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강의 동쪽 우리가 걷는 지역은 북쌍리이고 강의 서쪽은 후탄리이다. 북쌍리(北雙里)는 1914년 행정 구역 개편 때에 북상리(北上里), 북하리(北下里), 평동 일부를 병합하면서 북상, 북하의 이름을 따서 북쌍리라고 하였다. 약 30분 정도 걸어 오후 1시 10분에 아담한 정자에 도착했다. 이 정자가 특이한 점은 반듯한 의자가 7개 놓여 있다는 것이다. 정자 앞에는 들골마을 표지석이 서 있다. 들골(坪洞)은 들녘이 넓은 골짜기여서 들골이라고 이름지었다. 신(辛)씨, 이(李)씨, 안(安)씨들의 집성촌으로 농사가 잘되는 부촌이라고 한다. 들골마을 표지석 뒷면에 마을의 유래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우리 마을(들골)의 형성 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일찍(신석기시대)부터 농경을 하여 고려말 무렵에 촌락이 형성되어 약 15세기경 평동으로 집성촌이 이루어졌다. “여의도서” 편찬 당시 서면 북포리로 불리어 지었으며 이후 서면 북포리의 범위가 축소되면서 서면 평동지역이 커짐에 따라 북포리에서 새로운 리로 분화되었다. 우리 마을은 상평동과 하평동으로 분화되어 왔으며, 상평동은 “윗들골” 하평동은 “아랫들골”로 하였다. 일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봄은 여러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봄을 설명하는 모든 이미지는 활력ㆍ청춘ㆍ생명력ㆍ약동 등 활달함과 왕성함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현실은 모호하게도 춘곤증, 새학기 증후군, 나른함, 졸림, 피로 등으로 오히려 힘겨운 계절의 상징도 함께 한다. 이렇듯 활력과 무기력은 동전의 앞뒷면처럼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1. 봄은 의지와 결단에 따라 달라진다 한방에서 봄이란 목기가 충만한 절기로 시작ㆍ판단ㆍ발생ㆍ청춘을 상징하는 계절이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봄이란 시작의 의미가 가장 크다 할 수 있다. 새벽의 시작으로 새싹이 돋아나며 새 학기를 시작하는 절기이며,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을 상징한다. 또한 봄은 어떠한 판단과 결정, 결행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농사꾼이라면 올해 어떤 농사를 짓겠다. 회사라면 올해는 어떻게 진행하겠다. 오늘 하루는 무슨 공부를 하겠다. 하고 계획을 세울 텐데 이때 얼마나 단단한 의지를 다지고 행하느냐에 따라 하루가 달라지고, 한해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봄이란 파릇파릇 새싹이 돋는 생명력 왕성한 계절을 뜻하여 가장 생명력이 왕성한 십대를 청춘(靑春)이라고 했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성을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문디 손, 문디 손아 담부랑은 와 타넘노 오입질 도적질도 팔자소관 분복인데 썩을 놈 양상군(자梁上君子)처럼 월담이 다 무어냐 어무이 고정하소 삽짝 밖에 다 듣것소 홀어미 버려두고 천형 짊어진 채 살포시 밤마실 와서 고하는 죄 볼 낯 없소 야반도주하였다가 문둥골에 숨어들어 나물국에 밥 말아 먹고 근근이 살아왔소 낼 아침 문둥춤 추는 놈이 아들이니 그리 아소 부디 잘 계시오 오늘이 막죽이오 고성장 한마당을 탈바가지 덮어쓰고 어허야, 덩더꿍 더꿍! 놀아나 보고 떠날라요 <해설> 아하, 이제 알겠다. 문둥춤 추는 놈이 누군지, 왜 그 한 많은 문둥춤에 젊음을 바쳐야 하는지. 들물댁과 정분이 난 얼금뱅이 총각은 소문이 나서 야반도주를 했구나. 아서라. 이미 소문 자자하여 갈 데도 없고 반겨줄 곳도 없었으니 고작 찾아간 곳이 문둥골이었다니! 문둥이들 나물국에 남은 밥 말아 먹고 하루하루 연명이나 하였구나. 문둥골에서 나와 어느 캄캄한 그믐날, 도둑처럼 담을 타 넘고 제집 찾아왔으니 어쩌것소. 몇 날 며칠, 탈바가지 얻어 쓰고 그들 몸짓 흉내나 내다보니 오광대 춤꾼이 되었구려. 그것도 문둥이 탈 덮어쓴 서러운 춤꾼! 오늘 이렇게 어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코로나19의 후유증 가운데 후각상실과 미각상실 증상이 있다. 더불어 식욕감퇴와 식욕부진을 호소하는 때도 발생한다. 미각과 후각 상실은 같이 오기도 있고 각각 달리 드러나기도 한다.