문을 위한 순서에 맞게 정렬되어 있습니다. 글마다 독립적인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나 다음 글을 읽는 데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으므로 특정 주제의 글만 따로 읽으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명리학에 일견을 갖추신 독자라면 1장과 4장만 읽어도 무난하겠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일취스님(철학박사)] 요즘 트로트가 대중 속에 깊이 파고들면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트로트를 많이 애창하고 있다. 그 노래 가운데 가수 노사연의 ‘만남’의 노래 한 구절을 음미해 보자.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바람이었어 잊기엔 너무한 나의 운명이었기에 바랄 것은 없지만 영원을 태우리~ (아래 줄임) 만남이란 여러 가지 형태로 이루어지지만 모두 운명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게다가 또 헤어지는 것조차 운명이라고 해야 할까. 하기야 인연 따라 만났다 인연 따라 헤어지는 것을 어떻게 말할 수 있겠냐만, 누구나 거역할 수 없는 법칙이기에 운명으로 돌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사람들은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되풀이하며 살아가고 있다. 예컨대 만남과 헤어짐 그 자체는 뜬구름 같아서 만났지만 언제 어떻게 헤어질지 모르는 묘연한 만남의 관계를 두고 그저 “정처 없이 꿈속을 걸어가는 나그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단지 인간 삶의 문제라기보다 어차피 만물의 생존 법칙에 해당하며, 자연의 순환이기 때문에 만남의 그 자체를 크게 부각하여 ‘천생연분(天生緣分)’이니 ‘지란지교(芝蘭之交)‘란 말이 어쩌면 모순일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