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을 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도 종종 드러나는 증상이다. 양방 관점으로 보면 바이러스 감염에 따라 코점막이 손상되어 후각이 상실되고 미각의 감퇴가 병행되는 후각성 소실이 있고, 혀에서 일어나는 미각 소실이 있다. 곧 맛은 타액에 용해된 물질의 분자와 이온이 혀 등에 있는 미뢰(세포)를 자극, 그 자극이 미각신경과 그 중추신경로를 지나 대뇌의 미각 수용영역에 감지됨으로써 느낄 수 있다. 그 중간의 어느 것에 병변이 있으면 미각이 감퇴하는 것이다. 따라서 양방의 관점에서만 접근하면 마땅한 치료법이 도출되지 못한다. 한방의 관점에서 보면 미각소실과 식욕감퇴를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1. 모든 점막은 구조와 기능이 비슷하다 우리 몸에서 대표적인 점막조직은 호흡기 점막과 소화기 점막 그리고 눈의 결막이다. 이러한 점막은 외부 환경과 접한다는 공통분모를 가지면서 내 몸을 위한 적절한 기능을 한다. 그러한
[우리문화신문=김동하 작가] 내가 잠시 몇 년 동안 다니던 초등학교는 면소재지를 근처에 두고 있던 작은 마을이었다. 지금은 그 마을이 광역시에 포함되어 아파트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지만, 내 초등학교 시절에는 학교 옆으로 보리밭이 펼쳐져 있었다. 봄이 되면 파란 보리밭 사이를 지나 학교 정문으로 들어가곤 했었는데, 얼마 전 40여 년 만에 찾아가 보니 아파트들에 둘러싸여 학교 건문도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보니 학교 또래들의 집안은 다섯 중에 네 명 정도는 농사를 지었다. 소도 키우고 염소나 오리도 키우는 그런 집들이 많았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그 마을에서 공장을 하는 집은 우리 집이 유일했다. 그래서 반 아이들은 물론이고 마을 어른들까지도 나를 가리켜 ‘공장집 아들’이라 불렀다. 나름 그 당시에 ‘사장 아들’이라는 호칭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사실 농사 깐깐하게 잘 짓는 집에 견주어 잘사는 것도 아니었지만, 농사꾼들이 즐비하던 마을에서 공장 하는 집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나 보다. 그래서인지 내 담임은 물론이고, 학교에 주임 정도 되는 선생님들은 우리집을 자주 찾아와서 아버지랑 막걸리를 마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학교에서 당신의 아버지 손에 끌려 나와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소 문 아무도 보리밭에서 날 보았다 하지 마소 지난밤 들바람이 왜 비리고 붉었는지 들물댁 속곳 푸는 소릴랑은 들었다 하지 마소 <해설> 오광대 춤추는 사내는 어째서 이곳으로 흘러와 춤꾼이 되었을까. 혹시 이런 과거를 갖고 있지나 않은지. 비련의 주인공이 되어 장터 떠도는 신세가 된 것은 아닐까. 작은 시골 마을, 얼금뱅이 사내와 과수댁의 정분은 금방 소문이 난다. 보리밭이건 방앗간이건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아무도 몰래 보리밭에서, 물방앗간에서 만났지만 좁디좁은 마을에서 그 소문이야 둘만 모를 뿐 남들은 다 아는 비밀이 아니었을까. 제발 누가 보았다면 입 좀 닫아주오. 내놓고 혼인할 수 없는 두 남녀의 사랑이지만 돌아서서 비웃으며 말하지 말아주오. 비련의 사랑빛은 노을처럼 붉었고, 냄새는 비렸다. 사람들아. 내 사랑 들물댁 속곳 푸는 소리며 디딜방아 찍는 소릴랑은 들어도 못 들은 척 그냥 무심히 지나가다오. 3장 6구, 단시조에 이런 사연들을 엮어내어야 한다. 그러므로 단시조 쓰기가 어렵다. 긴 시는 긴 대로 어렵고, 짧은 시는 짧은 대로 어렵다. 재주 부족한 사람으로서 짧은 글 속에 생략된 이야기를 다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학교 명예교수] 세종 시대의 인물을 살피고 있는데 조선 초기의 의학을 정립시킨 사람으로 노중례(盧重禮, 또는 盧仲禮, 미상~1452)가 있다. 그는 평민 출신으로 출생 연대는 전해지지 않으나 뛰어난 의료 활동과 한의학 서적 등을 펴냈다. 문종 2년(1452) 3월에 죽었다. 조선전기 의관으로 그의 깊은 학식과 뛰어난 의술을 높이 평가받는다. 그의 간략한 생애를 보자. 생애 및 활동사항 ∙세종 5년(1423) : 3월에 김정해(金正亥) 등과 함께 명나라에 가서 우리나라 산 약재 62종 가운데 중국산과 같지 않은 것을 비교 연구하여 약효의 적부를 감별하게 하였다. ∙세종 9년(1427 ~1428) : 이때부터 뛰어난 의술로 인하여 세종 초기부터 전의감(典醫監, 조선 때, 왕실의 의약을 맡던 관아)에서 일하였다. 그 사이에 우리나라 약재들의 성미와 효능, 그리고 다른 나라 약재들을 대비 고찰하는 연구 사업을 진행하였다. ∙세종 12년(1430): 명나라에 가서 우리나라 소산 약초들의 진가를 태의원(太醫院) 의사(醫士) 주영중(周永中) 등과 판별, 조사하여 약초로 쓸 수 있는지를 확인한 것이 20종에 달하였다. ∙세종 13년(1431) :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답사 날자> 2021년 10월 14일 목요일 <답사 참가자> 이상훈, 이규석, 박인기, 원영환, 최돈형, 홍종배 모두 6명 <답사기 작성일> 2021년 10월 22일 금요일 평창강 제12구간은 두 구간으로 나누어서 걸었다. 지난번 종점인 영월군 남면 북쌍리 소석 카페 입구에서 남면 북쌍리 평창강 좌안 끝이 12-1구간 도착점이다. 거기서 차로 다음 구간으로 이동한다. 12-2 구간의 출발점은 영월군 남면 서강로에 있는 서강민박집 앞 평창강가고 도착점은 선돌관광지 아래 평창강가다. 강변길이 끊어져 있어서 부득이 차를 타고 작은 산을 돌아 건너편 강가로 가야 한다. 이날 답사에는 시인마뇽과 해당이 불참하였다. 은곡은 도마 사업 때문에 두 번을 빠지고 이날 다시 나왔다. 오랜만에 만나니 반가웠다. 은곡은 평창군 방림면에 사는데 트럭을 운전하기 때문에 답사 인원이 많을 때는 큰 도움이 된다. 우리 답사팀은 은곡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적이 있다. 지난 4월 8일, 평창강 따라 걷기 제4구간을 마치고 그날 밤에 4명이 방림면 여우재 고개 정상 근처에 있는 은곡 집에 갔었다. 본채 앞에 목각 작업실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일반적인 바이러스 감염질환은 심장이나 혈관에 대한 손상이 거의 없다. 합병증 수준에 도달할 때나 간혹 드러나는데 코로나19 후유증의 경우 혈관염과 혈전의 소견이 있다. 이는 백신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 백신은 코로나19와 유사한 구조와 기능을 하는 물질로 우리 몸의 면역 반응을 유도하여 면역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따라서 잘 만들어진 백신은 코로나19와 비슷하되 인체에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하는데 최근에 만들어진 코로나 백신 대부분은 약간의 부담을 주기도 한다. 백신 후유증의 하나로 혈관염 소견이 있다. 이렇게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변이종들에서 공통으로 혈관염이 드러나는데 혈관 자체의 손상과 더불어 2차적인 장애를 겪기도 한다. 혈관이 부어서 통로가 좁아지기 때문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그렇게 되면 세포에 산소 공급량이 부족해지고 혈관이 좁아서 막히는 증상이 드러난다. 아울러 심장이라는 거대한 혈관 역시 부담을 받게 되는데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은 수면장애다. 1. 혈행 장애의 양상은 다양하며 포괄적 일반적인 감기에도 면역복합체가 형성되어 혈관벽에 침착되기 때문에 혈관염이 발생하여 몸이 붓고 혈관이 붓는 경우가 발생한다.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사랑이 오신다면 스미듯 오셔야지 시나브로 꿈 적시는 봄비처럼 오셔야지 화들짝 헤픈 도화처럼 왜 난분분 오시는가 내사 못할 짓이네 당췌 못할 짓이네 눈물에 자물자물 시나브로 잠이 들면 문풍지 실바람에도 흠칫 놀라 잠을 깬다 과부야 애솔나무 송화분 흩어지면 은근짜 옷고름 풀듯 보리밭도 흥감터라 궁노루 흐벅진 욕정의 중중모리 휘모리 어디선가 맹렬히 별똥별 떨어지고 들물 날물 한데 엉켜 소용돌이 뺑이 돈다 들끓던 햇살의 산조, 차츰 숨이 잣는다 쟁여둔 시간과 한 송이 목화구름 연두빛 보료는 향기롭고 따뜻하다 달디단 밀봉의 오후, 꿈처럼 봄날은 간다 <해설> 고성오광대 막을 열면 문둥춤을 추는 사내가 등장한다. 아무도 그에 대해 설명해 주지 않는다. 그저 다짜고짜 춤판을 연다. 그 사내는 누구인가. 왜 한 많은 사연을 안고 문둥춤을 추는가. 그래서 이렇게 상상해 보았다. 한 사내가 있었다고 가정하자. 얼굴이 얼금얼금 얽어 있는 얼금뱅이 사내를 등장시켰다. 그런 탓인지 혼기 놓치고 장가도 못 갔다. 하지만 그 동네에 들물댁이란 과수댁이 살고 있다. 동병상련의 아픔을 가진 이들은 눈빛만으로도 통한다. 그래서 둘은 사람들 몰래 정분이